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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의 코트사이드] DB 김정석 응원단장 “팬들에게 사랑받는 존재 되고파”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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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2 (수) 05:49

                           

[김용호의 코트사이드] DB 김정석 응원단장 “팬들에게 사랑받는 존재 되고파”



[점프볼=김용호 기자] Courtside. 농구나 테니스 등에서 경기 코트의 경계선에 인접한 장소를 뜻하는 말이다. 코트에 집중된 시선을 조금만 옮겨보자. 그 곳곳에는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무한한 에너지를 쏟아붓지만 선수만큼 쉽게 눈에 띄지는 않는다. 그래서 점프볼의 새로운 연재 코너를 준비했다. 코트사이드에 있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고자 한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원주 DB의 ‘젊은 피’ 응원단장 김정석(25)이다.

응원단장은 농구팬들이 농구장에서 기억하는 가장 익숙한 얼굴 중 한 명이다. 경기 내내 현장이 떠나갈 듯한 우렁찬 목소리와 큼직한 모션으로 홈팬들의 열광을 이끌어내곤 한다. 이번 시즌 원주종합체육관에서는 뉴페이스를 만나볼 수 있었다. 뭔가 달랐다. 대부분의 응원단장들이 10년 내외의 경력을 넘나드는 베테랑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어려 보였다. 신선한 에너지를 뽐내던 김정석 응원단장. 그를 지난 주말 삼성역 근처의 한 카페에서 만나봤다.

[김용호의 코트사이드] DB 김정석 응원단장 “팬들에게 사랑받는 존재 되고파”

#시작은_고등학교 #좋아해서_더_열심히

응원단장과의 인연은 고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단장은 “고등학교 때 처음 응원단  무대를 봤어요. 제가 일산 출신인데, 단체로 놀러 갔다가 일산의 유명한 응원단 공연을 보게 된 거죠. 정말 멋있다고 느꼈었는데, 대학에 와서 응원단이 있단 말을 듣고 망설임 없지 지원했어요. 사실 전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정말 평범했거든요. 수학여행을 가도 공연 때 무대가 아닌 관객석에서 박수를 치는 편이었죠”라며 첫 시작의 순간을 되돌아봤다.

그러면서 “단국대학교 응원단 ‘아마다스’에 들어가게 됐는데, 경험을 해보니 재밌더라고요. 좋아하면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느낌 있잖아요. 제가 또 친구들끼리 있으면 되게 활발하고 적극적이거든요. 남들 앞에 선다는 생각을 잘 안 해보긴 했는데 막상 해보니 저한테 잘 맞는 것 같았어요. 관객들이 웃어줄 때 희열감을 느꼈죠. 그렇게 대학에서 응원단 활동을 하다가 군대에 가게 됐는데, 군 생활 중에 프로팀의 응원단장을 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거죠”라고 덧붙였다.

김 단장의 대학 시절은 현란했다. 2014년 대한민국응원단연합회 회장을 지낸 그는 다양한 공연으로 커리어를 쌓았다. “광복절 때 남산 팔각정에서 독도와 관련된 플래시몹과 게릴라 공연도 했었어요. 응원단연합회 자체가 각 학교 응원단들이 모여 단독으로 할 수 없는 큰 공연을 하기 위함이었거든요. 좋은 취지로 질 높은 콘텐츠를 만들어 내기 위해 부지런히 달렸죠.”

그의 열정은 해외까지도 뻗어 나갔다.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때는 LA 한인타운에서 한국을 향한 응원도 이끌었다. 김 단장은 “‘우리동아리세계탐방대회’라는 한국을 알리는 활동을 할 수 있는 동아리 공모전이었어요. 그때 저희 단국대 아마다스가 1등을 해서 LA를 가게 됐죠. 한인타운에 가서 거리응원전을 주도했는데, 이 큰 경험이 바탕이 돼서 스포츠 응원에 더 열정을 갖게 됐어요. 대학 생활에 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에요”라며 미소 지었다.

“사실 미래를 생각하며 점들을 선으로 만들려고 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이 점들이 언젠가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지 않을까?’라며 하나씩 점을 찍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선이 완성되어 있을 거다.” 스티브 잡스가 자신의 연설 중에 했던 말이다.

이 말은 김 단장에게 큰 영감을 불어넣었다. “예전에는 사회에 나가서 어떤 일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대답을 선뜻 못했어요. 근데 저 말이 뇌리에 박혔죠. 입대 전에 응원단장으로서 점을 찍어왔고, 그 시절은 정말 행복했거든요. 기억에 남는 장면 대부분이 응원단장으로서 무대에 섰던 순간들이었던 거예요.” 그렇게 그는 응원단장으로서의 점을 꾸준히 찍어왔다.

[김용호의 코트사이드] DB 김정석 응원단장 “팬들에게 사랑받는 존재 되고파”

#북돌이에서_1군_무대까지 #더_큰_동기부여

자신의 스펙트럼을 넓히기 시작한 김 단장은 서울시청 여자축구단과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축구단 응원단장을 지냈다. 그리고 사실상 ‘1군’ 무대를 경험하게 된 건 프로야구 LG 트윈스에서였다. 야구장에서 흔히 말하는 ‘북돌이’로 시작해서 그는 LG의 부응원단장까지 발전했다. 그리고 올 시즌 원주종합체육관 응원단상에 서게 된 것이다.

