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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섭과 김병수의 만남, 강원FC의 미래를 그린다

이등병 Socc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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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4 (목) 10:48

                           

송경섭과 김병수의 만남, 강원FC의 미래를 그린다



 



통하는 사이였던 아웃사이더와 축구 천재가 의기투합 하기까지



 



[골닷컴] 서호정 기자 = 강원FC의 2018시즌을 위한 첫 훈련이 시작되는 4일. 송경섭 감독은 클럽하우스가 있는 강릉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같은 시간 다른 한 사람도 강릉으로 움직였다. 김병수 전 서울 이랜드 감독이었다. 그의 목적지도 강원의 클럽하우스였다. 



 



강원은 4일 오전 신임 전력강화부장에 김병수 전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선수단 운영을 위한 장기적 관점에서 지난해부터 전력강화팀을 운영해 온 강원은 공석이던 부장의 적임자를 찾았다. 공교롭게 전임 전력강화부장은 현 송경섭 감독이다. 전력강화팀 신설과 동시에 부임한 송경섭 감독은 1년 간 강원의 전력 강화를 주도했다. 상위 스플릿 진출 성과를 음지에서 뒷받침했다. 



 



송경섭 감독은 꿈에 그리던 K리그 클래식 지휘를 이루게 됐지만 전력강화팀에 대한 미련도 컸다. 이완 스카우트와 함께 방향성, 시스템을 만든 데 대한 자부심이었다. 애착이 컸던 그는 후임 전력강화부장에 뛰어난 혜안과 시야를 가진 축구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김병수 전 감독을 강력 추천했다. 



 



비운의 축구 천재인 김병수 전 감독은 포항 2군 감독, 강화부장을 거쳐 영남대 감독으로 재직하며 대학 무대를 평정했다. 신진호, 이명주, 임채민, 김승대, 손준호 등을 발굴했고 확실한 전술 색깔을 보였다. 자기 철학과 실천력을 지닌 몇 안 되는 국내 축구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프로 감독으로서는 차가운 현실에 부딪혔다. 지난해 서울 이랜드 감독을 맡았지만 여러 한계를 경험했다. 늦은 부임으로 선수 보강이 어려웠다. 후반기에 분전했지만 K리그 챌린지 8위로 시즌을 마쳤다. 당초 장기적 관점으로 김병수 감독을 데려온 서울 이랜드는 3년 연속 승격에 실패하자 조급해졌고, 결국 이견 차를 좁히지 못하며 결별했다. 



 



송경섭과 김병수의 만남, 강원FC의 미래를 그린다



 



송경섭 감독은 지난달 P급 보수 교육에서 만난 김병수 감독에게 강원 전력강화부장 직을 제안했다. 구단에도 강력 추천을 했다.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휴식을 취하던 김병수 감독은 고민을 했다. 현장에 대한 미련도 있었고, 선수단을 서포트하는 정확한 역할에 대한 물음표도 있었다. 과거 포항에서 강화부장을 맡은 적이 있지만 국내 축구계에서는 독립적인 역할보다는 프런트에 예속되고, 선수단에 끌려가는 모호한 위치였다. 



 



송경섭 감독과 조태룡 대표가 적극 설득한 끝에 김병수 감독의 수락을 받아냈다. 송경섭 감독은 강원의 전력강화팀이 K리그의 다른 팀과 달리 독립성을 갖고 있고 명확한 역할이 있다는 점을 어필했다. 조태룡 대표는 강한 신뢰와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송경섭 감독은 “김병수 선배의 축구 철학에 공감하고 긴 시간 알고 지내왔다. 사실 선수 시절부터 제가 흠모했던 선배다. 병수 형처럼 공을 차고 싶었는데 쉽지는 않았다. 최근 뵙고 제안을 드렸다. 구단에 적극 요청했고 다행히 모실 수 있었다”라며 이전부터 함께 일하고 싶었던 마음을 밝혔다. 



 



이어서는 “지도자 교육에서 병수 형이 축구 얘기를 시작하면 참신했다. 설득력도 있어서 주변에서 다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난 아웃사이더니까 다른 사람들처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반문했다. 소위 토론이 되는 상대였다”라며 축구에 대한 열정과 생각이 닮았음을 강조했다. 



 



이제 강원의 전력강화부장으로 새 출발을 하는 김병수 전 감독은 “아직 잘 모르겠다. 송감독이 제안을 하고 고민을 했다. 현장에서 새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기대와 동시에 빨리 업무를 파악해야 한다는 걱정이 겹친다”라며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동시에 “내 포지션을 빨리 이해하고 송감독을 최대한 돕겠다. 팀에 누가 되지 않아야 한다”라며 의욕도 보였다. 



 



김병수 전력강화부장의 합류로 강원은 흥미로운 점도 갖추게 됐다. 코칭스태프부터 전력강화팀까지 감독보다 나이 많은 인물들이 대거 자리를 잡고 있다. 지난달 확정된 코칭스태프에도 이도영 수석코치, 김동영, 김용호, 이충호 코치가 송경섭 감독보다 연상이다. 상명하복을 강조하는 한국적 상황에서는 보기 드문 모습이다.



 



감독의 권위에 대한 주변의 우려를 들은 송경섭 감독은 “난 오히려 너무 좋다. 실력이 있다면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서로 생각을 공유하고 화합 할 수 있느냐다. 나이로 수직적인 서열이 정해지는 정서를 타파하고 싶다”라며 목표를 밝혔다. 이어서는 “축구를 고민하고, 의논할 수 있는 사람들과 열정적으로 고민해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겠다”라며 강원의 밝은 미래를 약속했다. 



 



강원은 선수단 전원을 소집해 4일부터 훈련을 시작한다. 이적설이 있었던 이근호, 정조국도 함께다. 송경섭 감독은 “두 선수 모두 보낼 이유가 없다. 고려한 적도 없다. 이근호는 너무 중요한 선수다. 정조국도 올해 본인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줄 것이다”라며 이적설을 불식시켰다. 이어서는 “새해부터 본격적으로 선수 영입이 시작되고 있다. 깜짝 놀랄 영입도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라고 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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