둘째 임신 중인 아내와 상의 끝에 결정,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 아니지?



 



[골닷컴, 일본 오키나와] 서호정 기자 = 전북 현대의 올 겨울 보강 중 첫번째 외국인은 브라질 출신의 전천후 공격수 티아고였다. 취업 비자 발급 문제가 해결된 22일 전북이 전지훈련 중인 일본 오키나와로 온 티아고는 빠르게 팀에 적응하고 있었다.



 



1년 6개월 만의 K리그 복귀다. 2015년 포항 스틸러스 소속으로 처음 한국 무대를 밟았지만 측면에서 종종 번뜩이는 왼발 정도가 눈에 띈 선수였다. 기록도 25경기 4골 3도움으로 평범했다. 2016년 티아고는 완전히 달라졌다. 성남FC 유니폼을 입은 그는 포지션의 자유를 얻었고 공격 전방위를 휩쓸며 숨겨진 득점력을 과시했다. 전반기에만 19경기에서 13골 5도움을 몰아치며 득점 선두를 달렸다. 



 



K리그를 강타한 티아고의 활약상은 해외의 주목을 받았고 시즌 중 사우디 아라비아의 명문 알 힐랄로 이적했다. 전반기만 뛰고 갔지만 티아고는 2016시즌 K리그 클래식(현 K리그1) 득점 3위로 남았다. 알 힐랄 이적 후 새로운 환경 적응에 애를 먹은 티아고는 K리그에서의 기세를 재현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는 J리그의 시미즈 S-펄스로 1년간 임대를 떠났지만 역시 활약은 평범했다. 



 



전북은 1년 간의 러브콜 끝에 티아고를 데려왔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레오나르도의 대체자로 티아고를 원했다. 문제는 이적료였다. 첫 러브콜 당시 이적료는 150만 달러를 호가했다. 지난 여름에도 전북은 티아고 영입을 추진했지만 이적료는 120만 달러 수준이었다. 브라질의 복잡한 선수 소유 구조도 발목을 잡았다. 



 



전북행을 원했던 티아고는 알 힐랄과의 계약을 정리하며 자유 계약 신분이 됐다. 잔여 연봉을 포기하고, 계약금을 일부 돌려주는 방식으로 해소됐다. 왜 티아고는 자신에게 보장된 돈을 포기하면서까지 전북행, 그리고 K리그 복귀를 원했을까?



 



Q. 많은 조건을 포기하면서까지 전북에 오고 싶었던 이유는?



A. 포항에서 뛸 때부터 전북이라는 팀으로 오고 싶다는 꿈을 가졌다. 많은 선수들이 한국에서는 전북이 최고의 팀이다라는 얘기했다. 전북에 가고 싶어하는 선수들이 많았고, 나도 그 중 하나였다. 성남으로 가서 좋은 활약을 보인 뒤 알 힐랄로 갔는데 많은 돈을 받기는 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축구와 생활이 더 가치 있어야 한다는 걸 지난 시간 동안 배웠다. 내가 기쁘고, 가족이 행복해야 했다. 많은 상의 끝에 전북에 오게 됐다. 작년에도 두 차례나 나를 원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오퍼도 받았다. 알 힐랄과 에이전트를 설득했고, 돈도 뒤로 제쳐 두고라도 가족과 나의 삶을 위해 전북을 택했다. 행복한 축구 선수로 살고 싶은 마음이다.



 



Q. 축구 외적으로 한국을 좋아하는 이유는 뭔가?



A. 한국인들의 예절에 놀랐다. 여러 사회 환경과 시설도 좋다. 특히 병원을 비롯해 어린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잘 돼 있다. 외국인들이 살기에도 적합한 곳이라 생각한다. 부족함 없이 원하는 걸 신속하게 얻을 수 있는 나라다. 그게 제일 크게 작용했다. 첫째 아이가 있고, 둘째도 아내가 임신 중이다. 그걸 고려했다. 아이들이 자랄 수 있는 가장 좋은 나라가 한국이라고 생각한다. 첫째는 브라질에서 태어났지만 둘째는 아마 한국에서 태어날 것이다. 5월에 출산 예정이다. 처가와 도우미가 곧 한국에 들어올 예정이다. 



