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2018년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2018~2019 도드람 V-리그도 반환점을 돌았다. 정규 시즌 절반을 지난 시점, 올 시즌 새롭게 리그에 발을 내디딘 신인들은 어떤 활약을 펼쳤을까? 영광스러운 프로 무대 첫 발을 내딛은 이번 신인선수들의 활약상을 짚어본다.
(기록은 24일 경기 종료 시점)
절반 동안 가장 눈에 띈 ‘빅2’는?
현대캐피탈 이원중
15경기 출전, 세트 당 평균 8.425개 세트성공우리카드 황경민
10경기 출전, 경기당 7.3득점, 공격성공률 47.79% / 리시브효율 36.66%
남자부 신인 선수들 가운데 팬들에게 가장 많은 눈도장을 찍은 선수는 누구일까. 일단은 코트 위에 자주 올라야 눈에 띄는 법. 코트에 여러 차례 등장해 눈길을 끈 빅3 선수들을 꼽아본다.
시즌 초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경기장에 오르는 신인 선수를 꼽자면 단연 현대캐피탈 세터 이원중이다. 10월 말 팀 주전 세터 이승원이 손 부상으로 전력 이탈하면서 신인 이원중에게 갑자기 기회가 찾아왔다. 이원중은 그야말로 온몸으로 부딪히며 프로의 높은 벽을 체감했다.
이원중은 이승원이 자리를 비운 여섯 경기 동안 주전세터로 경기에 나섰다. 결과는 3승 3패. 이후 11월 20일, 이승원이 복귀하면서 서서히 출전 기회가 줄어들었다.
세터는 그 팀에 녹아들기 위해서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훈련을 통해 공격수와 볼 높낮이를 조절하고 타이밍을 맞춰야 한다. 그러나 이원중은 10월 17일, 성균관대 소속으로 전국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차지한 뒤 팀에 합류했다. 팀에 적응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공격수와 호흡, 볼 컨트롤 등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였다. 다행스럽게도 파다르를 비롯해 좋은 공격수들이 이원중을 많이 도와줘 승률 50%를 맞췄다.
최태웅 감독은 당시 이원중 활약에 대해 “신인 선수다. 무언가를 요구하기보다는 경기장 안에서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 그 때문에 별다른 지적을 하지 않았다. 이제 이승원이 돌아왔으니 우리 팀에 맞는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가르칠 것이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주전으로 나설수록 외인 파다르와 호흡이 맞아 들어가는 점은 긍정적 요소였다. 이를 통해 코트 위에서 자신감을 표했던 이원중이다. 이승원 복귀 이후 이원중은 이승원이 흔들릴 때 백업 세터로 경기에 나서 틈틈이 경험을 쌓고 있다. 명세터 출신 최태웅 감독 아래서 훌륭한 세터로 성장하고 있는 이원중이다. 남자부 신인왕은 2016~2017시즌 황택의, 2017~2018시즌 이호건으로 두 시즌 연속 세터가 수상했다. 이원중이 이를 이어가 3연속 세터 수상을 기록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이원중이 시즌 초반에 자주 보였다면 최근 얼굴을 많이 보이는 선수는 우리카드 윙스파이커 황경민이다. 1라운드 2순위로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은 황경민은 나경복과 함께 윙스파이커 한 자리에 얼굴을 자주 비추고 있다.
황경민은 11월 17일, OK저축은행전을 시작으로 꾸준히 경기에 출전했다. 기존에 한성정, 김정환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자리에서 그 능력을 인정받아 빛나고 있다.
황경민은 공격과 수비 밸런스가 좋은 선수다. 경쟁 관계인 한성정은 서브와 공격이 좋지만 수비에서 섬세함이 떨어지는 편이다. 리시브 역시 약점이다. 김정환은 수비 쪽에 특화된 선수로 공격력은 다소 아쉽다. 황경민은 공격과 수비 적절한 밸런스로 프로 무대에서 적응력을 키우고 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황경민을 두고 “대한항공 곽승석처럼 살림꾼 역할을 하는 선수로 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살림꾼이 되려면 무엇보다 뒷선에서 단단하게 버텨주는 역할이 우선이다. 황경민은 우리카드 약점인 리시브에서 그나마 나은 성적으로 선배들을 제치고 출전 기회를 받고 있다.
