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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만능주의에서 벗어난 클럽 농구, 그들이 전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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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8 (화) 15:49

                           

성적 만능주의에서 벗어난 클럽 농구, 그들이 전한 메시지



[점프볼=양지/민준구 기자] “보기만 해도 즐겁지 않나요? 어린 학생들이 해맑게 웃으며 농구를 하고 있잖아요.”

17일 경기도 양지에 위치한 SK체육관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SK가 서울시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리그 농구대회 결승에 올랐던 중학교 4팀(방원중, 서운중, 길음중, 구일중)을 일일 캠프로 초청한 것이다. 최부경, 이현석, 최원혁, 김우겸이 60여명의 학생들과 2시간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클럽 농구는 엘리트 농구와 달리 즐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성적이 우선시 되는 엘리트 농구와 달리 클럽 농구는 일반 학생들의 체력 향상 및 협동심 부여, 인성 교육 등 다양한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성적 만능주의에서 벗어난 클럽 농구, 그들이 전한 메시지

제자들을 지켜보던 구일중의 김현표 체육부장은 “사실 학생들이 취미로 운동을 한다는 게 요즘 시대에 쉽지 않은 일이다. 학교를 마치면 곧바로 학원에 가는 경우가 다반사다. 잠을 자고 나면 다시 학교를 가야하기 때문에 운동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물론 클럽 농구를 하고 있는 학교들 모두 학생들이 정신과 육체 모두 건강하길 바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클럽 농구를 하고 있고, 아이들이 뛰어노는 걸 보면서 즐거움을 얻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김현표 체육부장은 “이기주의가 지배하는 현시대에 아이들이 아무 걱정 없이 뛰어놀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물론 최대한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려고 한다. 학업에 지장이 있으면 안 되니까(웃음). 등교 시간 30분 전에 모여서 잠깐 운동을 하고, 점심시간에 다시 모여 남은 운동을 마무리한다. 시간 약속의 개념이 생기고, 단체 운동을 통해 책임감을 기를 수 있다. 또 자신들만의 규율을 만들어 엇나가지 않으려고 한다. 여러모로 클럽 농구는 순기능이 가득하다”고 자부했다.

성적 만능주의에서 벗어난 클럽 농구, 그들이 전한 메시지

어쩌면 운동과는 거리가 먼 여학생들의 경우, 클럽 농구는 더 큰 의미가 부여될 수 있다. 길음중의 오경태 체육부장은 “클럽 농구의 의미는 한마디로 행복이다. 저렇게 신나고 해맑은 모습들을 보면서 교육자로서의 행복을 느낀다. 사실 여학생들에게 운동할 기회는 많지 않다. 그러다 보니 관심도 없고, 점점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 학생들은 나중에 자신들의 아이에게 ‘엄마가 전국대회에 나가서 입상도 했어’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겠나. 억만금을 줘도 가질 수 없는 행복이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오경태 체육부장은 “클럽 농구를 통해 학생들의 자존감이 높아졌다. 농구를 접하기 전까지 소심했던 학생들이 이제는 어떤 일이든 발 벗고 나서려고 한단다. 1, 2, 3학년이 골고루 있기 때문에 선후배 간의 관계도 좋아지고 있다. 다양한 경험, 그리고 특별한 행복을 느끼고 있어 내가 더 행복할 정도다”라며 웃음 지었다.

성적 만능주의에서 벗어난 클럽 농구, 그들이 전한 메시지

그렇다면 학생들은 클럽 농구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을까. 구일중 2학년 권오빈 군은 “동네에서 공을 던지던 게 전부였지만, 중학교 때부터 조금씩 농구에 대해 제대로 배우고 싶었다. 주위 친구들도 같이 해보자고 한 게 지금까지 오게 됐다. 클럽 농구를 하면서 학교 생활이 즐거워졌다. 다른 친구들 보면 학교 가는 게 싫다고 한다(웃음). 난 농구를 할 수 있으니까 하루하루가 기대될 뿐이다. 물론 경기에서 지면 속상하다. 그래도 다음에 꼭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행복한 미소를 보였다.

길음중 3학년 박세영 양 역시 “농구를 하면 너무 즐겁다. 스트레스도 해소되고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어 행복하다. 또 TV로만 보던 프로농구 선수들을 볼 수 있어서 농구 하길 잘한 것 같다(웃음)”고 말했다.

방원중 3학년 석권 양은 “초등학교 때부터 취미로 농구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단순한 놀이였는데 지금은 안 하면 허전하다. 고등학교에 올라가게 되면 지금처럼 열심히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꾸준히 시간을 내 할 생각이다. 어쩌면 농구가 내게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고 애정을 보였다.

2시간 30여분 정도의 일일 캠프 일정은 성공적으로 모두 마무리됐다. 학생들의 얼굴에는 행복감과 아쉬움이 함께 공존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다음에 또 만나요”를 외친 그들에게 농구란 무엇일까. 공부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현재의 아이들에게 농구는 휴식이었고 사랑이었다.

# 사진_SK 제공



  2018-12-18   민준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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