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갖고 싶어서 욕심이 많았나 봐요"…대상에도 아쉬운 문경준
제네시스 챔피언십 5타 차 못 지키고 역전패 "급하고 소극적이었다"
유럽 진출 기회엔 "아내가 아이 셋 혼자 키워…상의한 뒤 결정"
(인천=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마지막 홀을 앞두고 한 타 뒤진 것을 알고 동타라도 만들려고 했는데, 이뤄지지 않아서 아쉬웠어요. 마치고 들어와 대상이 확정됐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얼떨떨합니다."
2019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대상'을 확정한 문경준(37)의 첫마디였다.
2007년 데뷔 이후 가장 좋은 시즌을 보낸 결과물을 손에 넣은 셈이었지만, 손에 잡은 듯했던 우승을 놓친 아쉬움이 더 크게 생각나는 표정이었다.
문경준은 13일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 4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긴장해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기회가 왔을 때 살리지 못하면서 정신없이 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전날 3라운드까지 8언더파 208타로 공동 2위에 5타 앞선 선두를 질주, 2015년 5월 GS칼텍스 매경오픈 이후 4년여 만의 우승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이날 4타를 잃고 무너져 우승 트로피를 임성재(21)에게 내줬다.
문경준은 "자신 있게 해야 했는데 솔직히 지키려고만 한 것 같다"면서 "이븐파만 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다가 경기가 풀리지 않으니 오히려 급해지고 소극적으로 경기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대회마다 볼을 넣는 박스에 목표를 적어두곤 한다는 그는 이번 주엔 사실 '톱3'을 썼다고 고백했다. '초과 달성'이 유력해지자 자신도 모르게 커진 조급함을 끝내 떨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대상 수상자가 결정되는데, 포인트 1위로 출발하니 부담이 되긴 하더라고요. 게다가 선두가 되고 나니 잠이 잘 오지 않았어요. 제가 가졌던 여러 목표를 생각하다 보니 욕심이 많아졌나 봐요. 다 갖고 싶었나 봅니다."
임성재에게 1타 뒤져 연장전이나 역전 가능성이 남아있던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보기가 나온 건 특히 아쉬웠다. "투온 시도를 할지 망설이다가 그것보단 정확하게 쳐서 동타라도 가고 싶었는데…"라고 곱씹었다.
우승은 놓쳤지만, 대상 포인트 1위를 지켜내며 얻은 수확은 풍성하다.
2020시즌 유럽프로골프투어 시드와 향후 5년간 코리안투어 시드, 보너스 상금 1억원에 자동차, 다음 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CJ컵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여기에 내년 미국에서 열리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대회에도 나서게 됐다.
그는 "PGA 투어 대회엔 아직 나가본 적이 없어서 설렌다. PGA 투어는 아무래도 좀 더 세니까 볼 박스에 '톱10' 정도로 목표를 써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유럽 진출 기회에 대해선 "아내가 아이 셋을 혼자 키운다. 가족들과 상의해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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