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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그라운드서 뛰는 기쁨 만끽하고 싶다”

이등병 Socc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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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2 (월) 11:27

                           

이용, “그라운드서 뛰는 기쁨 만끽하고 싶다”



 



스포츠탈장으로 7개월 간 그라운드를 떠났던 이용, 완치 후 복귀 준비 중



 



[골닷컴, 일본 오키나와] 서호정 기자 = “됐다. 용이 이제 다 나았다!”-김상식 코치 “용이 형, 크로스 좋아~”-김신욱



 



전북 현대의 전지훈련이 진행 중인 일본 오키나와의 아카마 훈련장에 울리는 소리 중 적잖은 수가 한 선수를 향했다. 오른쪽 풀백 이용이었다. 측면을 내달리며 크로스를 올리는 이용을 향해 코칭스태프와 동료 선수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평범한 플레이 하나에도 의미를 두며 외쳤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전북의 목표 중 하나가 바로 ‘이용 기 살리기’다. 이용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정교한 크로스와 강력한 슛으로 K리그 최정상의 오른쪽 풀백으로 활약해 왔다. 브라질 월드컵을 전후해서는 대표팀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상주 상무에서 제대한 이용은 지난해 수비수 이재성과 함께 3대2 트레이드로 울산을 떠나 전북으로 이적했다. 최강희 감독은 김신욱을 비롯한 최전방 공격수들의 파괴력을 살릴 정교한 크로스를 올려 줄 적임자로 이용을 원했다. 



 



하지만 전북 이적 후 첫 시즌에 이용이 남긴 기록은 K리그 8경기 출전이 전부다. 5월 27일 수원과의 홈 경기를 끝으로는 아예 출전 기록이 없다. 6개월 넘게 이용은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감췄다. 



 



부상이 원인이었다. 이용은 1년 사이 무려 3번의 수술을 받았다. 원인은 스포츠 탈장이었다. 2016년 9월 대표팀에 발탁됐지만 통증이 심해져 제외됐다. 국내에서는 이용의 통증 원인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그해 11월 말 일본으로 건너가 스포츠 탈장임을 확인하고 패드(인공복벽)를 대는 수술을 받았다. 전북 이적을 앞두고 완치하고 싶었던 열망이 컸다. 



 



수술 후에도 통증이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정상적인 경기력이 나올 리 없었다. 지난해 9월 독일로 건너가 두번째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통증은 그대로였다. 세번째 수술은 세계적인 권위자인 울리케 무샤베크 박사였다. 차두리 대표팀 코치가 선수 시절 수술을 받았고, 프랭크 램파드, 사비 알론소, 마이클 오언 등 유명 선수들의 수술도 담당했다. 



 



그 세번째 수술에 이용은 선수 생활을 걸었다. 전북에서도 총력 지원을 했다. 로페즈의 재활을 담당하며 전북과 인연을 맺은 브라질 출신의 유명 물리치료사 지우반도 함께 11월에 독일로 건너갔다. 무샤베크 박사는 앞선 두 차례 수술과 달리 패드 없는 방식을 택했고 이용은 기나긴 통증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지우반은 관련 정보를 가져와 이용의 치료를 도왔다. 



 



12월 개인 트레이닝을 마무리하고 전북의 동계훈련 소집에 등장한 이용의 몸 상태는 지난 1년 3개월 중 최상이었다. 오키나와 훈련에서도 재활 과정 없이 정상적으로 팀 훈련을 소화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기나긴 부상 때문에 이용은 많은 것을 잃었다. 소속팀, 그리고 대표팀에서의 입지는 새로 만들어가야 한다. 경기 감각도 자신할 수 없다. 무엇보다 그가 그리웠던 것은 그라운드에 서고, 뛴다는 축구 선수로서의 기본 그 자체였다. 



