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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게 해달라" 워싱턴 셔저의 투혼, 불꽃처럼 빛났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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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8 (화) 11:28

                           


"나가게 해달라" 워싱턴 셔저의 투혼, 불꽃처럼 빛났다

4차전 벼랑 끝 승부서 7이닝 109구 1실점 역투

시리즈 위기 때마다 불펜 등판 요청하며 투혼



나가게 해달라 워싱턴 셔저의 투혼, 불꽃처럼 빛났다

(워싱턴=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나가게 해주세요. 전 던질 수 있어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양대 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워싱턴 내셔널스의 에이스 맥스 셔저(35)는 7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홈 경기 도중 데이브 마르티네스 감독에게 간곡히 요청했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셔저의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셔저는 지난 2일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밀워키 브루어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한 뒤 이틀을 쉬고 5일 디비전시리즈 2차전 다저스전에서 깜짝 불펜 등판해 16개의 공을 던졌다.

이런 셔저는 단 하루를 쉰 뒤 다시 불펜 등판을 요청했다.

셔저는 8일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기도 했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좀 참아보라. 내일 우리가 필요하면 140구라도 던지게 해줄 테니까…"라며 셔저를 말렸다.

불펜이 약한 워싱턴은 2-1로 앞서던 6회에 무려 7실점을 하며 4-10으로 대패했다.

워싱턴은 디비전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1패를 추가하면 그대로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하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나가게 해달라 워싱턴 셔저의 투혼, 불꽃처럼 빛났다

셔저는 부담과 피로감을 한껏 안은 채 8일 홈 관중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다저스와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 선발 출전했다.

셔저는 무서웠다. 1회 상대 팀 저스틴 터너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허용했지만, 6회까지 다저스의 강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고군분투했다.

상황은 좋지 않았다. 빈약한 팀 불펜 문제로 셔저는 홀로 싸워야 했다.

그는 투구 수 90구가 넘어간 7회 초 흔들리기 시작했다. 1사 후 맷 비티에게 우전 안타, 가빈 럭스와 윌 스미스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1사 만루 대위기. 마르티네스 감독은 마운드로 올라왔고 셔저는 고개를 저었다. 여기서 내려갈 수 없다는 눈치였다.

그는 모자를 잠시 벗었다 쓴 뒤 심호흡을 하고 다시 공을 던졌다.

후속 타자는 대타 크리스 테일러. 86마일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잡았다. 100구째 공이었다.

이후 셔저는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그는 107구째 시속 137㎞ 슬라이더를 한가운데에 던졌다. 테일러의 배트가 헛돌았다. 셔저는 오른 주먹을 움켜쥐며 포효했다.

투구 수 107구를 기록한 셔저는 내려가지 않았다. 후속 타자 족 피더슨과 상대했다.

절체절명의 상황. 셔저는 볼카운트 1스트라이크에서 낮은 체인지업을 던졌고, 피더슨의 타구는 2루 내야 땅볼로 이어졌다.

숨죽여 지켜보던 관중은 모두 일어나 빨간색 응원 타월을 흔들며 셔저의 이름을 외쳤다.

셔저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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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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