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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연봉 낮춘 다저스의 다음 행보는?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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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6 (수) 20:02

                           
[이현우의 MLB+] 연봉 낮춘 다저스의 다음 행보는?

 
[엠스플뉴스]
 
트레이드를 통해 연봉을 덜어낸 LA 다저스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까?
 
지난 22일(한국시간) 다저스는 신시내티 레즈에 야시엘 푸이그, 맷 켐프, 알렉스 우드, 카일 파머를 넘기고 호머 베일리와 지터 다운스 그리고 조시아 그레이를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다저스→신시내티
외야수 맷 켐프 타율 .290 21홈런 85타점 WAR 1.1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 타율 .267 23홈런 63타점 WAR 2.7
포수/3루 카일 파머 타율 .235 9타점 WAR 0.2
좌완 알렉스 우드 9승 7패 151.2이닝 ERA 3.68 WAR 1.3
+연봉 보조 700만 달러
 
신시내티→다저스
우완 호머 베일리 1승 14패 106.1이닝 ERA 6.09 WAR -1.5
2루/유격 지터 다운스(MLB.com 다저스 7위)
우완 조시아 그레이(MLB.com 다저스 16위)
 
다저스가 넘겨받은 선수들의 내년 시즌 기대 성적만 놓고 봤을 때, 얼핏 신시내티의 압승으로 보이는 이번 트레이드를 단행한 의도는 명백하다. 로스터 내 중복 자원을 정리함으로써 연봉을 덜어내고, 남는 돈을 활용해 전력을 보강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다저스가 내보낸 4명의 2019시즌 예상 연봉 합계는 약 4200만 달러(켐프 2175만 푸이그 1130만 우드 900만 파머 최저연봉)다. 반면, 베일리의 연봉은 2300만 달러, 바이아웃은 500만 달러다. 여기에 연봉 보조 금액인 700만 달러를 더하면 다저스가 2019시즌 지출해야 할 돈은 3500만 달러다.
 
이렇게만 보면 다저스가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얻은 금전적인 여유는 약 700만 달러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경쟁 균형세(사치세)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경쟁 균형세의 기준은 단순 연봉 총액이 아닌 CBT 페이롤(바이아웃과 이미 달성한 옵션을 포함한 보장 계약금을 계약 기간로 나눈 액수의 합계)을 기준으로 한다. 이 CBT 페이롤 기준에서 다저스가 내보낸 4명의 계약은 여전히 약 4200만 달러인 반면, 베일리의 계약은 1750만 달러((연봉 1억+바이아웃 500만)/6년)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다저스가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비워낸 CBT 페이롤은 약 2450만 달러가 된다. 한편, 트레이드 이전 다저스의 CBT 페이롤은 약 2억 900만 달러로 추정됐었다. 즉, 이번 트레이드 이후 다저스의 CBT 페이롤은 약 1억 8450만 달러가 됐다. 이는 2019년 경쟁 균형세 기준선인 2억 600만 달러보다 약 2150만 달러가량 적은 금액이다.
 
일반 페이롤 기준 다저스의 금전적 이득
4200만(켐프 2175만+푸이그 1130만+우드 900만)
- 3500만(베일리 2300만+바이아웃 500만+보조 700만)
= 700만 달러
 
CBT 페이롤 기준 다저스의 금전적 이득
4200만(켐프 2175만+푸이그 1130만+우드 900만)
- 베일리 1750만(연봉 1억+바이아웃 500만)/6년)
= 2450만
 
다저스에게 CBT 페이롤을 낮추는 게 중요한 이유는 지난 11월 지역 매체 LA 타임즈가 한 보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다저스는 투자자들에게 2019년부터 2022년까지 경쟁 균형세 제한선 밑으로 CBT 페이롤을 낮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2012년 구겐하임 그룹이 구단을 인수한 이래, 다저스가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연간 최소 4000만 달러 이상의 적자에 시달렸던 것을 고려한다면 당연한 순서에 가깝다.
 
그런데 2019년 메이저리그의 경쟁 균형세 기준선은 2억 600만 달러(약 2319억 원)다. 즉, 다저스는 투자자들에게 말한대로 경쟁 균형세 밑으로 CBT 페이롤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트레이드를 통한 연봉 낮추기가 필요한 상황이었다는 얘기다. 
 
그런 상황에서 중복 선수들을 '한꺼번에' 처분하며 CBT 페이롤 여분을 2450만 달러나 확보한 것은 그야말로 놀라운 수완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다저스 입장에서 이번 트레이드가 성공적이라고 평가받기 위해선 한 가지 남은 절차가 있다. 바로 남은 CBT 페이롤을 활용해 켐프와 푸이그 그리고 우드가 빠진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저스가 영입할 수 있는 후보로는 어떤 선수가 있을까?
 
 
 
이번 트레이드 이후 현지 매체로부터 다저스의 영입 후보로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선수는 역시 'FA 최대어' 브라이스 하퍼다. 하퍼는 올해 전반기까지 타율이 .214에 머무르는 등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면서도 타율 .249 34홈런 100타점 13도루 OPS .889 WAR 3.5승이란 준수한 성적으로 시즌을 끝마쳤다.
 
만약 그가 NL MVP를 수상했던 2015시즌 성적(타율 .330 42홈런 99타점 WAR 9.3승)에는 미치지 못할지라도 그에 근접한 성적을 기록할 수 있다면 다저스는 공격력 부문에서 놀랄만한 업그레이드를 이루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퍼를 영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워싱턴 내셔널스의 10년 3억 달러 제안을 뿌리치고 나온 하퍼를 잡기 위해선 최소한 그에 준하는 금액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게 되면 간신히 낮춘 CBT 페이롤이 다시 경쟁 균형세 제한선을 넘기게 된다. 한편, 다저스는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이 부임한 이후 총액 1억 달러가 넘는 계약을 맺은 적이 없었다.
 
물론 하퍼는 LA에서 그리 멀지 않은 라스베가스 출신의 슈퍼스타지만, 그를 영입하기 위해 다저스가 운영 원칙을 깨고 사치세 규정선을 넘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이에 따라 많은 현지 매체는 다저스가 하퍼를 영입하기보단 마이애미 말린스로부터 포수 JT 리얼무토를 영입하거나, FA 우타 중견수 AJ 폴락을 영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편, 이보단 가능성이 낮지만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부터 에이스 코리 클루버를 영입할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
 
[이현우의 MLB+] 연봉 낮춘 다저스의 다음 행보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는 다저스가 최근 몇 년간 보인 행보를 바탕으로 한 '추측'에 불과하다. 다저스는 2013년 83억 5000만 달러(약 9조 4000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중계권 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구축한 팀이며, 푸이그 계약 이후 약 4년간 쿠바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서만 4억 달러를 쏟아부은 팀이기도 하다.
 
그들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하퍼를 영입할 여력이 있으며,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것을 설욕하기 위해서"라는 명분은 투자자들을 설득하기에 충분한 근거가 될 수 있다. 한편, 올해 경쟁 균형세 기준선 이하로 CBT 페이롤을 유지한 덕분에 내년 시즌 경쟁 균형세 기준선을 초과했을 때의 부담도 20%로 줄었다.
 
이런 이유로 ESPN의 버스터 올니, CBS 스포츠의 조나 케리를 비롯한 여러 전문가는 다저스가 하퍼를 영입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내다보고 있다. 과연 다저스는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될까? 한 가지 분명한 점이 있다면 다저스에게 지난 트레이드는 추후 행보를 위한 준비 운동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다저스의 스토브리그는 이제부터 시작됐다.
 
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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