경기대 시절 자랑이던 공격력은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지만 리시브 능력에는 의문이 붙었던 황경민이다. 그러나 기대 이상으로 잘 버텨주고 있다. 우리카드는 팀 리시브효율 28.51%로 전체 최하위인 상황이다. 황경민은 리시브효율 36% 수준으로 팀 내에서는 나름 괜찮은 수치다. 특히 3라운드 들어서는 팀 리시브 가운데 34.61%를 담당하며 가장 많이 받아냈다.
무엇보다 경기장 위에서 긴장하지 않고 제 플레이를 하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다. 첫 수훈 인터뷰에서 “처음엔 긴장했지만 배구는 다 똑같다는 걸 느꼈다”라는 당찬 멘트를 플레이로 증명해내고 있다.
숨은 조연들, ‘후반기를 기대해’
우리카드 최현규
17경기 출전(53세트), 3 서브득점, 12 서브범실 (71 서브시도)KB손해보험 한국민
15경기 출전(26세트), 6 서브득점, 13 서브범실 (40 서브시도)한국전력 박태환
14경기 출전(41세트), 9 블로킹, 1 서브에이스, 속공성공률 47.37%신인들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한 선수는 우리카드 최현규다. 최현규는 18경기 가운데 17경기에 원 포인트 서버로 출전했다. 비록 코트 위에 올라간 시간 자체는 짧지만 꾸준히 얼굴을 비추며 본인 이름 석 자를 알리고 있다.
최현규는 17경기서 서브에이스 3개로 득점 자체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범실이 많지 않고 서브가 네트 위를 날카롭게 넘어가는 것이 장점이다. 올 시즌 서브범실은 12개로 경기당 1개가 채 되지 않는다. 이런 정확함 덕분에 신영철 감독 선택을 받고 있다.
최현규와 마찬가지로 KB손해보험 한국민도 원 포인트 서버로 자주 출전하고 있다. 몇 차례 아포짓 스파이커로 출전한 경험도 있지만 외인 펠리페가 그 자리에 온 이후로는 대부분 원 포인트 서버로 나선다.
한국민은 서브 뿐 아니라 공격에서 재능도 나름 인정받았다. 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은 “생각 외로 한국민 공격력이 괜찮다. 단순히 힘을 치는 게 아니고 상대 코스나 블로킹을 읽어 치는 능력이 뛰어나다. 수비할 때 움직임도 괜찮아서 나중에 좋은 선수로 클 재목이다”라고 한국민에 대해 평했다.
미들블로커 중에서는 3라운드 3순위로 한국전력에 입단한 박태환이 돋보인다. 미들블로커가 약한 팀 사정 상 자주 출전기회를 얻으며 경기장에 나섰다. 194cm로 미들블로커로는 신장이 작은 편이지만 운동능력으로 이를 보완하는 스타일이다.
올 시즌 전체 1순위로 프로에 합류한 또 다른 미들블로커, OK저축은행 전진선은 아직까지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 발목 부상을 안은 채 팀에 합류해 제 경기력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그러나 1순위로 팀에 합류한 만큼 후반기에 잠재력을 폭발할 것으로 눈길을 끈다.
올 시즌 유독 신인 리베로가 많았다. 그 중 가장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은 건 한국전력 이광호다. 이광호는 시즌 초 즉시 전력감으로 기대를 모았다. 팀에 리베로 경험이 풍부한 자원이 없었기 때문. 초반 디그 위주로 경기에 나선 이광호지만 팀 연패가 길어지면서 결국 이승현이 자리를 계속 지켰다.
사진/ 더스파이크 DB(문복주, 유용우 기자)
2018-12-24 이광준([email protected])저작권자 ⓒ 더스파이크.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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