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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자란다' 학교역사를 배구와 함께 시작한 다산초등학교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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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2 (토) 02:23

                           

'미래가 자란다' 학교역사를 배구와 함께 시작한 다산초등학교



개교와 동시에 배구를 시작한 학교가 있다. 바로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다산초등학교다. 남양주 다산초등학교는 올해 3월 1일 개교했다. 개교와 동시에 체육수업에 배구를 추가했다. 방과후 배구수업,



교직원 배구 동아리까지 운영 중이다. 수능 시험이 한창이던 지난 11월 15일 오후 학생들의 방과후 배구 수업 현장을 찾았다.

 

 

'미래가 자란다' 학교역사를 배구와 함께 시작한 다산초등학교

 

 

체육시간에 배구, 방과후 수업에도 배구 편성

 

신설



학교답게 깔끔한 건물이 눈에 띄었다. 3층 계단을 올라 체육관에 들어서자 떠들썩한 아이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20여 명의



아이들이 공을 주고받는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여기, 여기!”를 외치며 서로 공을 받으려는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났다.

 

이날



방과후 수업은 12월 8일 김천에서 열릴 KOVO 유소년클럽 배구대회를 준비하는 데 중점을 뒀다. 연결 연습, 리시브 연습,



서브 연습 등 실제 경기에 필요한 연습을 했다. 3, 4학년 대상의 수업이지만 수업 강도가 대단했다. 담당 감독은 “미리



준비!”, “넘겨줘야지!”, “마이 사인 외쳐야지!” “팔 펴고 자세 낮추고!”를 목이 쉴 정도로 외치며 학생들을 가르쳤다.  

 

'미래가 자란다' 학교역사를 배구와 함께 시작한 다산초등학교

 

특히



리시브 연습은 문정원(한국도로공사)이 비시즌에 했다는 ‘리시브 지옥훈련’이 생각날 정도였다. 학생들은 열심히 하면서도 “팔이



너무 아파요. 타오르고 있어요! 여기에 고기 구워도 될 것 같아요”라며 괜히 툴툴거리며 웃었다. 각자 시끄럽게 재잘거리기도 잠시,



감독의 호루라기 한 번에 조용해지는 모습이 초등학생답게 귀여웠다.

학생들이 즐기는 배구

 

주장 박서진(다산초4), 부주장 김태환(다산초4) 학생 모두 배구가 정말 재미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김태환 학생은 “학교 체육 수업시간에 처음 배구를 접했어요. 재미있어서 방과 후 수업까지 듣게 됐어요”라고 전했다.  

 

이어 박서진 학생은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 야구를 했어요. 이 학교에서도 운동을 계속할 수 있게 되어서 좋아요. 엄마가 열심히 하라고 응원해주셨어요. 꿈을 배구선수로 해도 허락해주신다고 하셨어요”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학생들을 지도하던 진체자 감독 역시 “아이들이 정말 좋아해요”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진체자 감독은 KOVO(한국배구연맹) 소속 유소년 지도자다. 엘리트 체육선수 출신으로, 실업 배구리그에서 뛰다가 교직 생활을 한 경력도 있다.  

 

“제가 배구를 배울 때는 기술적인 것들을 배우는 데 너무 오래 걸렸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지루해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굉장히 좋아해요.” 아이들이 배구에 재미를 느끼는 것에는 수업 방식 덕이 크다.  

 

'미래가 자란다' 학교역사를 배구와 함께 시작한 다산초등학교

 

“체육



시간 배구 수업은 먼저 공놀이 위주로 해요. 그 후에 간단한 기술부터 조금씩 가르치죠. 공놀이 20분, 배구 수업 20분 이런



식으로요. 방과후 배구 수업에서는 더 자세한 것을 가르치는데, 체육수업 때 기초적인 것들을 미리 배워 오니까 더 재밌어해요.” 

 

또한



진 감독은 배구가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스포츠라는 점도 학생들의 흥미를 끈다고 말했다. “요즘 어린 학생들은 배구를 접해보지



않아서 생소한가 봐요. 그리고 농구, 축구, 야구, 배드민턴 등을 배울 수 있는 곳은 많은데, 배구는 솔직히 배울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요. 그런 점에서 아이들이 처음 배구를 접하고 흥미로워해요. 요즘 애들은 새로운 것들을 좋아하잖아요.”

유소년 대회에 출전하기도

 

지난



여름 일이다. 진 감독은 방과 후 교실 학생들을 이끌고 홍천에서 열린 KOVO 유소년 클럽 배구 대회에 출전했다. 결과는 예선



탈락이었지만, 진 감독은 학생들에 대한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그 당시 생긴 지 4개월밖에 안 된 신생팀이었어요. 비록 예선



탈락했지만, 4강에 든 팀들을 상대로 예선에서 나름 박빙으로 경기를 펼쳤어요. 기특하죠. 학부모님들도 전부 다 오셔서 구경하시고



좋아하셨어요. 성적에 신경을 많이 쓰는 건 아닌데, 그래도 열심히 연습했으니까 12월 대회에서는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요?”

