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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볼 마스터' 빅 샘, 클래식 윙어 찾는 이유

이등병 Socc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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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3 (토) 07:48

                           

'롱볼 마스터' 빅 샘, 클래식 윙어 찾는 이유



모두가 '반대발 윙어'를 외칠 때 샘 앨러다이스는 '클래식 윙어'를 찾는다

[골닷컴] 한만성 기자 = 지난 11월 에버튼 사령탑으로 부임한 샘 앨러다이스 감독이 이달 이적시장을 맞아 개혁을 선언했다.

에버튼은 지난 10월 23일 팀이 2승 2무 5패에 그치며 프리미어 리그 순위가 강등권인18위로 추락하자 로날드 쿠만 감독을 경질했다. 에버튼은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적료 총액 1억8천만 유로(한화 약 2천3백억 원)를 들여 미드필더 질피 시구르드손(4천9백만 유로), 니콜라 블라시치(1천만 유로), 수비수 마이클 킨(2천8백만 유로), 다비 클라센(2천7백만 유로), 골키퍼 조던 픽포드(2천8백만 유로) 등을 영입했다. 그러나 에버튼은 시즌 초반부터 팀 성적에 바닥으로 추락하자 쿠만 감독을 경질하고 앨러다이스 감독과 오는 2019년 여름까지 1년 8개월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현재 에버튼의 선수 구성은 앨러다이스 감독이 원하는 축구와 어울리지 않는 게 사실이다. 앨러다이스 감독은 잉글랜드식 정통 4-4-2는 물론 4-2-3-1, 4-1-4-1 포메이션을 번갈아 가며 가동한다. 그러나 그가 어떤 포메이션을 택하든 공통점은 제공권을 따내는 능력이 탁월한 최전방 공격수가 중용된다는 점이다. 앨러다이스 감독은 후방이나 중앙 깊숙한 진영에서 장신 최전방 공격수를 향해 긴 패스를 연결한 뒤, 그가 직접 득점을 노리거나 머리로 떨군 '세컨드 볼'을 2선에서 침투한 선수가 2차 공격으로 이어가는 전술 패턴을 선호한다. 올 시즌 에버튼에서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맡은 선수는 바로 도미닉 칼버트-르윈(20)이다. 그는 올 시즌 현재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많은 제공권 경합에 관여하며 '롱볼 마스터' 앨러다이스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 선수별 제공권 순위
(제공권 경합 - 제공권 획득 - 선수 - 팀)

264회 - 117회 - 칼버튼-르윈 - 에버튼
243회 - 135회 - 벤테케 - 크리스탈 팰리스
209회 - 11회 - 호셀루 - 뉴캐슬
199회 - 131회 - 크라우치 - 스토크
195회 - 84회 - 히샤를리송 - 왓포드

일단 에버튼은 앨러다이스 감독을 선임한 후 6경기 무패행진(3승 3무)을 달렸으나 최근 두 경기에서 본머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연패를 당하며 힘에 부쳤다. 결국, 에버튼은 이달 열린 겨울 이적시장에서 터키 명문 베식타스에서 지난 시즌 20골을 터뜨린 공격수 센크 토순(26)을 이적료 2천2백만 유로에 영입했다. 좌우, 중앙을 두루 소화하는 토순은 웨인 루니, 시구르드손과 함께 2선에서 칼버트-르윈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거나 팀 전술에 따라 자신이 직접 최전방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

그러나 앨러다이스 감독은 아직 선수단 구성이 썩 만족스럽지 않은 모습이다. 그는 거액 이적료를 들여 토순을 영입한 만큼 이달 이적시장에서 선수를 추가로 영입하려면 기존 선수 중 일부를 내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앨러다이스 감독은 영국 공영방송 'BBC'를 통해 "크로스 능력이 있는 기량이 검증된 선수"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이 와중에 언급된 선수가 아스널 공격 자원 티오 월콧. 그는 전형적인 크로스를 올리는 '클래식 윙어'는 아니지만, 아스널에서 장신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와 효과적인 호흡을 선보인 만큼 앨러다이스식 축구에 성공적으로 적응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 축구에서 오른쪽에는 오른발잡이, 왼쪽에는 왼발잡이 선수(이른바 '클래식 윙어')를 배치해 옆줄을 타고 측면을 공략해 상대 수비의 폭을 넓힌 후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려 득점을 노리는 전술은 구시대적이라는 혹평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앨러다이스 감독은 이러한 전술로 수많은 팀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고도 현대 축구와 동떨어진 인물이라는 선입견에 시달려야 했다. 그가 난독증 환자라는 사실도 이러한 선임견에 설득력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앨러다이스 감독은 잉글랜드 축구 지도자 중 누구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팀 전술을 개선하는 데 능한 감독이다.

실제로 알렉스 퍼거슨 前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과거 볼튼 원더러스를 이끈 앨러다이스 감독의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분석 스태프가 수십 대에 달하는 스크린으로 경기 자료를 수집하는 광경을 보고 충격(?)에 빠졌다는 사실은 이미 현지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진 일화다. 볼튼 시절 상대 수비가 밀집한 중앙 부근보다 측면에서는 제공권 경합을 하기가 더 수월하다며 최전방 공격수 케빈 데이비스를 오른쪽에 배치한 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앨러다이스 감독의 선택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현재 에버튼의 통계 기록을 살펴 보면 앨러다이스 감독이 불안감을 내비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 앨러다이스 감독 시즌별 팀 크로스 기록
(시즌 - 경기당 평균 크로스 성공 횟수 - 크로스 성공 순위 - 팀)

09/10 - 20회 - 15위 - 블랙번(시즌 도중 경질)
12/13 - 27회 - 1위 - 웨스트 햄
13/14 - 25회 - 2위 - 웨스트 햄
14/15 - 26회 - 1위 - 웨스트 햄
15/16 - 16회 - 20위 - 선덜랜드(시즌 후 사임)
16/17 - 23회 - 2위 - 크리스탈 팰리스
17/18 - 15회 - 19위 - 에버튼

앨러다이스 감독은 지난 두 시즌 모두 시즌 중반에 각각 강등 위기에 직면한 선덜랜드와 크리스탈 팰리스 사령탑으로 부임해 두 팀의 프리미어 리그 잔류를 일궈냈다. 그러나 그는 선덜랜드에서는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부임을 이유로, 크리스탈 팰리스에서는 재충전이 필요하다며 본인 스스로 사임을 선언했다.

