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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도르트문트, 새 감독 슈퇴거 선임한 3가지 이유

이등병 Socc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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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1 (월) 17:37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도르트문트, 새 감독 슈퇴거 선임한 3가지 이유



 



슈퇴거 선임 이유 1. 선수 친화적인 인물 2. 수비 안정성 구축 3. 단기 대안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피터 보슈 감독을 경질하고 '쾰른의 위르겐 클롭' 페터 슈퇴거를 신임 감독으로 임명했다.



 



Peter(보슈)가 가고, Peter(슈퇴거)가 온다. 도르트문트가 성적 부진을 이유로 보슈를 경질하고 슈퇴거를 새 감독에 임명했다. 이와 함께 도르트문트는 잔여 시즌을 슈퇴거 체제에서 보낼 예정이다.



 



슈퇴거 선임은 급작스럽게 이루어졌다. 슈퇴거는 기자 회견을 통해 "토요일에 쾰른을 떠나 고향집 오스트리아 빈으로 돌아갔고, 당일 저녁에 도르트문트로부터 감독직 요청 전화를 받았다. 깜짝 놀랐지만 그들이 내 도움을 진정으로 원하고 있다는 걸 느꼈기에 난 일요일 아침, 도르트문트행 비행기에 올랐다"라고 밝혔다.



 



그러면 도르트문트가 슈퇴거를 급하게 데려온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바로 침체된 분위기를 개선할 자극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도르트문트는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분데스리가 7라운드까지 6승 1무 승점 19점 골득실 +19로 구단 역사상 가장 좋은 출발을 기록했다. 하지만 RB 라이프치히와의 8라운드 홈경기에서 2-3 패배를 당하며 분데스리가 홈 41경기 무패 행진에 제동이 걸린 걸 시작으로 최근 분데스리가 8경기 무승(3무 5패) 포함 공식 대회 14경기에서 1승 5무 8패의 부진을 보였다. 그마저도 1승은 DFB 포칼 2라운드에서 3부 리가 구단 마그데부르크를 상대로 거둔 게 유일했다.



 



더 큰 문제는 내용에 있다. 챔피언스 리그에선 키프러스 구단 APOEL 니코시아를 상대로 홈원정 모두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고도 2경기 모두 1-1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승격팀 하노버에게 2-4로 완패했고, 또 다른 승격팀 슈투트가르트에게도 1-2로 패했다. 샬케와의 레비어 더비에선 전반전에 4-0으로 승리하고 있었음에도 후반 4실점을 허용하며 기적같은 무승부의 희생양으로 몰락했다. 주말, 분데스리가 홈경기에선 강등권 팀 베르더 브레멘에게 11시즌 만에 처음으로 홈에서 패했다. 



 



당연히 도르트문트는 챔피언스 리그에서 2무 4패로 조기 탈락의 수모를 겪어야 했다. 그나마 APOEL에게 골득실에서 앞서 운좋게 유로파 리그에 진출한 도르트문트이다. 분데스리가 순위 역시 9라운드까지 1위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8위로 추락한 상태다. 감독 교체 밖에는 답이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면 도르트문트의 선택은 왜 슈퇴거일까? 물론 슈퇴거가 쾰른 지휘봉을 잡자마자 데뷔 시즌에 2부 리가 팀 쾰른을 분데스리가로 승격시킨 데다가 분데스리가에서도 3시즌 연속 순위를 끌어올리며(2014-15 12위, 2015-16 9위, 2016-17 5위) 소속팀을 25년 만에 유럽 대항전으로 이끈 감독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과거의 명성을 뒤로 하고 추락하던 팀을 재건해 현재의 쾰른을 만든 인물이다. 쾰른의 위르겐 클롭(몰락하던 도르트문트를 재건한 감독으로 현재 리버풀을 지도하고 있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쾰른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오스트리아 리그에서만 지도자 경력을 이어왔다는 데에 있다 우승 경력 역시 오스트리아 빈 감독 시절 2회의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우승(2005/06, 2012/13_과 2회의 오스트리아 컵 우승(2004/05, 2005/06), 그리고 쾰른의 2부 리가 우승(2013/14)이 전부다. 게다가 이번 시즌엔 쾰른에서 14라운드까지 3무 11패에 그치며 분데스리가 역사상 최악의 시즌 출발을 알렸다. 적어도 이번 시즌만 놓고 보면 실패한 감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즉 액면가만 놓고 보면 슈퇴거는 도르트문트급에 어울리는 감독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에 슈퇴거조차 도르트문트 부임 기자회견에서 "아키(한스-요아힘 바츠케 도르트문트 CEO의 애칭)에게 이번 시즌 내가 분데스리가에서 벌어들인 승점은 3점 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그는 날 원했다"라고 토로했을 정도.



