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초조해진 멕시코, 플랜B 가동 준비 나섰다

이등병 SoccerNews

조회 1,260

추천 0

2018.01.18 (목) 06:08

                           

초조해진 멕시코, 플랜B 가동 준비 나섰다



'골닷컴 코리아'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F조에서 대한민국이 상대할 스웨덴, 멕시코, 독일 대표팀의 최근 주요 소식을 종합한 연재물 [F조 컨피덴셜]을 앞으로 매주 최소 한 차례씩 독자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골닷컴] 한만성 기자 = 주력 자원 대다수가 소속팀에서 벤치로 밀린 멕시코가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모든 해결책을 총동원하고 있다.

신태용호의 2018년 러시아 월드컵 F조 두 번째 상대국 멕시코는 오는 2월 1일 아침 10시 30분(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보스니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이 경기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한 기간에 열리지 않는 만큼 유럽에서 활약 중인 자원의 팀 합류가 불가능하다. 멕시코는 탄탄한 자국 리그 '리가MX' 소속 선수 위주로 보스니아를 상대할 계획이다. 최근 UAE 아부다비 전지훈련에서 사실상 2군급으로 대표팀을 꾸려 백업 선수 후보를 물색한 스웨덴과 달리, 멕시코는 리가MX에서 활약 중인 정상급 선수 중 상당수가 현재 대표팀에서도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현재 멕시코는 난관에 봉착해 있다. 일단 측면 공격수 이르빙 로사노(PSV 에인트호벤), 공격형 미드필더이자 주장 안드레스 과르다도(레알 베티스)를 제외하면 그동안 대표팀에서 주전으로 활약한 주력 자원 중 대다수가 현재 실전 감각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이 때문에 월드컵 개막을 단 5개월 앞둔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 감독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 멕시코, 유럽파의 잇따른 벤치 신세

오소리오 감독은 17일 멕시코 방송 '풋볼 데 프리메라 라디오'를 통해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꾸준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해 최상의 몸상태로 월드컵을 맞이할 수 없을 것 같다 걱정 된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에게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 주전 경쟁에서 제외되면 훈련량을 두 배, 세 배로 늘려야 몸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훈련은 둘째치고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가 받게 될 심리적인 타격도 간과할 수 없다. 선수가 소속팀에서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심리적으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소속팀 주전 경쟁에서 밀린 핵심 선수들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가장 대표적으로 비상이 걸린 멕시코 선수는 공격수 치차리토(본명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올 시즌 웨스트 햄으로 이적하며 잉글랜드로 복귀한 치차리토는 지난 11월 자신을 영입한 슬라벤 빌리치 감독이 경질되고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이 부임한 후 슬럼프에 빠졌다. 빌리치 감독 체제에서 11경기에 선발 출전해 4골을 기록한 그는 모예스 감독 부임 후 선발 출전 단 1경기, 무득점에 그치고 있다. 그러면서 이달 열린 겨울 이적시장에서 그와 웨스트 햄의 결별설이 제기됐다. 심지어 잉글랜드 일간지 '더 아거스'는 웨스트 햄이 현재 치차리토가 이적할 만한 팀을 물색 중이라고도 보도했다.

치차리토 외에도 로사노, 치차리토와 멕시코 공격 삼각편대의 한 자리를 차지할 라울 히메네스(벤피카), 테카티토(본명 헤수스 코로나, 소속팀 포르투)도 부진하고 있다. 나란히 포르투갈 명문구단에서 활약 중인 두 선수의 득점포를 올 시즌 들어 침묵을 지키고 있다. 히메네스는 리그에서 단 1경기에 선발 출전(교체 포함 17경기)해 1골 1도움, 테카티토는 선발 출전은 11경기(교체 포람 15경기)로 더 많은 편이지만 2골 1도움에 그치고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 마르코 파비안(프랑크푸르트) 심각한 허리뼈 부상에서 이제 막 회복해 아직 올 시즌 단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한 상태다.

위기에 직면한 건 공격 자원뿐만이 아니다. 멕시코는 현재 수비형 미드필더 디에고 레예스와 측면 수비수 미겔 라윤(이상 포르투)도 소속팀에서 벤치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레예스는 지난 시즌 에스파뇰로 임대돼 스페인 라 리가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맹활약했지만, 올 시즌 포르투로 복귀한 후에는 리그에서 단 7경기에 출전한 게 전부다. 좌우 측면 수비수와 미드필더를 두루 소화하는 '멀티 플레이어' 라윤도 리그에서 단 7경기 출전, 총 출전 시간 303분으로 사실상 백업 자원으로 전락했다. 중앙 수비수 엑토르 모레노(AS로마) 또한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선발 출전이 2회뿐이다.

