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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 변신 '스텝 김' 김혜윤 "인생 2막도 힘찬 스텝을…"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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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6 (수) 05:26

                           


코치 변신 '스텝 김' 김혜윤 "인생 2막도 힘찬 스텝을…"







코치 변신 '스텝 김' 김혜윤 인생 2막도 힘찬 스텝을…



(포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 김혜윤(30)은 2007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발을 디딘 후 작년까지 12년 연속 투어를 지켰다.

2017년에는 10년 이상 연속으로 KLPGA투어에서 활동한 선수만 가입하는 'K-10 클럽' 회원이 됐다.

KLPGA투어 'K-10 클럽' 회원은 김보경, 윤슬아, 홍란(이상 33), 김혜윤에 이어 작년에 가입한 박유나(32) 등 다섯명 뿐이다.

김혜윤은 5차례 투어 대회 정상에 올랐다. 'K-10 클럽' 회원 가운데 가장 많은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다.

김혜윤의 얼굴은 몰라도 김혜윤의 독특한 드라이버 스윙은 웬만한 골프 팬이라면 대부분 안다.

그는 드라이버를 칠 때 발을 모으고 어드레스를 했다가 오른발을 오른쪽으로 디디면서 백스윙을 하고 다운스윙 때 왼발을 왼쪽으로 내디딘다.

이 스윙이 스텝을 밟는 듯하다 해서 '스텝 골퍼'가 별명이 됐다. 캐디백에도 이름 대신 '스텝 킴(STEP KIM)'이라고 새겨져 있다.

163㎝의 작은 키와 가냘픈 몸매 탓에 비거리가 짧아 고민이던 김혜윤이 고등학교 1학년 때 체중 이동을 극대화해서 드라이버샷 비거리를 늘리고자 고안한 비법이다.

어떤 선수도 따라 할 수 없는 특이한 드라이버 스윙은 송곳 아이언샷, 컴퓨터 퍼팅과 함께 김혜윤의 등록 상표나 다름없다.

그러나 이제 필드에서 김혜윤의 스텝 드라이버샷을 더는 볼 수 없다.

지난해 시즌을 끝으로 김혜윤은 조용히 선수 생활을 접었다.

2017년 시드를 잃었고 조건부 시드로 지난해 7차례 대회에 출전해 3번밖에 컷을 통과하지 못하자 미련 없이 은퇴를 결심했다.

김혜윤은 "2017년부터 한계를 느꼈다. 대회가 많아지면서 체력이 받쳐주지 못하니 젊은 후배들을 따라가기 힘겨웠다. 위장병이 생겨서 체중도 많이 빠져 더 버티기가 어려웠다"고 은퇴를 결심한 배경을 밝혔다.

10년 넘게 지킨 필드를 떠났어도 미련은 없다.

그는 "키가 크지도, 힘이 세지도 않은 내가 10년 넘게 투어에서 5승을 올린 것은 내 능력의 130%를 발휘한 결과"라면서 "아마 우승을 한 번도 못했으면 몰라도 미련도, 후회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조용히 은퇴를 결행한 김혜윤은 올해 3월 소리소문없이 결혼식을 올리고 가정을 꾸렸다. 한국프로골프(KPGA)에서 뛰던 남편은 김혜윤보다 먼저 선수 생활을 끝냈다. 김혜윤은 "우리는 전직 프로 골프 선수 부부"라면서 웃었다.

KLPGA투어 선수 '스텝 킴'은 필드를 떠났지만, 김혜윤은 비씨카드 골프단 코치라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오랫동안 비씨카드 로고를 달고 활동한 김혜윤이 은퇴를 결심하자 비씨카드 측이 '플레잉 코치'라는 직함을 주고 선수단 관리를 맡겼다.

김혜윤은 "플레잉 코치라지만 '플레이'는 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일과 21일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1, 2라운드가 김혜윤이 뛴 유일한 KLPGA투어 대회였다. 소속사인 비씨카드가 주최한 대회라서 출전했다.

김혜윤은 코치의 역할은 '새로운 도전'이라고 표현했다.

"아무래도 조심스럽다. 선수들은 각자 스윙 코치가 따로 있기 때문에 기술적인 부분은 선뜻 손을 대기 어렵다"는 김혜윤은 "내 역할은 내가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언니 리더십'을 내세웠다.

"투어에서 오랫동안 활동했기에 선수들 마음은 누구보다 잘 안다"는 김혜윤은 "선수들은 부모나 형제자매한테도 말 못 하는 게 있다. 그걸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게 내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KLPGA투어의 기업 골프단에 KLPGA투어 선수 출신 코치가 자리를 잡은 건 삼천리 골프단 지유진(39) 코치에 이어 김혜윤이 두 번째다. 김혜윤은 "(지)유진 언니를 보고 많이 배운다"고 말했다.

장하나(27), 박도영(23), 한진선(22) 세 명의 비씨카드 골프단 소속 선수들은 '김혜윤 코치'의 등장을 크게 반겼다.

장하나는 "언니가 코치를 맡은 뒤부터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퍼트 때문에 고민이 많던 장하나는 현역 시절 '퍼트 귀신'으로 불렸던 김혜윤에게 팁을 받은 뒤 퍼트가 훨씬 나아졌다고 밝혔다.

한진선 역시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는 조언 한마디 한마디가 귀에 쏙쏙 들어온다"면서 "그 덕분인지 이번 시즌에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골프단 코치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김혜윤은 "은퇴를 했어도 여전히 드라이버를 칠 땐 스텝을 밟는다"면서 "새로운 인생 2막에도 힘찬 스텝을 밟아나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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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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