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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이슈] '요지부동' 드래프트 제도 개혁, 1월 실행위에선 진전 있을까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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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8 (화) 13:05

                           
-드래프트 제도 개편 기대 모았던 단장 워크숍, 의미있는 논의 진전 없었다
-1월 실행위원회로 미룬 논의, 구단간 5대 5 팽팽한 의견 대립 여전
-1차지명 제도=아마야구 활성화? 꼴찌 NC가 1차지명 폐지 앞장? '오해'
 
[엠스플 이슈] '요지부동' 드래프트 제도 개혁, 1월 실행위에선 진전 있을까

 
[엠스플뉴스]
 
“논의할 시간이 부족했다. 드래프트 제도 관련 의미있는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12월 12일과 13일 부산에서 열린 KBO 10개 구단 단장 워크숍에서 드래프트 제도 개편 관련 의미있는 논의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월 KBO 실행위원회(단장회의)로 논의가 미뤄진 가운데, 과연 의미있는 수준의 드래프트 제도 개혁이 가능할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날 워크숍에 참석한 한 지방구단 단장은 “드래프트 제도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었다”고 털어놨다. “논의해야 할 안건이 워낙 많아서, 드래프트 주제는 맨 마지막 순서로 미뤘다. 예산 문제와 중계권 문제 논의가 이뤄졌고, 네이버후드 플레이 등 규칙 개정 문제를 얘기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사용했다”는 설명이다.
 
드래프트 얘기는 워크숍이 거의 끝나갈 때쯤에 나왔다. 1차지명 제도 유지를 지지하는 서울구단 단장 1명과, 전면드래프트 도입을 원하는 지방 명문구단 단장 1명이 짧게 입장을 발표했다. 이어 ‘1차지명과 전면드래프트의 장단점을 구단별로 연구해 내년 1월 실행위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다른 지방구단 스카우트 책임자도 “워크숍에서 신인 드래프트 개편 관련 뭔가 의미있는 진전이 이뤄지길 기대했는데,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아쉽다”며 “워크숍에서 건진 드래프트 관련 성과는 ‘1월 실행위에서 다시 논의한다’가 전부인 것 같다”고 전했다. 
 
‘1차지명 폐지’ 여론전이 쉽지 않은 이유
 
[엠스플 이슈] '요지부동' 드래프트 제도 개혁, 1월 실행위에선 진전 있을까

 
이제 공은 내년 1월 열리는 실행위원회로 넘어갔다. 잔뜩 기대를 모은 워크숍에서 ‘내년 실행위에서 논의한다’가 성과의 전부가 된 만큼, 내년 실행위에서도 ‘다음 실행위에서 다시 논의한다’가 결론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드래프트 제도 개편은 구단별로 입장이 뚜렷하게 엇갈리는 주제다. 현행 1차지명 때문에 엄청난 피해를 보는 구단들과 절대로 양보할 생각이 없는 대도시 구단들 사이에 좀처럼 입장을 좁히기 쉽지 않다. 
 
1차지명 폐지를 두고 5대 5로 팽팽하게 의견이 대립한 가운데, 대도시 지방구단 가운데 한 팀이 제도 개편에 전향적 입장을 보이곤 있지만 그래봐야 6대 4다. 다수결로 결판을 내기엔 부족하다. 해마다 끊임없이 드래프트 제도 개편 얘기가 나오는데도 진전이 없는 이유다. 
 
제도 개혁에 반대하는 쪽에선 굳이 앞장서서 목소리를 낼 이유가 없다. 결국 개혁을 원하는 쪽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반대 여론과 오해 때문에 쉽지만은 않은 얘기다.
 
한 야구 관계자는 “1차지명 유지를 원하는 구단은 대부분 전국적으로 팬이 많은 인기 구단이다. 반면 전면드래프트를 요구하는 구단들은 대부분 지방구단과 신생구단이다. 야구팬들은 자기 응원팀에 유리한 제도를 지지하게 마련이라, 전면드래프트를 요구하는 구단들이 여론전에서 불리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지방구단 스카우트도 “1차지명 제도는 우리 구단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제도라 반드시 변화가 필요하다”면서도 “구단이 적극적으로 전면드래프트 지지 의사를 내보이면, 지역 야구계에서 ‘지역 아마야구를 외면한다’는 식으로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게 현실”이라 털어놨다. 연고지 구단의 어려움엔 아랑곳없이 무작정 ‘지역 출신’만을 외치는 지역주의의 폐해다. 
 
널리 퍼져있는 오해와 달리 1차지명 제도와 지역 아마야구 지원 사이엔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다. 전면드래프트 도입을 지지하는 한 지방구단 관계자는 “한번 구단별로 연간 아마야구 지원액을 공개해서 비교해봤으면 좋겠다”며 “우리 구단은 드래프트 제도와 관계없이 항상 지역 아마야구 활성화를 위해 지원해 왔다. 프로구단이라면 연고지를 위해서 당연히 해야 하는 활동”이라 강조했다. 
 
한 대도시 소재 고교팀 감독은 “전면드래프트 시행기간이나, 1차지명 부활 이후에나 연고지 구단의 지역 아마야구 지원에는 별다른 차이를 못 느낀다. 구단에서 사용하고 남은 공이나 용품을 지원해주는 정도가 전부”라고 지적했다. 
 
1차지명 부활 이후 아마야구 활성화가 이뤄지고 대형 신인이 많이 나왔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 감독은 “베이징 올림픽 이후 야구 붐이 일면서 선수 수급이 원활해진 결과지, 아마야구 활성화와 1차지명과는 큰 관계가 없다”는 생각을 밝혔다.
 
미동도 없는 개혁 요구에 "차라리 개악이라도..."
 
[엠스플 이슈] '요지부동' 드래프트 제도 개혁, 1월 실행위에선 진전 있을까

 
1차지명 폐지와 전면드래프트 도입은 2018시즌 리그 최하위에 그친 NC 다이노스 1개 팀만의 요구사항이 아니다. 1차지명 제도로 오랜 기간 피해를 본 최소 5개 구단이 요구하는 사항이다. 
 
NC 관계자는 “우리 구단은 리그 상위권 성적을 올린 기간에도 일관되게 전면드래프트 도입을 지지했다. 내년 1순위 지명권 때문에 갑자기 전면드래프트를 주장하고 나선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무작정 당장 내년 시즌부터 도입하자는 것도 아니다. 리그 발전과 전력균형을 위해 드래프트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 전했다.
 
다른 지방구단 관계자도 “전면드래프트를 요구하는 구단은 최소 5개 구단이다. 이 중에는 2018시즌 상위권을 차지한 팀도 있다. SK만 해도 2019년 전면드래프트를 하면 1라운드 맨 나중에 지명권을 행사하지만, 제도 개편을 지지하고 있다”“구단 유불리를 따지면 제도 개편은 영영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구단들 사이에선 1차지명 폐지와 전면드래프트 도입을 조건으로, 2차 드래프트 제도 개편을 맞바꾸자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앞의 지방구단 관계자는 “전면드래프트와 2차 드래프트를 맞바꾸자는 발상에 기본적으로 반대한다”면서도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아예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을 것 같아서 걱정”이라 밝혔다. 
 
자칫 내년 1월 실행위에서도 드래프트 제도 관련 진전이 없을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2차 드래프트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는 '개악'을 일부 감수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개혁’은 기대도 안 하고, 차라리 ‘개악’이라도 이뤄지길 바라야 하는 상황. 내년 1월 열리는 실행위에서 어떤 논의가 오고 갈지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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