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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배구를 위한 GS의 마지막 퍼즐 2가지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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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9 (수) 23:49

                           

봄배구를 위한 GS의 마지막 퍼즐 2가지



[더스파이크=수원/강효상 기자] 19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GS칼텍스의 3라운드 맞대결에서 GS칼텍스가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했다. GS칼텍스는 시즌 10승(4패)째를 챙기며 선두(승점 28점)로 올라섰고, 현대건설은 시즌 13패(1승)를 기록했다. 비록 승리를 거두며 1위 자리를 탈환했지만, GS칼텍스는 이날 경기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했다. 기존의 리시브 불안은 물론 저조한 공격 성공률과 여러 차례의 잔 범실까지 나온 것이다.

시즌 개막 이후, GS칼텍스는 화끈한 공격력을 앞세워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다른 구단들이 주축 선수들의 대표팀 차출, 외국인 선수의 부진 등의 이유로 어수선했던 것에 비해, GS칼텍스는 짜임새 있는 경기 운영으로 승점을 차곡차곡 쌓아나갔다. 특히 3년차 세터 안혜진의 가파른 성장세와 아기용병 이소영의 존재감, 그리고 적재적소에 활약하는 특급 백업 표승주의 활약까지 더해지면서 2라운드까지 선두를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3라운드 들어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에게 연이어 셧아웃 패배를 당하면서 잠시 3위로 내려 앉기도 했다. 긴 휴식기 이후 연이어 승리를 챙기면서 선두 복귀를 했으나,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는 풀세트 접전 끝에 가까스로 승리하는 등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단순히 승패를 떠나 경기력이 좋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전반적인 침체기를 해쳐 나갈 묘안이 필요하다. 5시즌 만의 봄배구를 꿈꾸는 GS칼텍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미들 블로커 없는 스피드 배구는 없다

GS칼텍스는 차상현 감독 부임 이후 줄곧 스피드 배구를 제창해왔다. 그 어느 팀보다 빠른 공격 속도를 자랑하는 GS칼텍스는 퀵오픈은 물론 후위 파이프 공격을 가장 잘 사용하는 팀 중 하나다. 이소영, 강소휘, 표승주로 이어지는 국내 윙 공격수 자원들을 활용한 속도감 있는 공격은 GS칼텍스만의 팀 컬러를 만드는 데에 일조했다. 덕분에 GS칼텍스는 국내 여자부 6개 구단 중 가장 뚜렷한 색을 가진 팀이 되었다. 하지만 최근 GS칼텍스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에 봉착했다. 스피드 배구의 기반인 토탈 배구가 실종된 것이다.

다시 말해, 속도감은 있지만 그 속도감이 측면 공격에서만 빛을 발하고 있다. GS칼텍스 미들 블로커들의 공격 점유율은 상당히 낮다. 시즌 전체 기록 상으로 보면 속공과 이동공격을 합산한 공격 횟수는 171회로 리그 3위에 올라있지만, 다른 팀들은 미들 블로커들이 중앙 자원들이 개인 시간차를 통해 공격 점유율을 나눠 가진다. 결국 GS칼텍스의 중앙 공격 점유율이 가장 낮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다.

물론 GS칼텍스의 낮은 중앙 점유율의 가장 큰 원인은 좋지 않은 리시브의 결과물이다. 40%에 미치지 못하는 팀 리시브 성공률로 인해, 세터들이 미들 블로커를 쓰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도 GS칼텍스의 중앙 공격 점유율은 다른 팀에 비해 확연하게 낮다. 19일 현대건설과의 맞대결에서도 이런 경향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현대건설의 주전 미들 블로커인 양효진과 정지윤의 공격 점유율이 32%를 넘긴 반면, GS칼텍스의 주전 미들 블로커인 김유리와 김현정의 공격 점유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약 8%p의 리시브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크게 느껴지는 차이다.

비슷한 컬러를 내세우고 있는 남자부 현대캐피탈이 신영석-김재휘 등의 준수한 미들 블로커 자원을 보유한 것과 달리, GS칼텍스의 중앙 자원은 리그를 압도하는 수준의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구성이다. 하루 아침에 좋아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경기 후 승장 인터뷰에서 차상현 감독은 “다른 팀에 비해 크게 중앙에서 밀린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아직 과감하게 속공을 쓰기에는 세터들의 경험이 부족하다”며, “시간을 두고 해결해나갈 생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봄배구를 위한 GS의 마지막 퍼즐 2가지

베테랑으로 올라서야 할 이소영

GS칼텍스는 2013-14 시즌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이후, 5년 만의 봄배구를 꿈꾸고 있다. 2013-14 시즌에는 우승 청부사 베띠 데라크루즈를 중심으로 베테랑이었던 정지윤과 이숙자, 정대영(한국도로공사)이 GS칼텍스를 이끌었고, 배유나(한국도로공사)와 한송이(KGC인삼공사) 등이 이들을 보조했다, 당시 주축 선수 중 남아있는 선수는 나현정과 이소영 뿐이다. 다른 선수들은 모두 그 이후 GS칼텍스로 이적하거나 신인 지명을 받은 선수들일 정도로 팀 구성이 상당히 젊은 편이다. 

젊은 선수들의 특징은 상승세일 때는 거침없이 치고 올라갈 수 있지만, 하향세일 때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린다는 점이다. 올 시즌 초반 GS칼텍스의 상승세는 분위기를 탄 젊은 선수들의 맹활약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GS칼텍스가 지난 네 시즌 간 항상 봄배구 문턱에서 좌절한 이유는, 본격적인 순위 싸움이 진행되는 시즌 중반부에 항상 부진했기 때문이었다. 어느 팀이나 고비가 오기 마련이지만, 유독 GS칼텍스는 그동안 시즌 중 찾아오는 침체기가 길고 깊었다. 하락세를 극복하고 정상 궤도로 올라왔을 때는 이미 따라잡기 힘든 격차가 생긴 이후일 때가 많았던 GS칼텍스다.

올시즌 역시 시즌 초반 상승 가도를 달렸지만, 3라운드 들어 1승 3패에 그치며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결국 경기를 뛰는 베테랑 멤버가 구심점이 되어 팀을 이끌어 나갈 때다.  하지만 주장인 김유리는 미들 블로커인데다가 경기 출전도 다른 선수들과 교대로 하고 있고, 또 다른 베테랑 표승주 역시 조커로 코트에 나설 때가 많다. 따라서 현재 GS칼텍스에서 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선수는 단연 이소영이다.

이소영은 GS칼텍스에서 유일하게 붙박이 주전으로 경기를 뛰고 있다. GS칼텍스의 공격수 중 유일하게 봄배구를 경험해 봤고, 리그는 물론 국가대표 경험도 팀 내에서 가장 풍부하다. 1라운드 MVP를 수상했음은 물론 공격 성공률 1위, 득점 6위로 올 시즌 활약 또한 좋은 편이다. 이소영이 베테랑의 역할을 맡아서 팀을 이끌어야 한다. 이소영이 베테랑의 자리를 시즌 끝까지 지켜준다면, GS칼텍스는 물론 선수 본인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GS칼텍스는 오는 일요일(23일) 김천에서 4위 한국도로공사와의 3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 경기는 GS칼텍스의 시즌 중반 성적표를 결정지을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GS칼텍스가 2가지 숙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 좋은 3라운드 마무리와 함께 5시즌 만에 봄배구라는 달콤한 열매를 맛볼 수 있을까.



  2018-12-19   이현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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