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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배구 홀로서기, 어디까지 왔나

일병 new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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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5 (월) 13:54

                           

V-리그는 올 시즌 시작에 앞서 한 가지 변화를 줬다. 남녀부 분리 운영이 그렇다. V-리그가 닻을 올린 2005년 겨울리그부터 지난 시즌까지 남녀부는 함께 움직였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이 부분에 손을 댔다. 남녀부 각 구단들도 분리 운영안을 받아들였고 올 시즌이 시작됐다.



 



여자프로배구 홀로서기, 어디까지 왔나



 



여자부 분리운영 후 평균 관중, 시청률 상승



 



여자부 분리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관중 동원, 중계 시청률 등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남자팀에 견줘 여자팀이 연고지 정착에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아직은 분리 운영이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왔다.  



 



막상 뚜껑을 열자 다른 상황과 마주했다. 아직까지는 순조롭다. 분리 운영에 대해 우려했던 문제는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여자부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 오히려 시즌 누적 관중수, 한 경기 평균 관중수, 누적 평균시청률 등이 모두 올라갔다.



 



KOVO를 통해 입수한 여자부 경기에 대한 누적 관중수, 한 경기 평균 관중수, 누적 평균시청률을 살펴보면 그렇다. 시즌 개막 후 같은 기간(12월 2주까지)을 기준으로 비교해 누적 관중수는 지난 시즌 63,211명에서 75,561명으로 증가했다. 경기당 평균 관중수도 1,688명에서 1,843명으로 늘어났다. 누적 평균시청률도 0.71%에서 0.78%로 올라갔다.



 



KOVO측은 “상승폭이 크지 않지만 3개 부문 모두 수치가 올라갔다는 것이 고무적”이라며 “특히 시청률이 그렇다”라고 말했다. 분리 운영을 앞두고 가장 걱정했던 부분 중 하나로 중계방송 시청률이 꼽혔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시청자들은 여자부 경기를 외면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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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간 조정이 향후 과제



 



KOVO로부터 남녀부 분리 운영 결정이 내려지기 전 먼저 움직인 팀도 있다. 여자부 GS칼텍스가 그렇다. GS칼텍스는 남자부 우리카드와 같은 홈코트인 장충체육관을 함께 사용한다. 그러나 두 팀은 지난 시즌부터 홈경기 일정을 따로 잡았고 이에 따라 홍보와 마케팅도 따로 했다.



 



GS칼텍스와 우리카드 모두 현장을 직접 찾는 관중 수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남자부나 여자부 둘다 지난 시즌과 견줘 줄어들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남자부 대한항공과 함께 인천을 공동 연고지로 사용하고 있는 흥국생명 관계자는 “솔직히 분리 운영 결정이 내려진 뒤 현장에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경기장을 직접 찾는 관중 숫자였다”라고 말했다.



 



빈자리가 많은 관중석이 TV 중계 전파를 타는 것도 문제였지만 직접 경기장을 찾는 관중 수 감소에 대한 우려가 더 컸다. 흥국생명뿐만 아니라 V-리그 남녀팀 거의 대부분은 소위 ‘공짜표’를 최대한 줄이려고 한다. 초청티켓을 발행해 관중석을 채우기보다는 한 명이라도 더 유료 입장 관중을 유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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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측은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평일 경기의 경우에는 500여명, 주말 경기가 열릴 때는 1,200명 정도 더 늘어난 편”이라고 전했다. 남자부 대한항공 측도 “홈경기를 같이 치를 때와 비교해 오히려 계양체육관을 찾는 관중 수는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했다.



 



분리 운영안을 두고 KOVO와 남녀 각 구단 사이에 가장 큰 이견이 있던 부분은 경기 개시 시각이다. 여자팀은 평일 기준으로 남자부와 같은 오후 7시를 요구했다. 더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쉽게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중계방송에서도 여러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다.



 



요구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중계 일정 편성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고 남자팀에서 반대가 있었다. 분리 운영이라는 큰 그림에는 동의했지만 각론이라고 볼 수 있는 경기 개시 시각은 지난 시즌과 동일하게 치르기로 하고 올 시즌을 시작한 것이다.



 



대다수 여자팀 관계자는 “평일 오후 5시 경기는 아무래도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분리 운영 취지에도 맞지 않다. 오후 7시로 조정되는 것이 적당하다고 본다. 그래야 관중들도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자부 경기를 좀 더 편안하게 관전할 수 있다”라고 주장한다. 경기 시간에 대한 문제는 올 시즌 종료 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가 휴식일 이용이다. V-리그는 정규시즌 일정이 치러지는 가운데 매주 월요일이 경기가 없는 날이다. 시범적으로라도 월요일 오후 7시에 여자부 경기를 편성하자는 얘기도 있다. 물론 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경기 일정을 조정해 편성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올 시즌 종료 후 남녀부 각 팀과 KOVO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합의점을 찾아야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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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연맹 출범 아직은 시기상조



 



남녀부 분리 운영이 앞으로 연착륙된다고 가정하면 이후 여자부의 완전 독립 운영에 대한 얘기가 나올 수 있다. 프로농구의 경우 남자(KBL)와 여자(WKBL)로 나뉜 것처럼 배구도 가칭이긴 하지만 ‘한국여자배구연맹’(WKOVO)이 출범해야한다는 의견이 그렇다.



