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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수 김용진→수비수 김수안'…절실함이 빚은 결승골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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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1 (목) 08:24

                           


'공격수 김용진→수비수 김수안'…절실함이 빚은 결승골

울산 김수안, ACL 가와사키전서 후반 추가시간 극적 헤딩골





'공격수 김용진→수비수 김수안'…절실함이 빚은 결승골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포지션도 바꾸고 이름까지 바꿨다. 그만큼 절실했다. 프로축구 울산 현대의 김수안(26) 이야기다.

10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3차전 울산-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 경기에서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김수안이었다.

후반 39분 투입돼 그라운드에 선 것은 추가시간을 포함해 10분이 채 안 되지만 그는 이날 울산의 영웅이었다.

0-0으로 끝날 듯하던 후반 46분 김태환이 상대 진영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김수안이 골문으로 쇄도하며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해 승부를 갈랐다.

김도훈 울산 감독이 "'인생골'일 것 같다"다고 얘기할 정도로 김수안의 축구 인생에 두고두고 기억될만한 멋지고 값진 골이었다.

김수안은 "절실함, 집념의 골이었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울산은 김수안 덕에 가와사키를 1-0으로 돌려세우고 2승 1무(승점 7)로 조 1위를 굳게 지키며 16강 진출 희망을 부풀렸다.

김수안은 축구 팬들에게조차도 잘 알려진 선수는 아니다.

건국대를 중퇴한 김수안은 2014년 울산에 입단했다. 하지만 이후 3년 동안 울산 현대미포조선, 강원FC, 충주 험멜 등 실업축구 내셔널리그와 K리그2(2부리그) 등에서 임대선수로 뛰다가 2017년 울산에 복귀했다.

그해 울산 지휘봉을 잡은 김도훈 감독의 부름으로 김수안은 임대선수 생활을 끝낼 수 있었다.



'공격수 김용진→수비수 김수안'…절실함이 빚은 결승골

키가 192㎝나 되는 김수안은 학생 시절은 물론 울산에 입단할 때도 포지션이 공격수였다.

하지만 프로에서의 선수 생활이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서 수비수로 변신을 자청했다.

김수안은 "냉정하게 생각했다. 공격수는 타고난 부분도 있어야 하고 공격포인트가 따라주지 않으면 뛰기 힘들어진다는 걸 알았다"면서 "그런 면에서 나는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게다가 "힘들게 울산에 복귀했으니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축구 인생을 다시 시작해보겠다"면서 2017년 여름 이름도 바꿨다. 김수안의 원래 이름은 김용진이었다.

김수안은 아직 K리그에서는 골이 없지만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이날 골이 두 번째였다.

약 2년 전인 2017년 5월 호주 브리즈번 로어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2-2로 맞선 후반 30분 결승골을 넣어 울산에 3-2 재역전승을 안겼다. 당시는 김용진이라는 이름으로 뛸 때다.

김수안은 이날 가와사키전에서 결승골을 꽂은 뒤 벤치로 달려가 김도훈 감독 품에 안겼다.

이에 대해 김수안은 "울산으로 복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는데 오갈 데 없는 저의 절실함을 알아주시고 감독님이 기회를 주셨다"면서 "감독님은 나의 은인이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도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수안은 처절하게 생활하고 운동하고 있다. 이 골이 그동안 김수안이 얼마나 처절하게 준비해 왔는지 보여준 것이라 생각한다"며 자신이 골을 넣은 것처럼 기뻐했다.



'공격수 김용진→수비수 김수안'…절실함이 빚은 결승골

김수안은 아직 K리그에서는 득점이 없다. 2017년 울산으로 돌아와 처음 K리그 그라운드를 밟은 그는 그해 12경기를 뛰었고 지난해에는 정규리그 1경기 출전에 그쳤다. 올해는 아직 K리그에서는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제는 K리그에서도 득점할 때'라는 주위의 기대감에 김수안이 "일단은 경기 투입이 먼저다"라고 잘라 말하는 이유다.

울산 구단 홈페이지 선수단 소개란에는 지난해부터 김수안이 요청해 그의 포지션이 수비수로 올라 있다. 하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 홈페이지를 비롯해 이날 AFC의 공식 기록지에도 김수안의 포지션은 공격수로 돼 있다.

김수안은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면서 "공격수든, 수비수든 경기장에서 뛰는 것 자체만으로 좋다. 어떻게든 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많은 무명의 선수가 자신을 보고 희망을 얻기를 바라기도 했다.

김수안은 "경기 뛴 선수들만 주목받고 모든 것을 얻다시피 한다"면서 "하지만 나도 열심히 준비하다 보니 이런 날이 온 것 같다. 다른 선수들도 나를 보면서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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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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