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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지운 고우석 "감독님의 믿음에 불안함 없이 던져"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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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9 (수) 18:50

                           


악몽 지운 고우석 "감독님의 믿음에 불안함 없이 던져"

패전·블론에 "냉정하게 돌아보는 계기…차우찬·임찬규 형 조언 도움"

"박병호와 재대결? 피해가는 것도 방법"



악몽 지운 고우석 감독님의 믿음에 불안함 없이 던져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LG 트윈스 마무리투수 고우석이 류증일 감독의 믿음 속에서 '가을의 악몽'을 지워내고 한 뼘 더 성장했다.

고우석은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3차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4-2로 앞선 9회 초 등판,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따냈다.

위기도 있었다. 고우석은 김하성에게 볼넷, 송성문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져 무사 1, 2루에 몰렸다. 이지영에게 희생번트까지 허용하며 1사 2, 3루 위기에 놓였다.

악몽이 다시 고개를 드는 순간이었다.

고우석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0-0으로 맞선 9회 말 키움 박병호에게 던진 초구가 끝내기 홈런으로 연결되는 끔찍한 경험을 했다.

2차전에서는 4-3으로 앞선 9회 말 마운드에 섰지만, 대타 송성문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2사 3루에서 서건창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이후 고우석은 안타와 볼넷을 추가로 내주고 2사 만루에서 송은범으로 교체됐다.

고우석이 패전과 블론세이브를 하면서 LG는 준플레이오프 2연패에 빠졌다. 인터넷에서는 LG 패배의 탓을 고우석에게 씌우는 여론이 들끓었다.



악몽 지운 고우석 감독님의 믿음에 불안함 없이 던져

하지만 고우석은 3차전에서는 위기를 막아냈다.

1사 2, 3루에서 대타 박동원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고, 김혜성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끝냈다.

고우석은 포효하며 포수 유강남과 포옹했다.

경기 후 류 감독은 9회에 고민 없이 고우석에게 기회를 주려고 했다면서 "오늘을 계기로 우석이가 잘 던질 것이다. 만약 오늘 동점타를 맞았더라면 힘들었을 텐데 막아서 다행"이라며 밝게 웃었다.

고우석도 "2패를 했을 때 제 지분이 너무 컸는데 오늘 이겨서 너무 기쁘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류 감독의 믿음에 보답할 수 있어서 더욱더 기뻤다고 덧붙였다.

그는 "원래 인터넷으로 기사를 잘 보는데, 1·2차전 후에는 인터넷에 못 들어갔다. 욕이 너무 많아서. 그런데 오늘 경기 전에는 왠지 기사를 보고 싶더라"라고 말했다.

인터넷에는 류 감독이 고우석에게 믿음을 보낸다는 기사들이 올라와 있었다. 고우석은 "감독님의 기사를 보면서 불안함 없이 경기를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감독이었으면 오늘 저를 안 올렸을 것 같다. 냉정하게 안 좋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끝까지 믿음을 주시니까 불안함 없이 던질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차마 인터넷 기사를 찾아보지는 못했지만, 2차전 블론세이브 이후 고우석은 위축돼 있지는 않았었다.

그는 "이 상황에도 잠은 푹 잘 잤다"며 "경기를 하면서 잘 풀릴 때도 있고 안 풀릴 때도 있지만, 지난번에는 너무 안 풀렸다. 제구가 안 됐고 제 실력이 모자랐다. 좀 더 제구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악몽 지운 고우석 감독님의 믿음에 불안함 없이 던져

고우석은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보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밝혔다. 선배 차우찬과 임찬규의 냉정한 조언도 도움이 됐다.

고우석은 "저의 제구가 안 된 것이고, 키움 타자들이 대응한 것이었다. 팀에는 미안하지만 그렇게 납득이 가는 상황이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이어 "'네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해주는 형들도 있었지만, 우찬·찬규 형은 냉정하게 말해줬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지만 확신이 없었는데, 형들의 말에 확신이 생겼다. 그 조언이 없었더라면 더 고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승부사 기질도 고우석을 다시 일어서게 했다.

그는 "오늘 경기에서 꼭 기회가 한 번 더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겨내서 기분 좋다"며 웃었다. 또 "블론세이브를 했지만, 승부를 또 하고 싶은 게 투수의 마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속 150㎞가 넘는 빠른 직구가 고우석의 무기다. 그러나 빠른 직구를 던지다 박병호에게 홈런을 맞는 등 쓰라린 경험을 했기에 스스로 변화를 주기도 했다.

고우석은 박동원과 김혜성을 잡을 때 모두 슬라이더로 승부했다.

그는 "(포수) 강남이 형은 제가 잘 던질 수 있는 빠른 공 위주로 사인을 냈는데, 이번에는 경기 전부터 제 계획대로 하고 싶었다. 강남이 형도 제 뜻대로 해줬다"며 슬라이더에 승부를 건 배경을 설명했다.

박동원의 타구가 강하게 날아가는 것을 보고는 "한숨이 나왔다"라고도 했지만, 다행히 뜬공으로 잡혀 안도했다며 웃었다.

고우석은 박병호와 재대결하는 것도 기대하고 있다.

그는 "어떻게 대결할지는 강남이 형이 더 잘 알 것이다. 제가 잘 던질 수 있는 무기로 승부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워낙 잘 맞고 있으니 피해 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악몽 지운 고우석 감독님의 믿음에 불안함 없이 던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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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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