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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이슈] 이동욱 감독이 “베탄코트, 투수도 가능” 언급한 이유는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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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3 (목) 11:27

수정 1

수정일 2018.12.13 (목) 11:37

                           
-NC, 베탄코트 영입 정해진 가운데 포수 최대어 양의지도 영입


-베탄코트 포수 기용 가능성…기존 포수진 활용 방안 고민


-멀티 포지션 가능한 베탄코트, 잘 활용하면 전력 극대화 가능


 


[엠스플 이슈] 이동욱 감독이 “베탄코트, 투수도 가능” 언급한 이유는


 


[엠스플뉴스]


 


NC 다이노스는 2018시즌 내내 주전포수 부재로 고역을 겪은 팀이다. 


 


포수 포지션 대체선수대비 기여승수(WAR) 합계 -1.59승으로 9위. 포수가 추가한 승리확률(WPA)은 -3.34로 리그 꼴찌에 그쳤다. 2017년까지만 해도 중상위권을 유지했던 포수 지표가 단숨에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반면 두산 베어스는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포수 지표 리그 1위를 기록했다.


 


이제 두 팀의 처지가 바뀌었다. NC는 양의지 영입으로 포수 빈국(貧國)에서 단숨에 젖과 꿀이 흐르는 포수 왕국으로 변신했다. 8월에는 기존 주전포수 김태군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다. 김형준이라는 유망주 포수도 있다. 


 


흥미로운 건 NC가 양의지 영입을 발표한 바로 다음날(12월 12일) 공개한 새 외국인 타자 크리스티안 베탄코트의 존재다. 베탄코트는 11년의 프로 경력 내내 거의 포수로만 출전한 선수다. 포수로는 통산 773경기에 출전했고 그 중 663경기가 선발 출전이었다. 


 


“1루수, 2루수, 외야수도 가능하다”고 소개됐지만 실제 다른 포지션으로 출전한 경기는 마이너와 메이저 합쳐 22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포수 외 다른 포지션은 ‘잘 한다’가 아닌 ‘할 수도 있다’ 수준이었다. 타석도 NC에 차고 넘치는 우타자 타석에 나선다. 


 


시기적으로 베탄코트 영입이 양의지 계약보다 먼저 이뤄졌기 때문에 발생한 상황이다. 베탄코트는 이번 스토브리그 NC 전력 구성에서 변수가 아닌 상수에 가까웠다. 실제 베탄코트 계약은 먼저 영입 발표한 드류 루친스키보다 훨씬 앞서, 11월 말에 확정된 상태였다. 12월 초에는 유니폼과 등번호까지 나왔다. NC가 처음부터 베탄코트를 외국인 타자로 정해놓고 전력 구성을 했단 얘기다.


 


여기서 양의지 영입이란 초대형 잭팟이 터졌다. 양의지 영입 관련 ‘NCND’ 입장을 유지하던 NC의 자세가 공세적으로 바뀐 건 11월 말. KBO 윈터미팅을 전후로 김택진 구단주가 직접 양의지 영입을 지시했고, 12월 4일 처음 에이전시와 만남을 가진 뒤 교섭을 계속해 일주일만인 11일 계약에 성공했다. 


  


순서상 양의지 영입이 먼저였다면 NC는 포수가 아닌 다른 포지션 타자를, 또 우타자보단 팀에 부족한 좌타자 쪽에 무게를 두는 게 합리적이다. 하지만 베탄코트를 먼저 뽑아놓은 뒤 양의지 영입이 급물살을 타면서, 이제는 베탄코트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방안을 찾아나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 


 


 








 


 


“포수도 가능” 베탄코트 포수 기용시 예상되는 딜레마는?


 


[엠스플 이슈] 이동욱 감독이 “베탄코트, 투수도 가능” 언급한 이유는


 


일단 NC는 베탄코트에게 포수를 맡길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동욱 감독은 “반드시 포수로 쓰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하다면 포수도 맡길 수 있다. 외국인 선발투수가 나올 때 배터리를 이루는 것도 가능하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양의지 영입과 관계없이, 베탄코트도 포수 중에 하나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양의지 같은 포수가 있는데 굳이 외국인 타자에게 마스크를 씌울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이 나올 수 있다.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외국인 포지션 플레이어가 포수를 보는 건 이례적인 일로 여겨졌다. 포수가 정말 없는 상황에서 마지 못해 기용한 경우가 많았다.


