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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농구] 돈치치 지나친 애틀랜타, 에릭손은 잡을까?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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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6 (일) 10:05

                           

[유럽농구] 돈치치 지나친 애틀랜타, 에릭손은 잡을까?



[점프볼=이민욱 칼럼니스트] 2018년 NBA 드래프트에서 3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애틀랜타 호크스는 5순위였던 댈러스 매버릭스와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애틀랜타는 루카 돈치치(203cm, G/F)를 뽑은 뒤 곧바로 댈러스에게 넘겼고, 댈러스는 트레이 영(191cm, G)과 미래의 1라운드 지명권(5순위 이내 보호픽)을 애틀랜타의 품에 안겨줬다.

비록 기복도 심하고, 슛 성공률도 매우 낮기는 하나, 현재 트레이 영이 신인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돈치치를 보고 있노라면 애틀랜타 팬들도 내심 아쉬운 부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그들에게는 실력 있는 유럽산 카드가 하나 남아 있다. 최근 유로리그 경기를 유심히 살펴보면 과거 NBA 드래프트에서 애틀랜타가 뽑은 선수들 가운데 엄청난 슛 감을 뽐내고 있는 유럽 선수의 엄청난 득점 행진이 눈에 크게 들어오고 있다.

주인공은 스페인리그(Liga Endesa) 그란 카나리아 소속의 1993년생 스웨덴 슈터, 마커스 에릭손(201cm, G/F, Marcus Eriksson)이다.

일단 2018-2019시즌까지는 그란 카나리아 선수로 뛰어야만 하는 에릭손은 2015년 NBA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50순위로 애틀랜타에 지명된 유망주다. 그는 10대 시절부터 프로생활을 해온 베테랑이다. 만 17세였던 2010년, 스페인리그 만레사에 입단했고 다음 해 2011년 스페인 대표강호 바르셀로나로 이적했다.

사실, 바르셀로나에서의 초창기는 그리 밝지 못했다. 전방십자인대 파열, 두꺼운 선수층으로 인해 자신의 진면목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했던 것. 그러나 그란 카나리아로 돌아온 2017-2018시즌부터는 성숙된 경기력을 보이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2017-2018시즌 에릭손은 유로컵 14경기에 출전, 평균 15.4점에 54.9%(45/82)라는 높은 3점슛 성공률을 선보이며 유럽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슈터로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스페인리그에서도 잘했다. 그란 카나리아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8강)에서 시리즈 스코어 2-1로 2016-2017시즌 스페인리그 우승팀인 발렌시아를 꺾고, 4강에 올랐다. 에릭손은 이 발렌시아와의 3경기에서 장기인 3점 슛(57.8%, 11/19)을 앞세워 평균 14.6점을 올리는 영웅적인 활약으로 팀의 4강 진출에 큰 힘을 보탰다.

+에릭손의 2017-2018시즌 하이라이트+

https://www.youtube.com/watch?v=l4OYwNEVRIw

2018-2019시즌. 그는 유로리그 무대를 2년 만에 다시 밟았는데, 최근 4경기에서는 경이로운 슛감을 자랑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평균 17.5득점을 기록 중인데, 3점슛 성공률이 무려 62.5%다.

+ 최근 유로리그 정규시즌 4경기 성적 + 

11월 23일 : 바이에른 뮌헨 전 (74-89 패)

→  21분 22초 출전, 15점(3점 2/3) 1리바운드 1어시스트

11월 30일 : 다루사파카 이스탄불 전 (75-71 승) 

→ 27분 23초 출전, 23점(3점 5/8) 4스틸

12월 7일 : 올림피아 밀란 전 (94-86 승) 

→ 16분 33초 출전, 17점(3점 3/5) 3리바운드

12월 15일 부두츠노스트 볼리 포드고리차 전 (95-85 승) 

→ 22분 54초 출전, 15점(3점 5/8) 2리바운드 1스틸

+에릭손의 vs 다루사파카 이스탄불 전 23점 하이라이트+

https://www.youtube.com/watch?v=uXctuud_uI8

소속팀 그란 카나리아도 에릭손의 활약에 힘입어, 최근 3연승(정규시즌 12라운드 기준 5승 7패)을 달리며 8강 플레이오프 마지노선 순위인 8위 바이에른 뮌헨(6승 6패)을 바짝 뒤쫓고 있다. 

슈터인 에릭손의 플레이 스타일은 자신의 우상이라 밝힌 ‘라 밤바’ 후안 까를로스 나바로(193cm, G)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캐치 앤 슛에 능한 에릭손은 터지면 대단한 연속성을 보이는 3점슛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볼이 없을 때 활발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움직이면서 공간을 만들어내는데 능하다. 그 외에 “NBA 진출을 생각하면서 던지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FIBA 3점슛 라인에서 꽤 먼 거리에서도 정확한 3점슛을 꽂을 수 있으며, 중거리 슛과 플로터에도 능하다. 아울러 수비수의 움직임을 뺏으며 외발로 슛을 시도하는 등 창의적인 농구에도 일가견이 있다. 어시스트 수치가 높은 건 아니나 실제 경기에서 좋은 타이밍에 패스를 구사할 줄도 안다.

사실 미국 농구에 적응만 잘한다면 애틀랜타 입장에서 에릭손은 영입을 충분히 고려할 만한 자원이다. 팀 컨셉에 딱 알맞은 이이기 때문. 현재 애틀랜타 트래비스 슈렝크 단장이 생각하는 팀의 가장 이상적인 미래는 바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이다. 워리어스의 팀 컨셉에서 슈터들은 그야말로 ‘다다익선’이라고 볼 수 있다. 바로 이 점이 애틀랜타가 최근 유럽 최고의 무대에서 대단한 득점포 행진을 가동하고 있는 에릭손 영입에 눈을 돌릴 수도 있는 주된 이유이다.

에릭손이 미국 농구 무대를 밟았을 때,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중요한 요소는 바로 수비다. 최근 에릭손의 수비 실력은 유럽 무대에서 개선이 된 부분이 있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상대 매치업을 잘 따라붙기도 하고 재치 있는 가로채기에도 능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몸이 너무 얇다는 점이 NBA 진출 시 가장 크게 대두될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NBA 경기에서 파이트 스루 수비를 전개할 때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크며, 미스 매치 상황에서는 자칫 상대 공격수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아울러 부상 이력도 NBA 스케줄을 생각하면 잠재적인 불안요소라고 볼 수 있다. 그는 바르셀로나 시절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한 시즌을 날려버린 과거가 있다. 이후 2017-2018시즌 중에는 오른손 부상으로 유로컵 8강에 나서지 못했으며, 올해 8월에는 오른쪽 무릎 부상과 관련한 수술을 받기도 했다.

현재 애틀랜타가 에릭손을 데려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해외 소식은 아직 없다. 

그러나 최근 유로리그에서 맹활약한 이들이 계속 NBA 무대에서 좋은 경쟁력을 보이는 중이며, 팀 전력 상승을 생각한다면 애틀랜타가 2018-2019시즌이 종료된 이후, 에릭손을 데려오기 위해 노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돈치치가 활약하면서 유로리그 명문클럽들의 경쟁은 어지간한 미국 대학농구보다는 훨씬 높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유로리그 최고의 슈터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에릭손. 그가 과연 유로리그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친 이후 그 기세를 몰아 NBA 진출에도 도전장을 낼지 궁금해진다.

 

#사진=유로리그 제공



  2018-12-16   이민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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