 



WKOVO와 같은 단체가 출범해 당장 2018~ 2019시즌부터 완전한 분리 운영을 진행해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아직은 새로운 여자부 단체 출범과 운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좀 더 많다.



 



한 여자팀 관계자는 “KOVO에서 따로 나와 여자배구만을 위한 기구를 만들고 리그도 별도로 운영하자는 대전제는 공감한다”면서도 “WKOVO 출범을 결정한다고 하더라도 철저한 준비는 반드시 필요하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여러 가지 사항을 점검하고 살펴봐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기다리고 있는 호재는 있다. 다가올 2020 도쿄올림픽도 그렇고 현재는 해외리그(중국)에서 뛰고 있는 김연경(상하이)이 국내 복귀를 결정한다면 여자배구의 인기에 ‘화룡정점’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이재영(흥국생명) 이다영(현대건설) 강소휘(GS칼텍스) 고예림(IBK기업은행) 등 한국여자배구를 앞으로 이끌고 나갈 스타성을 갖춘 선수들이 많다. V-리그 여자부 선수 공급의 가장 큰 한축인 여자고교배구에도 뒤를 이을 유망주가 많다.



 



일부에서 WKOVO 출범에 앞서 여자부 신생팀 창단이 먼저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현장에서 나오는 말은 다르다. 또 다른 여자팀 관계자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 관중수와 시청률이 떨어지지 않고 조금이라도 올라갔다는 것에 취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WKOVO가 출범한다면 ‘배구인’에게는 희소식일 수밖에 없다. KOVO와 같은 단체 하나가 더 생긴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배구인들을 위한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WKOVO 출범에 신중을 더 기해야한다. 분리 운영을 거쳐 완전한 독립 단체로 발걸음을 내딛기 위해서는 주먹구구식 준비는 피해야한다.



 



WKBL의 경우 KBL이 출범하고 1년 뒤 시작했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여름리그와 겨울리그로 나눠 진행하다 지난 2007~2008시즌부터 단일리그제로 바뀌어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WKBL은 또한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과 비난도 들었다. WKOVO가 출범한다면 같은 길을 걷지말라는 보장도 없다.



 



WKOVO 출범을 결정한다면 준비 과정에 최소 2~3년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WKBL도 그렇고 해외리그의 운영 방안 등도 꼼꼼하게 살펴봐야한다. 일본과 중국은 남녀부를 함께 통합 운영하고 있다. 자국배구협회 중심이다. 한국의 경우 상황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WKOVO 출범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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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배구를 국제적으로 대표하는 단체는 대한민국배구협회지만 실질적인 성인 배구리그를 주관하고 운영하는 쪽은 KOVO다. 서로 손발을 맞춰도 모자랄 판에 WKOVO까지 출범할 경우 오히려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남자부와 함께 KOVO소속으로 남아있으면서 분리 운영을 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기에는 분리 운영을 한 시간이 얼마 안됐다. 좀 더 지켜보고 난 뒤에 WKOVO 출범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해도 무방하다. 중요한 점은 단순히 새로운 단체만을 만들고 그쳐서는 안된다.



 



진정한 홀로서기에 성공하려면 *선수 수급 방안 *외국인선수 선발 *유소년배구 지원 *2군리그 창설 및 선수단 관련 지원 문제 *구단 프런트 업무 관련 인력 확충 등 계속 고민하고 풀어야할 일이 많다.



 



그런데 해당 부분은 KOVO가 현재 안고 있고 풀어나가야 할 과제와 그대로 겹친다. KOVO가 갖고 있는 문제를 고스란히 가져올 바에는 홀로서기를 따로 할 이유는 없다.



 



한편 유럽 주요 리그 중에서 남녀부가 따로 운영되는 곳은 이탈리아 리그가 유일하다. 지난 1987년 리그(세리아 A1, A2) 출범 당시부터 남녀부는 따로 나눠 진행했다. 그러나 이탈리아리그는 기구가 따로 독립된 것은 아니다. 이탈리아배구협회가 리그를 주관하고 있다.



 



 



 



글/ 류한준 조이뉴스24 기자  



사진/ 더스파이크 DB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1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저작권자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댓글 1

상사 항상양지로가자

2018.01.15 23:56:22

W코보 같은 생각하지마라 배구협회 니네 일 안하자나 헛짓하지말고 경기편성을 다시 해바
월 화 수 금 토 일    화 목 금 토 일  뭐 이런식으로 평일 쪼개서 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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