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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진 포지션 변경으로 보는 IBK기업은행의 고민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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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3 (일) 11:23

                           

김희진 포지션 변경으로 보는 IBK기업은행의 고민



[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3라운드를 승리로 마쳤지만 고민 요소가 남은 IBK기업은행이다.

IBK기업은행은 22일 3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현대건설전을 3-1 승리로 장식했다. 상위권 다른 팀보다 한 경기 더 치르긴 했지만, 승점 29점으로 1위로 다시 올라섰다.

이기긴 했지만 22일 현대건설전 역시 경기 내용 면에서는 불안함이 있었다. 1세트 22-13까지 앞서갔지만 1점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세트 막판 분위기를 내준 탓에 2세트를 큰 점수차로 내줬다.

IBK기업은행은 2세트 이후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마다 등장하는 ‘김희진 아포짓 스파이커’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고예림이 빠지고 백목화와 어나이가 윙스파이커로, 김희진이 아포짓 스파이커로 옮기면서 생긴 미들블로커 한 자리에는 김현지가 들어갔다.

다행히 이날은 김희진 포지션 변경이 적중했다. 김희진은 3~4세트 10점을 올리며 2~3세트 부진했던 어나이(2세트 무득점, 3세트 5점 공격 성공률 30.77%)의 몫까지 해냈다. 미들블로커로 들어간 김현지 역시 블로킹 하나를 잡아내는 등 4점을 올리며 활약이 나쁘지 않았다.

김희진 포지션 변경은 효과는 좋았지만 마냥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IBK기업은행은 김희진을 주전 미들블로커로 낙점하고 올 시즌을 출발했다. 경기가 잘 풀린다면 김희진은 쭉 미들블로커로 나선다. 즉, 김희진이 아포짓 스파이커로 이동했다는 건 경기력에 문제가 생겼음을 의미한다.

22일 현대건설전도 그랬다. 특히 두 윙스파이커의 공격력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어나이의 이날 최종 기록은 21점, 공격 성공률 36.96%(효율 19.57%)였다. 1, 4세트에는 주 공격수다운 면모를 보이며 활약했지만 2~3세트에는 극도로 부진했다. 또 다른 주전 윙스파이커 고예림도 좋지 않았다. 2세트까지 4점, 공격 성공률 28.57%(효율 7.14%)에 그친 고예림은 결국 3세트부터는 코트에 서지 못했다.

1~2세트 저조한 경기력을 보이며 패한 19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도 위와 같은 이유로 김희진이 포지션을 바꿨다. 이날은 어나이가 공격 성공률 18.33%에 그칠 정도로 철저히 막히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고 김희진은 분전했지만(23점, 공격 성공률 42.5%) 경기도 내줬다.

문제는 어나이와 고예림, 두 선수의 부진이 이번 3라운드 내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1라운드와 2라운드 각각 40.61%, 40.9%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한 어나이는 3라운드 32.89%로 떨어졌다. 고예림 역시 1라운드부터 43.84%→38.04%→27.83%로 계속 떨어지는 중이다. 이정철 감독 역시 경기 전, 후 인터뷰를 통해 두 선수의 부진을 걱정했다. 이정철 감독은 김희진이 미들블로커로 나설 때 어나이와 고예림이 공격에서 더 활로를 찾아줘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 선수의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최근에는 여기서 엇박자가 나고 있다.

 

김희진 포지션 변경으로 보는 IBK기업은행의 고민

김희진을 처음부터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용하는 방안도 쉽지 않다. 그럴 경우 김수지 외에 미들블로커 한 자리가 너무 불안하기 때문이다. 현대건설과 경기에서는 김현지가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지만, 이런 활약이 매 경기 이어질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 애초에 김희진을 붙박이 미들블로커로 활용한 것 역시 다른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김희진보다 믿을 만한 미들블로커가 없는 것도 주된 이유 중 하나이다.

김희진의 경기 중 포지션 변경은 현재 IBK기업은행이 가진 두 가지 문제, 두 주전 윙스파이커의 부진한 공격력과 불안한 미들블로커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둘 중 하나라도 해결책이 나온다면 이런 딜레마는 지워낼 수 있다. 당장 미들블로커 보강은 힘들다고 봤을 때, 2라운드까지 잘해줬던 어나이와 고예림의 반등을 기대하는 게 지금으로서는 현실적인 방법이다.

김희진은 미들블로커, 아포짓 스파이커 어느 포지션으로 나와도 충분히 자기 몫을 해줄 수 있는 선수이고 그만한 재능을 가진 선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포짓 스파이커 김희진이 적게 나오거나 능동적인 환경 속에 나오는 게 아니라면, 그의 포지션 변경은 달갑지만은 않은 소식일 것이다.

사진/ 유용우 기자



  2018-12-23   서영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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