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재영-다영’ 쌍둥이 매치, 여자배구 재미 더하는 볼거리

일병 news1

조회 1,297

추천 0

2018.12.16 (일) 01:49

                           

‘재영-다영’ 쌍둥이 매치, 여자배구 재미 더하는 볼거리



[더스파이크=이현지 기자] “코트 위에서 마주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지난 15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이 올 시즌 세 번째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흥국생명의 3-1 승. 하지만 매 세트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며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치열한 접전의 연속이었다.

 

이날 흥국생명 이재영(22)이 29득점으로 부진한 톰시아 대신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경기가 끝난 뒤 이재영은 “계속 나한테 공을 달라고 했다. 내가 준비된 상태에서 공이 다른 곳으로 가면 힘이 빠진다”라며 “오늘은 톰시아나 (김)미연 언니가 힘들어했다. 내가 빨리 점수를 내는 게 마음이 편해서 계속 나한테 달라고 했다”라며 자신감에 가득 찬 모습을 보였다.

 

지난 시즌 이다영이 현대건설의 주전 세터로 자리매김하면서 쌍둥이의 본격적인 맞대결이 시작됐다. 이재영은 “(이)다영이랑 코트에서 마주보고 있는 게 행복하다”라면서도 장난끼 가득한 얼굴로 “다영이가 자꾸 공격을 해서 힘들었다. 거기에 열 받아서 ‘절대 다영이 블로킹에는 걸리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했다”라고 말했다.

 

이다영의 포지션은 세터지만, 큰 키(180cm)를 활용한 블로킹으로 많은 득점을 만들고 있다. 이날 이다영은 세터임에도 불구하고 블로킹 2득점과 공격 4득점으로 총 6득점이나 올렸다. 이다영의 활약에 이재영은 “다영이가 2세트에 자꾸 네트 너머로 약 올려서 짜증났다. 그래서 4세트에 내가 놀리면서 되갚아줬다. 우리가 자꾸 싸우니까 (조)송화 언니가 그만 싸우라며 말렸다”라며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줬다.

 

오랜 시간 함께 한 만큼 누구보다 이다영을 잘 아는 이재영이었다. 이재영은 “다영이는 체공력과 점프가 좋다. 고등학생 때 나보다 공격을 잘해서 오히려 내가 위태로웠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다영이는 세터가 되고 싶었기 때문에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는 공격을 자제하고 세트에만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공격수와 세터로 마주 선 쌍둥이.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하지만, 맞대결에서 유독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들기 마련이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의 눈에도 쌍둥이의 맞대결이 더욱 치열하게 비춰졌다. 박 감독은 “(이)재영이가 다영이랑 경기를 하면 라이벌 의식이 커지는 것 같다. 그래서 마지막 세트에 집중해서 네 경기를 하라고 말했다”라며 “쌍둥이의 이런 신경전도 여자배구를 보는 재미 중 하나일 것이다”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재영은 “내가 다영이랑 경기하면서 화난 표정을 지은 것 같다. 그걸 감독님이 보신 것 같다”라며 “코트 위에서 다영이랑 신경전을 펼치는 게 재밌다. 경기를 하는 데 활력소가 된다”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사진/더스파이크_DB(유용우 기자, 홍기웅 기자)



  2018-12-15   이현지([email protected])

저작권자 ⓒ 더스파이크.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신고를 접수하시겠습니까?

이전 10 페이지다음 10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