 



Q. 훈련장에서나 일상에서나 웃음이 많아졌다.



A. 아무래도 운동을 정상적으로 하고 있으니까. 7개월 간 축구공으로 하는 훈련을 못했다. 중간에 시도했지만 아파서 중도에 포기해야 했다. 공을 만진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동료들과 땀 흘릴 수 있어 기쁘다. 그래서 웃음이 늘어난 것 같다.



 



Q. 그 7개월 간 상당히 힘들었던 걸로 아는데?



A. 말 못할 정도로 힘들었다. 처음 이적까지 했는데 완전히 망쳤다. 보여드린 게 하나도 없다. 최강희 감독님께 가장 죄송했다. 좋아진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데 치료실에 누워 있는 모습만 보여드렸다. 팬들에게도 할 말이 없다. 그래도 SNS 등을 통해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감사하다. 



 



Q. 이전까지는 실내 운동만 하다 팀의 동계훈련이 시작되면서 정상적인 훈련을 했다. 불안감은 없었나?



A. 없지는 않았다. 지금도 조금은 불안하다. 통증은 없다. 무샤베츠 선생님도 재발 가능성은 없으니 걱정 말고 운동하라고 했다. 그런데 너무 고생을 했으니까 예민해졌다. 수술한 부위가 아니라도 조금만 아프면 신경이 쓰인다. 이번 수술 전까지는 부상과 거리가 멀었다. 다치는 스타일도 아니고, 크게 쉬어 본 적이 없다. 원래 성격은 덤덤한데, 수술을 3번이나 하다 보니까 성격이 변한 것 같다. 아플 때는 숙소 생활 할 때도 혼자 방에 있었다. 심심하면 개인 운동을 하는 편인데 나가지 못하고 치료실과 방만 오갔다. 지인들과 연락하는 게 낙이었다. 물리치료사인 지우반이 상담을 많이 해 주며 희망을 계속 줬다. 그런 게 동기부여가 됐다. 



 



Q. 선수 생활 자체에 대한 걱정도 있었나?



A. 더 이상 축구를 못할까 싶어 걱정을 많이 했다. 우울한 적이 많았다. 일본에서 수술 후 새로운 팀에 와서 의욕을 보였는데 쉬어야 했다. 두번째 수술도 안 좋았다. 이대로면 축구를 못한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 다음 만난 선생님의 수술이 잘 됐다. 



 



Q. 사실 스포츠 탈장은 자주 일어나는 부상이고 많은 선수들이 이겨냈다. 그런데 이제는 이용 때문에 엄청 큰 부상으로 여겨진다.



A. 사실 대단한 부상은 아니다. 일상 생활에는 문제가 없지만 격한 운동을 할 때 통증이 온다. 첫 수술만 제대로 됐다면 별 거 아니었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처음엔 국내에서 검사를 해도 문제가 안 나와서 답답했다. 첫 통증 후 검사를 10번 넘게 했는데 병명을 찾지 못했다. 치골염 정도로 진단했다. 그러면 약을 먹고 쉬면 나아야 하는데 통증이 그대로였다. 첫번째와 두번째 수술은 스포츠 전문의가 아니라 수술방법이 아쉬웠다. 세번째 수술 때는 선생님만의 촉진법이 있어 그걸로 판단하고, 초음파로 장시간 관찰 후 수술했다. 내 사례가 다른 운동 선수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제대로 진단 받고, 신뢰할 수 있는 전문의로부터 수술을 받는 게 중요하다. 이제는 주변에 스포츠 탈장 증상이 있는 선수들이 계속 연락 온다.(웃음) 내가 아는 지식과 정보를 아낌 없이 주고 있다.



 



Q. 팀에서 다들 이용만 챙기는 것 같다. 훈련장에서 보면 다들 이용 좋다고 외친다.



A. 모두 너무 감사하다. 아직 몸이 정상이 아닌 걸 안다. 그래도 옆에서 응원과 격려를 계속 해준다. 그게 힘이 된다. 선수들과 공을 찰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여전히 몸이 무겁고 원하는 만큼 치고 나가지 못해 답답한 건 있지만 어울려서 공을 차고 운동을 하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고 있다. 예전엔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다. 그라운드를 떠나 있다가 오니까 그 소중함을 깨달은 것 같다. 