교직원 배구동아리도 운영

 

개교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학교에 어떻게 배구 프로그램이 이 정도로 잘 자리 잡았는지가 궁금했다. 학생들의 훈련 현장에 구경 온



선철승 교장에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친목 도모를 위해 취미로 배구를 즐겼다는 선철승 교장. 개교와 함께 학생들이 하나가 될



수 있는 매개체를 생각하던 중, 약간의 고집으로 배구를 택했다고 한다. 선 교장이 배구 프로그램의 탄생 뒷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우리는



학교장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스템이 아니에요. 일반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려면 구성원들 의견을 묻고 협의를 거쳐 결정되는



거죠. 그런데 배구만큼은 제가 개교와 함께 시작하자고 추진했어요. 학교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활동을 마련하고 싶었거든요.



성공적으로 정착해서 모두가 만족하니 기쁩니다.”

 

'미래가 자란다' 학교역사를 배구와 함께 시작한 다산초등학교

 

다산초에서는



학생들을 위한 배구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교직원들을 위한 배구 동아리도 운영 중이다. 이 역시 선철승 교장의 작품이다.



“체육관이 있는 학교라서, 방과 후에 배구를 좋아하는 주변 학교 선생님들끼리 모여서 운동하면 좋겠다 싶어서 동아리를 만들었어요.



구리, 남양주 관내 초등학교 교직원들이 모여서 배구를 하는 동아리예요. 일주일에 한 번, 두 시간 정도 모여서 운동해요.”

KOVO의 지원. 배구 발전에 큰 힘이 된다

 

배구



프로그램은 초기 정착 단계에 있다. KOVO 지원이 큰 몫을 했다. “KOVO에서 구리, 남양주 쪽에 유소년 배구클럽을 창단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제가 직접 KOVO에 연락했어요. 정말 운 좋게 배구 유소년 프로그램을 시작한 건데, 지원을 정말 많이 해



주세요”라고 선철승 교장은 이야기했다. KOVO가 학교 측에 해 주는 지원은 말 그대로 ‘모든 것’이다.  

 

유소년



지도자, 각종 용품, 유니폼, 대회 경비까지 모든 것을 지원해 준다. 학교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선철승 교장은 “초등학생 중



배구에 흥미가 있고 능력 있는 학생들을 조기에 발견해 엘리트 선수로 키우기 위해 KOVO에서 지원하는 특별 프로그램이라고



들었는데, 후에 더 활성화되면 장기적으로 배구 발전과 아이들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KOVO에 감사한 마음이



커요”라고 전했다.  

 

'미래가 자란다' 학교역사를 배구와 함께 시작한 다산초등학교

 





감독도 KOVO의 유소년 지원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사실, 배구가 이렇게 재미있는지 몰라서 배구를 돈 내고 배우라고



하면 지원자가 별로 없어요. 그런데 KOVO에서 이렇게 전폭적으로 지원해줘서 학생들이 무료로 배구를 배울 수 있으니 큰 도움이



돼요.” 

 

각종



연맹, 단체, 구단에서 최근 유소년 프로그램들을 시작하고 있다. KOVO의 유소년 지원도 아직 초창기라고 할 수 있다. 진



감독은 이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제 아들이 둘 다 축구를 했어요. 외국에서도 운동을 했는데, 외국은 유소년 체계가 아주 잘 잡혀



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잖아요. 초기에 이렇게 밑바탕을 깔아 주시는 KOVO에 매우 감사해요. 유소년



지원이 없으면 앞으로 배구가 살 수 없어요. 이제 시작이에요. 유소년이 곧 미래죠.”

내년 고학년으로 방과후 수업 확대 검토

 

선철승



교장이 보여준 학생들과 배구에 대한 애정은 대단했다. 선 교장은 직접 학생들에게 배구를 지도할 생각도 갖고 있다고 했다.



“지금은 방과 후 프로그램이 3, 4학년에만 있잖아요. 내년부터는 5, 6학년도 하게 해주고 싶어요. 지금 4학년 친구들이



5학년이 되면 배구를 못 하게 되니까요.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담당 선생님을 한 명 배정해서 프로그램을 꾸리고 싶어요. 담당



희망자가 없으면 제가 가르칠 의향도 있어요.”  

 

배구를



아주 잘 하시는 거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제가 아주 잘 하는 건 아니지만, 아이들이 배구를 좋아하고 계속하고



싶어 하는데, 그만두게 되면 너무 안타까워요.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기회를 제공해 주고 싶어서 그래요.”

 

'미래가 자란다' 학교역사를 배구와 함께 시작한 다산초등학교

 

KOVO와 구단들에 이어 학교까지 유소년 배구 육성에 한창이다. 유소년 육성을 막 시작한 지금, KOVO와 학교장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남양주 다산초등학교에서 한국배구의 미래가 자라고 있다.

글/ 홍유진 기자  

사진/ 박상혁 기자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12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8-12-22   서영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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