 



Q. 성남에서는 혼자 많은 득점을 해결했다. 전북은 조력자도 많지만, 그만큼 경쟁도 심한데?



A. 성남과 전북의 상황은 다르다. 성남도 좋은 팀이고, 좋은 선수가 있었지만 전북과 비교하면 부족하다. 시도민구단이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컸다. 내가 해결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다. 전북은 모든 선수의 퀄리티가 높다. 오히려 내가 해결한다는 생각보다는 팀에 중점을 맞춰서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 주전 경쟁도 열심히 해야 한다. 쉬운 건 없다. 성남에서는 전 경기에 출전했지만 전북에서는 일단 주전 경쟁부터 시작이다. 투입되면 골, 어시스트 여부와 상관 없이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Q. 포항 시절에는 측면에서 주로 뛰었고, 성남에서는 프리롤이었다. 성과는 성남이 더 좋았다. 전북에서는 측면에 설 가능성이 높은데?



A. 포항에 있었을 때는 황선홍 감독이 측면에서만 플레이하길 원했다. 플레이를 안쪽으로 들어가지 말라고 해서 측면 중심으로 했다. 성남에서는 김학범 감독이 측면이든 중앙이든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하고 싶은 시도를 많이 하게 해줬다. 그래서 내가 더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리고 장점을 보여줄 수 있었다. 최강희 감독도 그런 모습을 보고 날 원했을 것이다. 어느 포지션을 기용하든 팀을 위해서, 감독이 주문하는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 



 



Q. 지난 시즌 J리그에서 임대 생활을 했는데 부상으로 부진했다. 



A. 시즌 초 발목 부상으로 3개월을 쉬었다. 복귀한 뒤에도 부담이 컸다. 부상을 재차 당하며 어려웠다. 시미즈에서 회복을 위한 충분한 여유를 줬으면 좋겠는데 팀이 강등 경쟁 때문에 조기 복귀를 원했다. 통증을 안고 시즌을 마쳤다. 브라질에 돌아가 치료를 했다. 100% 완쾌된 건 아니다. 미세한 통증은 있다. (전북의 물리치료사인) 지우반과 함께 훈련하면 2주 안에는 몸이 100%가 될 것이다. 



 



Q. 전북의 브라질 선수와 스태프는 큰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잘 섞일 수 있겠나? 



A. 전북의 브라질 선수들과 연락하고 지내진 않았다. 성남을 떠나기 전 레오나르도의 연락처를 알게 돼 잠시 전화를 했던 정도다. 로페즈는 경기장에서 만나면 대화를 나눴다. 전북행이 결정되고는 지우반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이제부터 친분을 쌓아야 할 것 같다. 지금까지 외국 생활을 하며 사람들과 잘 지내왔다. 별 탈 없을 것이다.



 



Q. 과거 에닝요, 루이스, 에두처럼 전북 팬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을까?



A. 에닝요가 전북에서 얼마나 많은 활약을 했는지 안다. 에두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전북에 온 것도 내 이름을 팬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서다. 경기장에서 내 실력을 다 보여주겠다. 팬들에게 사랑 받는 선수가 되기 위해 경기장에서만큼은 즐거운 축구, 이기는 축구, 최선을 다하는 축구를 할 거다. 우승도 하고 개인상에도 욕심 내고 싶다. 그게 다 이뤄지면 많은 팬들이 내 이름을 기억해줄 것이다. 



 



Q. AFC 챔피언스리그는 처음 나서게 되는데?



A. 챔피언스리그라는 대회를 나가보진 않았지만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너무 뛰고 싶었던 대회다. 팀 훈련에 빨리 합류해 좋은 몸 상태로 준비를 하겠다. 기대는 되지만 아직 시간이 남아서 흥분 상태는 아니다. 첫 경기를 할 때 그 감정이 올 것이다. 



 



Q. 최근 시미즈의 정대세와 함께 한국의 TV 예능(동상이몽)에 출연했다. 



A. 한국에서 호텔에 있는데 그 방송이 나와서 봤다. 정대세는 포르투갈어를 할 줄 아니까 쉽게 대화했다. 한국어도 가끔씩 쓰고 그랬다. 축구 외의 일로 TV에 나온 건 처음이었다.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일상생활이어서, 이것도 다 나오는가 싶었는데 정말 그렇게 나왔다. 이미 그 방면에 전문가인 이동국에게 초대해 달라고 하겠다. 은퇴하면 브라질 쪽에서 그 방면으로 진출할 수도 있으니 미리 준비하겠다.(웃음)



 



Q. 개인상 목표는 득점왕인가? 페널티킥을 차지 못할 수도 있다. PSG처럼 여러 공격수가 갈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



A. 난 평화주의자다. 페널티킥은 차라고 해도 안 차고 양보할 거다.(웃음) 동료들이 많이 도와줘야 가능한 일이라는 걸 안다. 동료들에게 양보할 건 양보해야 도움도 받는다. 



 



사진=골닷컴, 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