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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 ‘특급조커’ 양준식, 다시 기회를 잡다

일병 new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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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2 (화)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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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17.12.12 (화) 16:34

                           

KB손해보험 ‘특급조커’ 양준식, 다시 기회를 잡다



 



[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기회를 잡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프로 6년차 세터 양준식(26) 이야기다.



 



시즌 초 기세와는 달리 최근 주춤했던 KB손해보험. 지난 5일, OK저축은행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통해 3연패에서 탈출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8일, 우리카드에 3-0 완승을 거두며 승점 3점을 챙겼다.



 



3연패후 2연승, 반격의 뒷편에는 세터 양준식이 숨어있었다. 그간 KB손해보험은 2년차 세터 황택의가 주로 공격수를 이끌었다. 프로 경험이 짧은 탓에 그는 종종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권순찬 감독은 그때마다 양준식을 투입했다. 그는 안정적인 패스로 권 감독 기대에 부응했다.



 



 



기록이 말해준다. 단순 수치로 경기 전체를 말하기엔 어려움이 있지만 양준식은 지난 두 경기에서 괄목할만한 세트 성공률 수치를 보였다. OK전을 보면 세트성공률이 황택의 54.2%, 양준식 64%로 나타났다. 우리카드 전에서도 세트성공률이 황택의(52.4%)와 양준식(60%)이 서로 차이를 보였다.



 



 



KB손해보험 ‘특급조커’ 양준식, 다시 기회를 잡다



그가 나서면 코트가 안정된다  



 



올 시즌 양준식은 팀이 흔들릴 때면 어김없이 투입되는 특급 조커다. 지난 시즌까지는 교체 선수로 투입되어도 크게 믿음을 주지 못했지만 올해부턴 확실히 달라졌다. 그가 나서면 코트에 안정감이 생긴다는게 가장 큰 장점이다. 장기인 백패스를 통해 이강원과 좋은 장면도 자주 보여준다.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은 “(양)준식이는 과감하진 않아도 안정적인 운영이 돋보이는 선수다. (황)택의와는 다른 성향을 가졌다. 양준식 투입은 단순히 분위기 전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황택의와 양준식 두 선수를 번갈아 기용하며 팀을 꾸려나갈 계획이다.”라고 비시즌 기간에 말한 바 있다.



 



권 감독 칭찬은 시즌 중에도 계속됐다. 지난 5일과 8일, 연패를 끊고 연승으로 달릴 때도 권 감독은 양준식을 키 플레이어로 꼽으며 칭찬했다. “양준식이 투입되면서 분위기가 바뀌곤 한다. 연승 두 경기에서 양준식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안정성이나 구질을 볼 때 확실히 뛰어나다.”



 



인하부중·고를 졸업하고 배구명문 인하대에서 활약했던 양준식은 2012~2013 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한국전력(당시 KEPCO)에 입단했다. 첫 시즌 준수한 활약으로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이후 주전 경쟁에서 밀려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진 못했다. 결국 그는 2013~2014 시즌이 끝난 뒤 트레이드를 통해 KB손해보험(당시 LIG손해보험)으로 둥지를 옮겼다.



 



팀 이적 뒤 양준식은 좀처럼 찾아온 기회를 제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 팀의 중심을 잡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꽤 오랜 시간 후보 세터로 머물렀던 양준식은 결국 올 시즌,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 활약이 크게 돋보였던 지난 8일, 우리카드를 3-0으로 이긴 날 양준식은 경기 MVP에 선정돼 방송 인터뷰와 기자단 인터뷰를 진행했다. 양준식은 “정말 간만에 하는 인터뷰”라며 긴장한 표정을 보였다. 



 



 



KB손해보험 ‘특급조커’ 양준식, 다시 기회를 잡다



(사진 : 지난 4월 결혼식을 올린 양준식과 부인 이지선 씨)



 
결혼후 달라진 책임감, 코트에서 발산



 



양준식은 지난 비시즌에 큰 변화를 맞았다. 지난 4월 말, 일반인 여자 친구와 결혼식을 올려 부부가 됐다. 그리고 귀여운 아이도 생겼다. ‘까꿍’이라는 태명을 붙인 아이가 내년 2월 세상으로 나올 예정이다.



 



가장이 됐다는 책임감은 양준식을 더 강해지게 했다. 지난 비시즌, 그는 훈련 하나하나에도 달라진 태도로 임했다. 주변에서는 그 모습을 보고 ‘해보려는 의지가 느껴진다’라고 평가했다.



 



양준식 본인 스스로도 ‘가족’이 본인을 지탱하는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시즌을 치르는 데 아내와 아이가 정말 큰 힘이 된다. 시즌 중이라 자주 만나진 못하지만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생긴다. 만삭인 아내를 잘 챙겨주진 못해 미안하다.”



 



양준식은 왼쪽 팔에 ‘1. 2. 7’ 세 숫자를 문신으로 새겼다. 본인 생일이 1월 27일, 그리고 아내 생일이 12월 7일로 의미를 가진 숫자다. 경기 MVP로 뽑혀 방송 인터뷰를 했던 12월 8일은 아내 생일 하루가 지난 날이었다. 만삭의 아내에게 최고 선물을 준 셈이다. 양준식은 “생일인데 만나서 챙겨주질 못했다. 인터뷰 끝나자마자 전화할 생각이다”라며 미소 지었다.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활약 중인 양준식에게 ‘선발 욕심’이 나지 않으냐고 질문하자 “욕심은 나지만 아직은 교체 선수가 편하다”라며 웃어보였다. 이어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선발 출전도 익숙해질 날이 오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만년 후보 선수라는 오명을 벗고 올 시즌 빛나는 특급 조커로 활약하는 양준식. 그는 조금씩 출전 시간을 늘려가며 본인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그가 남은 시즌 계속 활약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지 앞으로 행보에 기대를 모은다.



 



 



사진/ 본인 제공, 더스파이크 DB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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