 


NC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지난해 많은 경기에 출전한 정범모, 윤수강이 있고 아직 유망주로 분류되는 신진호, 박광열도 있다. 국내 포수들이 있는데 외국인 타자의 포수 출전 가능성을 처음부터 언급하는 건 보기 드문 일이다. 야수가 벤치에 남아 있는데 타격 좋은 투수를 대타로 내보내는 상황과 유사해 보인다.


 


NC가 베탄코트의 포수 가능성을 언급한 건, 그만큼 포수로서 베탄코트가 많은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빠른 팝타임과 강한 어깨에서 나오는 2루 송구는 가공할 수준이다. 이동욱 감독도 영상을 통해 베탄코트의 포수 수비를 직접 확인했고, 장점을 확인한 상태다.


 


베탄코트의 포수 출전엔 변수가 많다. 실제 베탄코트가 합류해서 수비하는 모습도 지켜봐야 하고, 본인 의사도 들어봐야 한다. 원래 계획대로 외국인 투수와 배터리를 이룰 수도 있고, 다른 포지션으로 출전하다 팀에 포수가 급한 상황에 마스크를 씌울 수도 있다.


 


국내 포수진의 출전 기회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양의지는 주 6연전 중에 4, 5경기에서 마스크를 써야 한다. 양의지의 ‘125억’ 가치 중에 상당부분은 타격이 아닌 포수 수비에서 나온다. 양의지의 지명타자 출전 비중이 커지는 건, 125억 가치를 온전히 활용하는 것과 거리가 멀다. 


 


양의지 외 포수가 선발 마스크를 쓸 수 있는 경기는 주중 6연전 가운데 1, 2경기 정도다. 만약 이렇게 남는 경기에서 외국인 타자가 포수를 보면, 국내 포수들에겐 거의 1군 출전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감독은 이런 부분까지 모두 고려해서 포수진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이 감독은 “젊은 포수들이 양의지를 통해 보고 배우는 부분이 분명 있다. 또 포수가 성장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양의지 영입으로 김형준 같은 어린 포수들이 성장할 시간을 벌었다고 볼 수도 있다”며 긍정적인 점에 초점을 맞췄다.


 


멀티 플레이어 베탄코트 활용해 전력 극대화 방안 찾는다


 


[엠스플 이슈] 이동욱 감독이 “베탄코트, 투수도 가능” 언급한 이유는


 


포수 기용보다 더 현실적인 가능성은 베탄코트를 여러 포지션에서 기용하는 것이다. 베탄코트는 포수 외에 1루수와 코너 외야수도 ‘가능’한 선수다. 심지어 2년 정도 투수를 겸업하기도 했다. 에릭 테임즈가 원래 포지션인 외야 대신 한국에서 1루수로 변신한 것처럼, 포수 외 다른 쪽에서 활용 방안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


 


NC 기존 뎁스차트를 보면 1루수로 모창민, 우익수 나성범, 좌익수 권희동과 이우성이란 주전 멤버가 있다. 베탄코트가 주로 지명타자로 출전하다 모창민, 나성범 등에 휴식이 필요할 때 수비수로 출전하는 그림이 예상된다. 또 3루수 박석민의 풀타임 출전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박석민이 빠지면 모창민이 3루를 보고 베탄코트가 1루를 보는 것도 가능한 그림이다. 


 


워낙 운동능력이 좋고 어깨가 강한 선수라, 다른 포지션에서도 제몫을 해줄 가능성은 충분하다. 멀티 포지션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명타자 자리를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는 용도로 활용하고 그 자리에 베탄코트를 넣는 식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동욱 감독도 “베탄코트가 오면서 포지션별 뎁스가 두터워졌다”고 했다.


 


“베탄코트는 투수도 가능한 선수”라는 이 감독의 언급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KBO와 10개 구단의 외국인 선수 포지션 제한 합의에 따라 베탄코트의 투수 출전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 하지만 그만큼 베탄코트가 다재다능하고, 다양한 활용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분명 포수 최대어 양의지 영입은 그 자체로 팀 전력에 엄청난 플러스 요인이다. 기존 NC 포수진에 외국인 포수를 추가한 구성으로 한 시즌을 보내는 것과, 양의지를 주전 포수로 쓰는 건 팀 전력상 하늘과 땅 차이다. 있으면 있는대로 고민이지만, 없는 것보다는 있는 편이 훨씬 낫다. 


 


양의지와 베탄코트, 기존 선수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팀 전력을 극대화할 방안을 찾아가는 게 NC에 주어진 과제다. 물론, 포수가 없어 고민인 팀들과 비교하면 아주아주 행복한 고민이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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