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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승부만큼이나 멋있던 김종민-차상현 감독의 악수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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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6 (토) 09:46

                           


명승부만큼이나 멋있던 김종민-차상현 감독의 악수





명승부만큼이나 멋있던 김종민-차상현 감독의 악수

(김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고배를 마신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과 축하의 악수를 했다.

지난 15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프로배구 플레이오프 1차전(3전 2승제)은 도로공사의 세트 스코어 3-2 승리로 끝이 났다.

도로공사는 1∼2세트를 쉽게 따냈으나 3∼4세트를 연이어 내준 데 이어 마지막 5세트 초반에도 끌려가며 역전패 위기에 몰렸다.

GS칼텍스에 완전히 흐름이 넘어간 듯 보였으나 도로공사는 승부처에서 특히 강한 박정아의 폭발적인 득점을 앞세워 전세를 뒤집고 귀중한 1차전을 따냈다.

정규리그 2위와 3위가 맞붙은 플레이오프의 기대치에 걸맞은 명승부였다. 경기 후 장면도 그랬다.

풀세트 패배의 아쉬움이 채 가시기 전, 차 감독은 얼굴 한 번 붉히지 않고 김 감독과 악수했다.

환하게 웃는 두 감독의 모습에서는 누가 승자이고, 누가 패자인지 알기 어려웠다.



명승부만큼이나 멋있던 김종민-차상현 감독의 악수

지난 시즌까지 14번의 여자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은 단 한 번의 예외 없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디펜딩 챔피언' 도로공사로서는 그 어떤 승리보다 기쁜 결과였고, 5년 만에 '봄 배구' 무대에 나선 GS칼텍스에는 뼈아픈 패배였다.

특히 GS칼텍스가 거의 뒤집은 것처럼 보였던 경기였기에 아쉬움이 더욱 짙게 남았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차 감독은 정성껏 김 감독의 승리를 축하해줬고, 김 감독 역시 따뜻한 미소로 차 감독을 격려했다.

둘은 '30년 지기'다. 초, 중, 고교를 함께 나왔다. 늘 서로를 응원했던 두 감독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물러설 수 없는 승부를 펼치고 있다.

두 감독은 앞서 미디어데이에서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이며 플레이오프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차 감독이 "중학교 때는 내가 김 감독에게 배구를 가르쳤는데, 많이 컸다"고 도발하자 김 감독은 "고교·대학 때는 내가 더 잘했다"고 응수했다.

보통 미디어데이에서 감독들은 서로에게 예의를 지키기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자제하고 조심하는 편인데, 두 감독은 그런 게 없었다.

그래서 신선했고, 또 그래서 두 팀의 맞대결에 또 하나의 흥미 요소가 더해졌다.



명승부만큼이나 멋있던 김종민-차상현 감독의 악수

경기 전 차상현 감독은 큰 경기 경험이 적은 20대 초중반의 어린 선수들에게 "즐기자"고 주문했다.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즐기자"고 했다. 차 감독은 쓰라린 패배 뒤 보여준 그 미소로 자신의 말을 실천했다.

친구의 마음은 친구가 헤아렸다. 김 감독은 차 감독과 웃으며 돌아섰지만,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그는 "차 감독이 겉으로는 웃지만, 속으로는 웃는 것이겠습니까"라고 반문한 뒤 "그게 승부의 세계인 것 같다. 그래도 이기고 지고를 떠나 상대를 축하하는 배려는 있어야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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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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