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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의견 빠진 스포츠 혁신안, 체육인 무시하는 느낌"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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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8 (화) 16:48

                           


"현장 의견 빠진 스포츠 혁신안, 체육인 무시하는 느낌"

대한민국 스포츠인, 공동 성명 발표

"지방 학생은 매일 장거리 통학" "선수들 하루도 못 쉬어" 성토



현장 의견 빠진 스포츠 혁신안, 체육인 무시하는 느낌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전·현직 국가대표와 경기단체인, 스포츠 지도자 등 대한민국 스포츠인들이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 2차 권고안에 현장 의견을 반영하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스포츠 관련 7개 단체는 18일 서울 올림픽파크텔 아테네홀에서 '대한민국스포츠인'이라는 이름으로 공동 성명서를 내고 "스포츠 현장의 목소리와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혁신위 권고안을 전면 재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자리에는 박노준 대한민국국가대표선수협회 회장, 신정희 전 대한체육회 선수위원장, 정동국 경기단체협의회장 등 전·현직 체육단체장과 제갈성렬(빙상), 봉주현(빙상) 등 국가대표 출신 체육인들이 참석했다.

스포츠인들은 지난 4일 혁신위가 발표한 학교 스포츠 정상화를 위한 2차 권고안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체육 현장의 경험과 체험을 바탕으로 한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불균형적인 제안이어서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성명서에서 "혁신위 권고안은 체육인들을 잠재적인 범죄 집단으로 전락시키는 편향적 자세와 체육계 폐해를 침소봉대해 수치스러운 적폐의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또 권고안 내용 중 ▲ 주중 대회 금지 ▲ 특기자 제도 수정 ▲ 운동부 합숙소 폐지 ▲ 소년체전 폐지 등 4개 항목은 체육 현실을 반영하지 않았다며 즉시 재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현장 의견 빠진 스포츠 혁신안, 체육인 무시하는 느낌

박노준 회장은 "단체 종목은 합숙을 안 하면 능률이 오르지 않고, 시간을 맞출 수가 없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를 어떻게 전혀 고민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함께 고민해주기를 간곡히 말씀을 드린다"고 당부했다.

소년체전 폐지와 관련, 초등부는 권역별 학생스포츠축전으로 전환하고 중·고등부는 학교 운동부와 학교스포츠클럽이 참여하는 '통합 학생스포츠축전'에 참가하도록 하라는 권고안을 둘러싼 성토도 쏟아졌다.

정동국 회장은 "꿈나무들을 권역별로 가두면 세계화는 언제 할 것인가. 김연아, 손연재도 외국에서 수준 높은 기량을 배워 세계적인 스포츠인이 됐다"고 반문하며 "영어를 어릴 때부터 배우는 것처럼, 체육도 어릴 때부터 해야 한다. 근육이 다 만들어진 중학생이 돼서야 체조를 시작하는 것은 말도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또 "주중 대회를 금지한다면, 학생 선수들은 주중에 공부하고 주말에 운동해야 하는데 언제 쉬나. 혁신위도 회의는 주말에만 하라"라며 "혁신위는 종목별 특성에 따라 재논의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지만, 그런 비효율적인 권고는 아예 제시를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혁신위의 권고안은 지방 현실을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형원 전북체육회 사무처장은 "합숙이 폐지되면 축구 선수를 하고 싶어서 무주에서 전주로 진학한 학생은 매일 무주에서 전주로 통학해야 하는가"라며 "권고안은 지방을 무시하는 것 같더라. 지방 체육의 고민도 해주셨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현장 의견 빠진 스포츠 혁신안, 체육인 무시하는 느낌

스포츠인들은 혁신위가 기본적으로 체육인을 불신하고 무시하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성명서에서 "현실을 무시한 일방적인 권고안에 체육인들은 공분한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신정희 전 선수위원장은 "학생 선수들이 '운동기계'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수업을 받게 한다면서 '운동기계'라는 말을 쓰더라. '공부기계'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운동기계는 부정적으로 보는 게 섭섭했다"며 털어놨다.

손범규 한국중고등학교탁구연맹회장은 "권고안을 보고 대부분의 체육인은 우리를 싫어하고 무시하고 있으며, 없어져야 하는 존재로 본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마치 체육인은 운동기계이고 못 하는 사람이니 바꿔준다는 느낌"이라고 부연했다.

혁신위가 민간위원 15명과 관련 부처 고위공무원으로 당연직인 위원 5명 등 20명으로 이뤄졌는데, 대다수가 선수 경험이 없는 비체육인 출신이어서 현장 의견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 전 위원장은 "선수들이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주셨으면 한다"며 "청소년은 방탄소년단에 열광하고, '함께'를 중요시한 U20 축구대표팀에 감동했다. 어린 선수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미래 지향적 제안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스포츠인들은 "혁신위의 3차 권고안이 나오면, 내용을 보고 혁신위와 의견을 교환하는 것을 고려하겠다"며 오는 30일 오후 2시 한국체대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다음 달 8일 국회에서 토론회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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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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