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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민심리포트] 샌안토니오 현지 팬들이 리빌딩을 대하는 심정은?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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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4 (월) 12:01

                           

[지역민심리포트] 샌안토니오 현지 팬들이 리빌딩을 대하는 심정은?



[점프볼=이호민 통신원] 못해도 중간만이라도 가라는 학부형들의 바람은 스포츠 팬들에게도 적용되는 감정일까? 보는 시각에 따라 부상 혹은 태업으로 2017-2018시즌 대부분을 결장했던 NBA 파이널 MVP 출신 에이스 카와이 레너드를 올스타 더마 드로잔과 맞바꾼 샌안토니오 팬들의 심정도 이와 비슷한 것은 아닐까. 아니면 1~2시즌 정도는 포기해도 좋으니 완전히 새로운 출발을 원하는 것일까.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AT&T센터를 찾은 샌안토니오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리빌딩을 대하는 여러 접근법이 있는데 크게는 온건파와 개혁파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요컨대 전자는 어느 정도의 경쟁력은 유지해야한다는 주장을 내세울 것이고, 후자는 기존의 틀을 완전하게 갈아 엎어버리는 ‘탱킹’을 실시한 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서 프랜차이즈 스타를 지명해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할 것이다. 

농구명가의 지위가 확고했던 스퍼스는 팀의 대들보 팀 던컨과 고비마다 공격의 활로를 뚫어주던 베테랑 마누 지노빌리의 은퇴와 토니 파커의 트레이드가 순차적으로 맞물리며 판도를 새롭게 짜야하는 상황에서 전자를 선택하였다. 

[지역민심리포트] 샌안토니오 현지 팬들이 리빌딩을 대하는 심정은?

팀내 최고 가치의 트레이드칩이었던 카와이를 드래프트 지명권 위주 패키지가 아닌 중견 올스타와 맞바꾸며 최소한의 성적은 보장받았지만 신선한 영건을 영입하지는 못했다. 그렇다면 샌안 팬들은 팀의 가까운 미래를 좌지우지할 것이 분명한 카와이-드로잔 트레이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신기하게도 인터뷰에 응했던 대다수의 팬들은 제각기 다른 답변을 주면서도 질문에 반응하며 짓는 표정은 대체적으로 비슷했다. 짜고 치는 것인지 의심이 될 정도로 하나같이 뜸을 들이며 고구마를 한주먹 가득 입에 머금은 찜찜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그 어느 누구도 시원하게 대만족이라고 평가하는 팬은 없었다. 

가장 많이 돌아왔던 대답은 ‘어쩔 수 없다(it is what it is)’는 반응이었고, 유사품으로는 ‘카와이를 참을 만큼 참았다(had enough with Kawhi)’, ‘어떤 트레이드든 빨리 마무리되길 바랐다(so ready to be done with it)’는 팬들도 있었는가하면, ‘(시즌초반) 토론토에서 잘할 때는 쓰렸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부상이라서 그랬던 건가 싶기도 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요약을 하자면 ‘mixed feelings’이라는 용어를 쓰며 복잡한 심경을 나타낸 한 팬의 하소연이 스퍼스 팬들의 마음을 가장 잘 압축시킨 표현이었을 것이다. 

[지역민심리포트] 샌안토니오 현지 팬들이 리빌딩을 대하는 심정은?[지역민심리포트] 샌안토니오 현지 팬들이 리빌딩을 대하는 심정은?

NBA지역 민심리포트의 고정질문, 즉 현재 로스터에서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누구냐는 질문의 대답은 의외로 미지근한 반응의 주인공 더마 드로잔이 많은 투표를 받았다. 응답자 17명중 3분의 1정도 되는 6명이 드로잔을 꼽았다. 또 다른 6명의 응답자는 시즌아웃 된 디욘테 머레이를 선택했고, 의외로 3위는 팀에서 오랜 기간 뛰고 있는 감초 패티 밀스가 차지했다(3명). 올스타 출신 라마커스 알드리지도 한 표를 받았고, 브린 포브스를 선택한 팬도 있었다. 

그렇다면 역대 ‘최애’ 스퍼스 선수는 누구일까. 

역대 최고의 파워포워드 중 하나로 꼽히는 팀 던컨이 놀랍지 않게 1위를 차지했다(10명). 동시대 스타 마누 지노빌리는 3표를 받으며 2위를 기록했다. 은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스퍼스 팀샵에서 지노빌리의 모국인 아르헨티나 국기가 새겨진 스케이트 보드가 판매 중이었다는 사실이 그의 식지 않은 인기를 입증했다. 역대급 투병극복슛을 성공시킨 션 엘리엇(1명)도 표를 받았고, 던컨의 멘토 데이비드 로빈슨이 의외로 적은 2표를 받았다. 한 열혈 50대 팬은 너희가 조던보다 뛰어났던 ‘아이스맨’ 조지 거빈을 아느냐며 핑거롤의 대가를 거론했다.  

팀의 새로운 에이스인 알드리지와 드로잔 콤비는 각기 포틀랜드와 토론토에서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을 했던 경우라서 아무리 잘하더라도 스퍼스팬들에게 ‘원클럽맨’ 던컨과 마누와 같은 지위를 차지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비범함에 익숙한 샌안토니오 주민들은 과연 평범함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시즌 초반의 실망감을 기대감으로 바꾸는 일도 결국엔 이 두 베테랑의 활약에 달려있을 것이다. 

#사진=이호민 통신원



  2018-12-24   이호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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