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서호민 기자] 지난 전반기 현대모비스 이종현(24, 203cm)은 말 그대로 바닥부터 정상까지 찍는 롤러코스터와 같은 시기를 보냈다. 



 



올 시즌 2년차를 맞이한 이종현은 시즌 초반부터 기복 있는 경기력을 거듭하며 성장이 정체됐다는 혹평을 받았다. 적극성이 문제였다. 골밑에서 자신의 우월한 피지컬을 활용하지 못했고, 외국 선수와의 몸싸움에서도 쉽게 밀리기 일쑤였다. 그렇다고 수비가 강한 것도 아니었다. 장기인 긴 팔을 이용한 블록슛도 좀처럼 보기 힘들었다. 



 



이종현이 부진한 사이, 드래프트 동기이자 친구인 최준용(SK)과 강상재(전자랜드)는 연일 주가를 올렸다. 각각 가드와 포워드 포지션에 자리를 잡으면서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성장했다. 이에 팬들 사이에서는 “1순위와 2, 3순위가 뒤바뀌었다”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종현의 슬럼프는 길지 않았다. 시즌 개막 후 두 달 가량 부진을 거듭한 이종현은 12월 중순을 기점으로 경기력이 조금씩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소극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몸놀림을 보였고, 외국 선수와의 맞대결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감 있게 공격에 나섰다. 현대모비스 또한 이종현의 활약에 힘입어 한 때 10연승을 질주하는 등 덩달아 활기를 띄었다. 



 



이종현은 롤러코스터와 같았던 전반기 활약에 대해 “말 그래도 롤러코스터였다. 성격상 기사나 댓글들을 다 챙겨보는 편이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또 장염에 걸리는 등 아프기도 많이 아팠다”며 “그래도 마무리를 잘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주눅 들지 않고 꿋꿋이 견디다보니까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처럼 이종현이 공격에서 자신감을 되찾은 것은 새로 장착한 ‘훅슛’이 제대로 한 몫하고 있다. 그간 받아먹기 식 득점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훅슛을 장착함으로써 외국 선수와의 매치업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종현의 이러한 노력에 현대모비스 구단도 훅슛 연습용 골대를 따로 설치하는 등 ‘이종현 공 들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종현은 최근 장착한 훅슛에 대해 “하루에 150개 씩 연습하는 편이다. 최근에는 왼손을 더 많이 연습하고 있다. 예를 들어서 오른손을 20-25개 연습하면 왼손은 10개 정도 더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처음 연습할 때는 쉽게 적응이 안됐었는데 계속 하다보니까 감각이 몸에 배이고 있다. 재미를 느끼고 있고 앞으로도 실전에서 더 많이 시도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최근 이종현의 플레이를 보면 한 쪽 다리를 들고 페이드 어웨이 슛을 쏘는, 일명 ‘학다리 슛’을 시도하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다. 이종현은 “원래 아마 때부터 그런 슛을 많이 시도했었는데 프로에 와서는 많이 못 보여줬다. 그런 슛들도 더 다듬어서 나만의 공격옵션으로 만든다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10여년 간 양동근과 함지훈이 중심이 되어 무려 5차례의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등 ‘모비스 왕조’를 구축하며 황금기를 보냈다. 그리고 그 무게중심이 이제는 조금씩 이종현과 전준범, 이대성 쪽으로 옮겨지고 있다. 유재학 감독도 얼마 전 인터뷰에서 “이제는 (이)종현이와 (전)준범이가 팀을 이끌어나가야 한다. 언제까지 (양)동근이와 (함)지훈이가 해줄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말하며 젊은 선수들의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물론, 이중에서 골밑을 책임질 이종현의 역할이 가장 막중할 것이다. 한 차례 성장통을 겪고 한 뼘 더 성장한 이종현이 현대모비스의 왕조 재건에 앞장 설 수 있을지. 앞으로 활약을 기대해본다. 



 



#사진_점프볼DB(홍기웅,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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