즉, 현재 멕시코 대표팀의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 중인 유럽파 6~7명이 각자 소속팀에서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거나 아예 출전 기회조차 잡지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 자국 리그 소속 선수들은 축구 외적인 문제로 논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몇몇 리가MX 소속 선수들마저 문제를 겪고 있다.

가장 먼저 중앙 수비수 오스왈도 알라니스가 소속팀 과달라하라와의 계약 기간을 약 6개월 남겨두고 재계약 협상이 결렬되자 구단으로부터 이해하기 어려운 '괘씸죄'를 받아 2군으로 강등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알라니스는 멕시코 대표팀 붙박이 주전은 아니지만, 러시아 월드컵 북중미 예선 기간에도 종종 선발로 나섰으며 코파 아메리카, 골드컵,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출전한 준주전급이다. 그가 소속팀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자 치차리토, 라파엘 마르케스, 과르다도 등 멕시코 주요 선수들이 공개적으로 소셜 미디어와 언론을 통해 자국 축구계 풍토를 규탄하며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이 와중에 준주전급 중앙 미드필더 헤수스 두에냐스(티그레스 UANL)는 북미프로축구(MLS) 구단 리얼 솔트레이크 이적을 추진 중이다. 두에냐스는 2015년 골드컵, 2016년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2017년 골드컵에 차례로 출전한 베테랑 미드필더다. 가뜩이나 현재 멕시코에서는 앞서 공격수 카를로스 벨라가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LAFC로, '바르셀로나 출신 도스 산토스 형제' 미드필더 조나탄과 지오반니 도스 산토스가 나란히 유럽을 떠나 LA 갤럭시에 입단해 미국으로 향하는 자국 대표팀 선수를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여론이 형성된 상태다. 이는 국내에서 대표팀 선수의 중국 진출을 아쉬워하는 이유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미국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2018년 시즌이 개막하는 오는 3월까지 실전을 소화할 수 없다는 점도 오소리오 감독의 고민거리다.

# 멕시코, 차츰 여론의 지지 잃어가고 있다

멕시코는 본선 진출 합계 15회, 최근 7회 연속 진출은 물론 지난 여섯 차례 대회에서 연속으로 16강 고지를 밟았다. 러시아 월드컵 F조에서도 최강 독일과 함께 16강에 진출할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히는 팀이 바로 멕시코다. 멕시코는 북중미 예선에서도 승승장구를 거듭하며 일찌감치 러시아 월드컵 진출을 확정했다. 이번 대회에서 멕시코의 목표는 32년 만의 월드컵 8강 진출이다.

그러나 멕시코 언론과 축구 팬들은 지나치게 실험적인 오소리오 감독의 전술, 최근 국제대회에서 겪은 부진, 그리고 유럽파 핵심 선수의 잇따른 벤치 신세 탓에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일단 멕시코 언론은 오소리오 감독을 평가할 때마다 작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뉴질랜드, 러시아를 꺾고 조별 리그를 통과했으나 정작 강팀 독일을 만난 4강에서 상대가 비주전급으로 명단을 구성했는데도 1-4 대패를 당하며 탈락한 데 이어 우승을 목표로 나선 골드컵에서는 자메이카에 패해 4강에서 떨어진 데에 여전히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멕시코 국민도 자국 대표팀의 행보에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멕시코 일간지 '엘 우니베르살'은 지난달 진행한 설문조사를 통해 "월드컵에서 독일, 한국, 스웨덴을 만난다. 멕시코가 조별 리그를 통과할 수 있을까?"라고 물었는데, "문제없이 통과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0.05%에 불과했다. "매우 어렵게 통과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41.76%로 가장 많긴 했으나 "절대 못 한다"는 답도 37.69%에 달했으며 "관심 없다"는 답은 10.51%로 오히려 "문제없이 통과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 인원보다 많았다.

# 플랜B 가동 준비 중인 오소리오 감독

이처럼 상황이 여의치 않자 오소리오 감독은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직접 선수들의 몸 관리를 돕겠다며 나섰다. 우선 그는 현재 미국 무대 진출을 선언하며 약 3개월간 오프시즌을 맞은 벨라와 조나탄 도스 산토스를 멕시코 시티로 호출했다. 오소리오 감독은 대표팀 피지컬 트레이너 비센테 에스파다스 코치에게 벨라와 조나탄의 '특별 훈련'을 책임져달라고 지시했다.