 



Q. 본인이 느끼기엔 100%에 가까운 컨디션을 찾으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 것 같나?



A. 중간에 경기는 나섰지만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경기한 건 1년이 넘는다. 몸에 칼도 두번이나 댔다. 최대한 빨리 몸을 올리고 싶지만 조급해 하면 안 된다. 감독님도 차분하게 준비하라고 하셨다. 리그 개막전까지는 충분히 몸을 올릴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훈련 중의 크로스 감각이나, 슈팅 파워 같은 건 괜찮지만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축구는 뛰면서 하는 스포츠고, 서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경기 중에도 크로스가 제대로 나와야 한다. 부분적인 전술을 소화하는 것은 이제 문제가 없다. 전체 경기를 소화하기 위한 몸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Q. 복귀전을 10개월여만에 치를 것 같다. 어떤 느낌일가? 



내 자신에게 뿌듯할 거 같다. 나름의 힘든 시간을 겪고, 경기장에 들어선 순간에 감정이 미묘하지 않을까? 한편으로는 많은 걸 깨달았다.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 생각해 보니 소중한 것이었다. 그라운드에서 뛰고,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 경기를 너무 뛰고 싶다. 팬들이 나를 지켜봐 주는 경기장에 어서 서고 싶다. 



 



Q. 성공적인 복귀를 한다면 누가 가장 고마울까?



A. 역시 최강희 감독님이다. 치료실에 누워 있는 나를 보면서 다양한 관심을 보여주셨다. “용아 울산행 버스표 끊었는데, 반품 안되냐”고 농담도 했는데, 그런 말조차 감사했다. 감독님은 그런 식으로 나를 비롯한 선수들에게 믿음과 관심을 주신다. 독일에서 수술하고 온 뒤 아플 때는 감독님이 1년 동안 1경기를 못 뛰어도 기다릴 테니까 낫는 데만 집중하라며 격려도 해 주셨다. 



 



Q.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돌아오는 만큼 앞으로의 선수 생활에 대한 계획이 특별할텐데?



A. 원래 목표가 동국이 형만큼 오래 하는 것이었다. 감독님께서 액땜한 거라고 말씀하신다. 그 동안 아프지 않았던 것 한번에 아팠으니까 앞으로는 오래 할 거라며 위로하셨다. 이제는 아프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몸은 훈련과 경기를 통해서 언젠가는 올릴 수 있는데 다시 아프면 정말 충격적일 거 같아요. 이번 부상 이후 내 몸을 알기 위해 노력 중이다. 조금만 안 좋아도 치료를 받는다. 예전에는 운동량도 많고, 몸을 혹사했다. 힘들어도 참고 더 하려고 했는데 이제는 아프면 빨리 대처하고 관리하는 게 프로답다는 걸 배웠다. 



 



Q. 지난 월드컵에서 주전이었는데 이번 월드컵은 장담할 수 없다.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떤 심정으로 월드컵을 바라보나?



A. 다치기 전까지 목표는 당연히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해서 브라질 월드컵 때 못 보여드린 것을 다 펼쳐 보이고 싶었다. 부족한 것을 보완하기 위해 열심히 했는데 뜻하지 않은 부상이 왔다. 나도 지금은 월드컵에 가기엔 늦은 타이밍인 걸 알다. 그래도 선수는 목표와 동기부여가 있어야 한다.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월드컵이란 목표를 위해 해야 할 것들을 충실히 하겠다. 



 



사진=전북 현대

댓글 2

소위 바이영

인생은 아름다워

2018.01.22 14:18:57

그래 꽃길만 걸어랑

상사 항상양지로가자

2018.01.22 23:40:27

이용도 괜찮은데 국대에서 한번..

신고를 접수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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