“많은 포지션에서 경력을 쌓아왔어요. LG 트윈스에서는 북을 치기도 했고, 농구장에선 이벤트 진행스탭을 했었죠. 샘플러도 만졌었고요.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DB의 응원단장까지 맡게 됐어요. 운이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어린 나이에 이렇게 좋은 팀에 응원단장이 됐다는 게요. 잘 믿기지 않았죠. 그래서 이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더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김 단장의 말이다.

LG 트윈스에서 인연을 맺은 창원 LG 최동훈 응원단장과도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1군 무대에 오게 됐으니까 친한 형들께 연락을 드렸었죠. 소중한 기회를 잡았으니 열심히 하라고 하셨어요. 또 열심히는 기본이고, 잘해야 한다고 응원해주셨어요.”

2018년 10월 19일 원주 DB와 안양 KGC인삼공사의 경기. 이날 김 단장은 처음으로 원주종합체육관 응원단상에 섰다. 당시를 회상한 그는 “이벤트팀 스탭을 할 때 서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자리였어요. 처음에는 ‘과연 내가 여기에 서는 게 맞나’라는 생각에 설레기도 하고 잘 믿기지 않았어요. 막상 올라서니 너무 즐거웠어요. 팬분들이 농구를 즐기실 수 있게 하고 싶었거든요. 첫 경기가 끝나고 나서는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이 먼저였고, 아쉬움도 물론 남았어요. 매 순간에는 100%로 노력해도 끝난 뒤에는 아쉬움이 남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전까지의 응원단장 생활과는 많은 차이도 있었을 터. 그는 “일단 많은 팬분이 계신다는 사실에 감사했어요. 더 준비할 게 많다는 것도 느꼈고요. 제가 웃음과 기쁨을 드릴 수 있는 팬분들이 많은 만큼 제 책임감도 커지는 거니까요. 부담이라기보다는 더 잘하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됐어요”라며 이 길이 자신의 천직임을 실감했다.

[김용호의 코트사이드] DB 김정석 응원단장 “팬들에게 사랑받는 존재 되고파”

#직접_만난_원주팬들 #열심히_해주세요

원주의 농구팬들은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늘 뜨거운 열기를 보내기로 유명하다. 이 팬들을 직접 만나 본 김 단장의 소감은 어땠을까. 그는 “정말 애정이 많으신 것 같아요. 경기장에서 그렇게 꾸준하게 큰 목소리를 내주시는 걸 보면, 선수들과의 공감도 많이 하신다는 생각이 들죠. 팬들의 애정을 정말 잘 느낄 수 있어요. 경기장에 꾸준하게 찾아주시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열정인 거죠. 어린이 팬들도 정말 많더라고요”라며 원주 팬들의 열기를 회상했다.

연장전에서 역전을 일궈냈던 지난 11월 21일 서울 SK전을 돌아보면서도 “선수들이 추격하면서 점수가 좁혀질 때마다 커지는 관중들의 목소리에 희열을 느꼈어요. 저도 덩달아 팔짝 뛰게 되고, 득점에 성공하고 ‘디펜’을 외치는 목소리가 경기장을 울릴 때는 정말 짜릿했죠”라고 승리를 재차 만끽했다. 

보통 치어리더들이 주가 되는 개문 인사 때도 김 단장은 함께 시간을 보내며 팬들을 만나곤 한다. 그러면서 자신을 일깨운 일화도 있었다고. “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 해요. 제가 말을 걸어도 피하지 않고 잘 받아주시더라고요(웃음)”라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그는 “언제 한 번 어린이 팬 한 명이 저한테 ‘오늘 응원 열심히 해주세요’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어요. 그 말이 정말 큰 힘이 됐었어요. ‘잘한다, 멋있다’라는 말도 좋지만, 열심히 해달라는 말에 더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라고 말했다.

한 경기, 한 경기를 거듭할수록 DB에 오롯이 녹아들고 있는 김 단장은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자신을 소개, 어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제가 팬분들과 1대1로 대화하는 것도 정말 좋아해요. 대학 시절 응원단장을 할 때도 먼저 말을 걸곤 했거든요. 친근하고 다가가기 쉬운 응원단장이랍니다. 재밌고 유쾌하니 팬분들도 많이 다가와 주셨으면 좋겠어요. DB 팬들에게 사랑받는 응원단장이 되고 싶습니다.”

[김용호의 코트사이드] DB 김정석 응원단장 “팬들에게 사랑받는 존재 되고파”

★Wish on Courtside

흔히 선수들과의 인터뷰에서 목표를 물어보면 ‘전 경기 출전’ 또는 ‘우승’이 가장 많은 대답으로 흘러나오곤 한다. 코트사이드에서 현장을 함께하는 이들에게도 최종 목표로 꿈꾸는 순간이 있을 터. 보너스 원 샷으로 이들의 최종 꿈도 들어보고자 한다.

“정말 재밌고 웃음을 줄 수 있는 응원단장이 되고 싶어요. 원주 DB의 응원단상에 서는 동안에 이뤄보고 싶은 장면이 하나 있어요. DB가 지난 시즌에 정규리그 1위를 했었잖아요. 저는 통합우승을 함께 하고 싶은 게 소원이에요. 저희가 홈경기 하프타임 때마다 ‘붉은 노을’을 떼창하고 있는데, 통합우승을 하는 날 팬들은 물론 선수들과 다 같이 무반주로 떼창을 하면서 경기장을 육성으로만 가득 채워보고 싶습니다.”

# 사진_ 점프볼 DB(문복주, 박상혁, 김용호 기자), 본인 제공



  2018-12-12   김용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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