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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속 '최고 그라운드상' 안산스타디움의 '잔디 달인'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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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3 (화) 10:50

                           


3연속 '최고 그라운드상' 안산스타디움의 '잔디 달인'

잔디관리사 정영백씨 "축구 못봐요. 잔디 상할까 봐"



(안산=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경기도 안산도시공사가 운영하는 안산 와∼스타디움이 최근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올해 2차 K리그2 '그린 스타디움' 상을 받았다.

3연속 '최고 그라운드상' 안산스타디움의 '잔디 달인'

K리그2 10개 팀 홈구장 중 그라운드 잔디 상태가 선수들이 경기하기에 가장 좋다는 의미다. K리그1에서는 12개 팀 중 대구구장이 받았다.

안산 와∼스타디움이 이 상을 받은 것은 지난해 2차, 올해 1차에 이어 연속 세 번째이다.

안산도시공사에 따르면 최고의 그라운드 상을 받으려면 전문연구기관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의 엄격한 현장 실사와 경기감독관 및 각 축구팀 주장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아야 한다.

경기장의 충격 흡수성, 수직 방향 변형, 잔디 길이, 회전 저항, 수직공 반발, 공 구름, 잔디 상태 등 9개 테스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안산 와∼스타디움이 이같이 세 번 연속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잔디관리 책임자인 정영백(56)씨의 피와 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안산도시공사는 밝혔다.

정씨는 경기가 있는 날이나 없는 날이나 잔디 구장을 거의 떠나지 못한다. 축구 경기가 펼쳐져도 그의 신경은 온통 잔디에만 가 있다.

그는 "축구 경기가 시작되면 관중은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에 환호하고, 공의 움직임에서 눈을 떼지 못할 겁니다"라며 "그런데 저는 차마 경기를 보지 못합니다. 격한 경기로 잔디가 상하는 것을 볼 수 없어서…"라고 말했다.

그가 잔디 관리 일을 시작한 것은 17년 전인 2002년 인천문학경기장 잔디를 관리하면서부터이다.



3연속 '최고 그라운드상' 안산스타디움의 '잔디 달인'

"처음에는 용돈이나 벌어볼까 하고 시작했다"는 그는 이후 일산 골프장, 성남 탄천종합운동장 등의 잔디 관리를 담당했다.

"처음에는 6개월간 집에도 못 가고 혼자 잔디에 관해 공부했다.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고 정말 쉽지 않았다. 조금만 게으름 피우고 한눈을 팔면 순식간에 잔디가 다 죽어버렸다."

정씨는 "축구장 잔디는 주로 양잔디의 일종인 켄터키 블루 글래스다. 쉽게 상하지 않으면서도 선수들이 넘어져도 살이 쓸리지 않는다. 공 구름도 좋고 줄기를 뻗으며 자라지도 않는다"고 소개한 뒤 "그러나 서양 잔디인 이 잔디는 온도와 습도 등을 세밀하게 맞춰주지 않으면 쉽게 병에 걸려 못쓰게 된다"고 설명했다.

요즘도 그동안 잔디 관리 노하우를 틈틈이 적어 놓은 빛바랜 노트를 수시로 넘겨보며 한시도 잔디 구장을 떠나지 못한다는 그는 "비전이 없다 보니 이 일을 배우려는 사람이 없다"며 "나는 잔디에 대한 애정이 있어 언제까지라도 이 일을 할 생각이다. 다만, 다른 사람들도 비전을 갖고 이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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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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