앞서 앨러다이스 감독이 이끈 웨스트 햄은 2부 리그에서 갓 승격해 올라온 2012-13 시즌을 시작으로 프리미어 리그에서 3년간 10위, 13위, 12위로 안정적인 전력을 자랑했다. 세 시즌 모두 웨스트 햄은 크로스 성공 횟수에서 프리미어 리그 1, 2위에 올랐다. 그만큼 크로스를 통한 공격 루트 창출은 앨러다이스 감독의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없었다. 당시 웨스트 햄은 아론 크레스웰, 스튜어트 다우닝 등이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면 앤디 캐롤이나 칼튼 콜이 이를 득점으로 연결하거나 '세컨드 볼'을 떨군 후 케빈 놀란이 득점을 노리는 형태로 공격을 풀어갔다.

# 올 시즌 에버튼 선수별 크로스 기록
(경기당 평균 크로스 성공 횟수 - 선수 - 포지션)

1.1회 - 시구르드손 - 공격형 미드필더
0.9회 - 쿠코 마르티나 - 측면 수비수
0.9회 - 레이튼 베인스 - 측면 수비수
0.7회 - 웨인 루니 - 공격수
0.6회 - 존조 케니 - 측면 수비수

그러나 올 시즌 에버튼에는 앨러다이스 감독이 확실히 믿을 만한 크로스 능력을 보유한 측면 자원이 없다. 현재 에버튼에서 경기당 크로스 성공 횟수가 단 1회를 넘기는 선수는 시구르드손이 유일하다. 그러나 그마저도 중앙지향적인 활약을 펼치는 선수다. 왼쪽 측면 수비수 레이튼 베인스는 전성기 시절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가 돋보였지만, 올 시즌 부침을 겪은 그는 크로스 성공률이 현저히 낮아진 데다 지난 11월 종아리 부상을 당하며 앨러다이스 감독이 부임한 후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 앨러다이스 감독 시즌별 크로스 키패스 기록
(시즌 - 경기당 평균 크로스로 기록한 키패스 - 크로스 키패스 순위)

09/10 - 2.2회 - 17위(블랙번)
12/13 - 3.5회 - 2위(이하 웨스트 햄)
13/14 - 3.0회 - 5위
14/15 - 3.2회 - 2위
15/16 - 1.5회 - 19위(선덜랜드)
16/17 - 3.1회 - 2위(크리스탈 팰리스)
17/18 - 2.2회 - 15위(에버튼)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앨러다이스 감독은 후방에서 상대 문전을 향해 길게 찔러주는 롱볼 만큼이나 크로스에 의존하는 성향이 짙다. 그가 이끄는 팀은 후방에서 미드필드를 거치지 않고 단숨에 롱볼을 연결해 상대 수비진이 중앙으로 쏠리도록 유도한다. 이후 장신 공격수가 탁월한 높이를 통해 제공권을 획득한 뒤, 양 측면 중 상대 수비수의 1대1 마킹 능력이 떨어지는 쪽으로 공격을 전개해 '클래식 윙어'가 문전으로 크로스를 띄워 다시 공중전을 펼치는 게 앨러다이스 감독이 구사하는 '롱볼 축구'다.

그러나 올 시즌 에버튼은 크로스로 득점 기회를 만드는 '키패스'가 과거 앨러다이스 감독이 이끈 팀과 비교할 때 현저히 떨어지는 모습이다.

# 앨러다이스 감독 시즌별 팀 제공권 기록
(시즌 - 경기당 평균 제공권 획득 횟수 - 제공권 획득 순위 - 팀)

09/10 - 21.2회 - 1위 - 블랙번
12/13 - 21.1회 - 2위 - 웨스트 햄
13/14 - 21.2회 - 3위 - 웨스트 햄
14/15 - 22.9회 - 5위 - 웨스트 햄
15/16 - 17.3회 - 9위 - 선덜랜드
16/17 - 22.0회 - 2위 - 크리스탈 팰리스
17/18 - 20.6회 - 6위 - 에버튼

그런데도 에버튼은 현재 프리미어 리그 20개 구단 중 올 시즌 제공권 획득 횟수가 여섯 번째로 높다. 이는 칼버트-르윈의 제공권 능력과 앨러다이스 감독이 고안해낸 세트피스 공격 시 '약속된 플레이'가 만들어낸 결과다. 이 덕분에 쿠만 감독 경질 시기에 강등권까지 추락한 에버튼의 현재 순위는 9위로 올라섰다. 만약 여기에 캘버트-르윈의 머리를 겨냥할 '클래식 윙어'가 추가되면, 앨러다이스 감독이 머릿속에 그리는 효과적인 롱볼 축구는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

댓글 1

병장 광주송교창

2018.01.13 11:54:20

클래식 윙어 ㅋㅋㅋㅋㅋㅋㅋ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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