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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5년 전과 질적으로 다른 준우승…영웅의 서사시 이제부터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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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6 (토) 19:29

                           


키움, 5년 전과 질적으로 다른 준우승…영웅의 서사시 이제부터

특정 선수에게 의존했던 2014년과 달리 올해는 '모두가 주인공'

체계적인 육성+알짜 영입+데이터 접목…리빌딩 3년 만에 우승 도전



키움, 5년 전과 질적으로 다른 준우승…영웅의 서사시 이제부터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5년 만의 한국시리즈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퇴장했다.

과거 넥센 시절인 2014년 창단 첫 한국시리즈에서 2승 4패에 그친 뒤 다시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준우승이라는 결과물은 같지만, 그 과정은 5년 전과 확연하게 달랐다.

2014년 한국시리즈에서 넥센은 앤디 벤헤켄-헨리 소사-오주원의 선발 3명, 조상우-한현희-손승락의 불펜 3명에게 의존해 마운드를 꾸렸다.

밴헤켄이라는 슈퍼 에이스가 있었지만, 소사는 기복이 심했고, 오주원은 4이닝만 버텨도 감지덕지했다.

불펜진에서도 믿을만한 카드가 적었다. 조상우, 한현희, 손승락 트리오가 포스트시즌에서 거의 모든 부담을 짊어져야 했다.

타선에서도 박병호, 강정호, 서건창의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키움, 5년 전과 질적으로 다른 준우승…영웅의 서사시 이제부터

특정한 몇몇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5년 전과 비교해 올해 한국시리즈에서는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선발진은 제이크 브리검-에릭 요키시-이승호-최원태 4명으로 늘었고, 특히 불펜진은 10명 전원이 고르게 기회를 얻었다.

키움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투수 11명을 투입했다. 믿기 때문에 쓸 수 있었다.

키움의 '전원 필승조' 전략은 파격을 넘어 포스트시즌 마운드 운용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다. 뚜렷한 비전을 갖고 선수단을 재정비한 결과다.

히어로즈는 2016시즌을 마친 뒤 염경엽 감독과 작별하고 한현희, 조상우가 수술대에 오르면서 사실상 리빌딩을 선언했다.

그리고 리빌딩을 수행할 리더로 현장 지도자 경험이 없는 장정석 감독을 선임했다.

장 감독은 눈앞의 성적에 연연하지 않았다. 2017년 7월 31일 히어로즈는 마무리 김세현을 KIA 타이거즈에 내주고 좌완 유망주 이승호를 데려왔다.

당시 히어로즈는 5위로 '가을야구'를 욕심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과감하게 미래에 베팅했다.

2017년 한해에만 히어로즈는 강윤구, 김택형, 윤석민, 김세현, 유재신을 다른 팀으로 보냈다.

그 과정에서 뒷돈 트레이드 논란도 불거졌지만, 히어로즈는 그 많은 선수를 내보내고도 유망주들을 착실하게 발굴해 꿋꿋하게 버텨냈다.

좋은 신인을 골라내는 탁월한 안목과 체계적인 육성이 맞물리자 성과는 금방 났다.



키움, 5년 전과 질적으로 다른 준우승…영웅의 서사시 이제부터

키움은 5년 전의 타선과 비교해 박병호, 서건창을 제외하고 싹 바뀐 멤버로도 '키벤저스' 타선을 완성했다.

김하성은 미국으로 떠난 강정호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며 20대 초반의 나이에 벌써 리그 최고의 선수로 발돋움했다.

2017년 신인왕 이정후는 올해 리그 최다안타 2위에 올랐고, 외국인 타자 제리 샌즈는 타점왕에 등극했다.

선발진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직접 지명한 최원태, 안우진이 무럭무럭 성장한 데 이어 이승호가 트레이드 이후 2년 만에 보배로 거듭났다.

부족한 전력은 트레이드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메웠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벌떼 불펜'의 일원으로 맹활약한 윤영삼과 양현, 3루수로 힘을 보탠 김웅빈은 모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건진 자원이다.

2017시즌을 앞두고 kt wiz에서 방출된 좌완 이영준을 영입해 불펜진의 좌우 밸런스를 맞췄다.

여기에 조상우, 박동원이 징계를 마치고 올해 돌아오면서 키움은 단시일 내에 투타에서 완벽한 전력을 구축했다.

키움은 올 시즌 정규리그를 3위로 마쳤지만 1위 두산 베어스와의 승차는 고작 2경기에 불과했다.

팀 간 상대 전적에서 열세가 전혀 없는 유일한 팀이 키움이었다.

키움은 포스트시즌에서 맞붙은 두산, SK 와이번스, LG 트윈스를 상대로 모두 5할 이상의 승률을 올렸다.



키움, 5년 전과 질적으로 다른 준우승…영웅의 서사시 이제부터

키움은 2016시즌을 마친 뒤 값비싼 베테랑들을 내보내며 구단 살림에 맞는 리빌딩을 단행했다.

키움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 선수 영입에서 총액 200만 달러(약 22억3천만원)를 넘지 않는다.

열악한 재정 여건 속에서도 현장과 프런트가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합심해 리빌딩을 추진한 결과 성과를 내는 데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데이터 야구를 접목해 전력을 극대화한 점도 키움이 이른 시일 안에 강팀으로 자리 잡은 비결이다.

키움은 5년 전과는 질적으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팀이 됐다. 올해의 뼈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시즌, 더 큰 도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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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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