오소리오 감독은 현재 시즌이 진행 중인 소속팀 일정 대신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개인 훈련을 할 수 없는 유럽파도 합리적인 선 안에서 직접 관리하기 시작했다. 'ESPN 데포르테스' 멕시코 축구 전문기자 라파 라모스에 따르면 최근 오소리오 감독은 직접 훈련 프로그램을 제작해 유럽 소속팀에서 벤치 자원으로 밀린 선수들에게 전달했다. 라모스 기자는 오소리오 감독의 훈련 프로그램은 실전 감각이 떨어진 선수들이 개인 훈련을 통해 최대한 몸상태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팀 주전 중 절반 이상이 월드컵을 앞두고 벤치로 밀려나자 그 또한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라모스 기자 또한 "오소리오 감독은 공개적으로는 유럽파의 경기 출전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그들에게 개인 훈련을 지시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개인 훈련만으로 실전 감각을 유지하는 방법이 실제로 있다면, 오소리오 감독은 차라리 작가가 돼서 책을 쓰는 게 미래를 위해 더 좋을 수도 있다"며 불만을 내비쳤다.

# 멕시코 'B팀' 필요성 제기, 비중 커진 보스니아전

멕시코의 유럽파 선수는 로사노, 과르다도를 제외하면 사실상 전원이 부진에 빠졌거나 아예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러자 과거 멕시코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마누엘 라푸엔테 감독은 주전급 선수 대다수가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건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지금이라도 리가MX 선수를 위주로 명단을 구성해 이들이 매주 소속팀 경기가 없는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에 대표팀을 소집해 조직력을 다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리가MX, 북중미 챔피언스 리그 우승 등을 경험한 라푸엔테 감독은 멕시코의 1998년 프랑스 월드컵 16강, 1999년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을 이끈 주인공이다.

라푸엔테 감독은 "왜 우리 대표팀을 우리 리그 선수로만 구성하면 안 된다는 건가?"라며 되물으며, "대표팀 훈련장으로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마다 선수들을 불러 5개월간 훈련한다면 월드컵 시기가 되면 완성도 높은 팀을 만들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월드컵을 준비해야 하는 팀이다. 실전 감각이 떨어진 선수들의 처지를 봐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뜻"이라며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소리오 감독 역시 이러한 여론을 어느 정도 수긍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는 2월 1일 보스니아전에서 이미 대표팀 전력에 포함된 리가MX 선수 외에도 자신이 직접 눈여겨본 발굴한 몇몇 선수를 새롭게 발탁해 실험에 나설 계획이다. 오소리오 감독은 유럽에서 활약 중인 치차리토, 테카티토, 히메네스가 동반 부진에 빠진 공격진부터 재구성을 시도한다. 그는 이미 멕시코 언론을 통해 165cm 단신 공격수 헨리 마틴(클럽 아메리카)을 차출하겠다고 선언했다. 마틴은 국제대회 출전 경력이 없는 인지도가 떨어지는 선수지만, 이달 클럽 아메리카에서 2경기 2골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실제로 오소리오 감독은 "하비에르(치차리토)와 라울(히메네스)가 유럽에서 출전 시간 줄어든 사이에 다행스럽게도 헨리 마틴이 클럽 아메리카에서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오리베(페랄타)도 우리에게 큰 기대를 주는 공격수"라고 말했다. 따라서 멕시코는 보스니아를 상대로 기존 자원인 베테랑 공격수 페랄타와 새로운 선수의 조합을 구성해 실험을 가동할 가능성이 커졌다.

파비안과 레예스가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중앙 미드필드진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오소리오 감독은 미국 청소년 대표팀 출신 수비형 미드필더 조나탄 곤살레스(18)와 중앙 미드필더 빅토르 구즈만(22)을 처음으로 발탁할 계획이다. 중원진은 오소리오 감독이 직접 꼽은 현재 멕시코의 최대 취약 포지션이다. 그러면서 그는 성인 무대 경험이 부족한 18세 곤살레스 발탁에 의문을 품은 자국 언론을 향해 "아직 그보다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더 좋은 활약을 한 선수를 리가MX에서 본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댓글 1

병장 광주송교창

2018.01.19 10:58:15

분위기가 어수선하네

신고를 접수하시겠습니까?

이전 10 페이지다음 10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