 



그럼에도 도르트문트가 슈퇴거를 선임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첫째, 슈퇴거는 선수 친화력에 있어 분데스리가에서도 첫 손가락에 꼽히는 인물이다. 쾰른 카니발 시기엔 솔선수범해서 가발을 쓰고 레더호젠(가죽 멜빵 바지형태의 독일식 전통 복장)을 입고선 훈련장에 등장해 선수들과 함께 즐거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것이 바로 그가 쾰른 선수들과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는 이유이다. 그러하기에 그가 14라운드 샬케전이 끝나고 작별 인사를 보내자 쾰른 팬들이 박수를 치며 그의 이름을 연호했고, 선수들도 아쉬움을 표한 것이다.



 





 



현재 도르트문트는 선수단 사기 및 분위기가 바닥을 치고 있다. 선수들의 얼굴에서 웃음기를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독일 축구 전문 잡지 '11Freunde'는 최근 도르트문트의 부진에 대해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바로 지난 시즌, 모나코와의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을 앞두고 버스 테러에 휘말린 도르트문트 선수들이 여전히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는 진단이었다. 당시 마크 바르트라는 폭탄 테러로 인해 팔목 골절상을 당했고, 다른 도르트문트 선수들 역시 죽음의 공포를 느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팀이 잘 나가고 있을 땐 문제가 안 되지만 위기 국면에서 테러 당시의 기억이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면서 위축이 되는 문제가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다는 소리.



 



이런 점을 고려하면 슈퇴거처럼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친구같은 감독이 필요하다. 슈퇴거가 성격과 기질적인 면에서 클롭을 연상시킨다는 사실은 도르트문트의 분위기 반전에 있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슈퇴거는 수비 밸런스를 중시 여긴다는 데에 있다. 그 동안 도르트문트를 지도한 클롭과 토마스 투헬, 그리고 보슈 모두 공격 축구를 구사하는 감독이었다. 자연스럽게 공격력에 있어서 도르트문트는 여전히 분데스리가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도르트문트의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팀 득점은 35골로 바이에른 뮌헨과 공동 1위에 올라있다. 경기당 팀 득점은 2.5골로 클롭 시절(경기당 2.3골)보다 높고, 투헬 시절(2.5골)과 동률이다. 문제는 경기당 1.5골을 내주는 수비에 있다. 도르트문트의 팀 실점은 23골로 분데스리가 최다 실점 5위다.



 



슈퇴거는 이번 시즌 팀 실점이 많은 편에 속했지만 이전까지는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실점을 최소화하는 축구를 구사한 인물이다. 슈퇴거가 이끄는 쾰른이 승격한 2014/15 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3시즌 동안 분데스리가 102경기를 소화하며 122실점을 허용했다. 이는 바이에른과 도르트문트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심지어 도르트문트와의 3시즌 도합 실점 차이도 단 6골이 전부다(도르트문트 116실점). 도르트문트와 쾰른의 객관적인 전력을 고려하면 쾰른이 더 효과적으로 수비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도르트문트는 점유율 축구를 통해 경기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는 팀이기에 상대에게 공격을 허용하는 빈도 자체가 적다).



 



그러하기에 미하엘 초어크 도르트문트 단장은 기자회견에서 "슈퇴거는 쾰른과 함께 발전해왔다. 특히 그는 쾰른에 안정감을 가져다 주었다. 이는 최근 우리에게 가장 부족한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는 뛰어난 공격 축구를 구사하지만 수비적인 안정감이 필요하다"라고 선임 배경을 밝히면서 "우리는 슈퇴거가 남은 시즌 동안 우리 팀에 안정감이라는 걸 가져다 주길 희망한다"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현재 도르트문트가 원하는 감독 후보들이 모두 현재 타 팀을 지도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율리안 나겔스만 호펜하임 감독과 루시앵 파브르 니스 감독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현 시점에서 도르트문트가 장기적인 대안으로 데려올 수 있는 감독 풀은 부족하다. 특히 단기 감독으로 부임할 감독은 더더욱 제한적이다. 



 



이것이 바로 도르트문트가 슈퇴거와 이번 시즌 종료까지 단기 계약을 체결한 이유이다. 슈퇴거를 활용해 위기 상황을 넘기면서 시즌 종료 후 나겔스만 혹은 파브르 같은 감독을 데려와 장기 플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슈퇴거만한 감독도 찾기 드물다고 할 수 있다.



 



그 외 슈퇴거는 도르트문트 상대로 2승 4무 1패로 근소하게나마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 점 역시 도르트문트 입장에선 슈퇴거에게 매력을 느낄 만한 요소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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