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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인터뷰] 입대 앞둔 고영표 “유연성 길러 ‘규정이닝’ 투수로 돌아온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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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8 (토) 11:04

                           
-2018시즌 마치고 사회복무요원 입대 앞둔 KT 위즈 고영표
-야구 시작한 뒤 처음 경험하는 완전 휴식기, “야구 안 하려니 어색하네요”
-복무 기간 목표는 유연성 강화, “박치국 보며 느낀 점 많다”
-고영표의 2년 뒤 약속 “더 든든한 선발투수로 돌아올게요”
 
[엠스플 인터뷰] 입대 앞둔 고영표 “유연성 길러 ‘규정이닝’ 투수로 돌아온다”

 
[엠스플뉴스]
 
야구를 시작한 뒤로 지금까지 단 하루도 야구 생각을 안 하고 살아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갑자기 야구 없이 지내려고 하니까, 너무 어색하지 뭐에요. ‘정말 이래도 되나’ 싶기도 하고, 한편으론 불안하기도 합니다.
 
KT 위즈 투수 고영표는 요즘 잠시 야구공을 손에서 놓고 지낸다. 비활동기간이라서가 아니다. 시즌이 끝났다고 운동을 완전히 쉬는 선수는 없다. 비시즌에도 다들 개인 운동을 하면서 꾸준히 몸을 만들고,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 고영표와 만난 날에도 여러 저연차 선수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러 KT위즈파크를 다녀갔다.
 
하지만 고영표는 지금 야구와 관련된 모든 활동을 잠시 손에서 놓은 상태다. ‘학구파’ 선수로 잘 알려진 고영표지만, 당분간은 야구 생각도 하지 않을 참이다. 그가 야구를 시작한 초등학교 때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다.
 
이유가 있다. 고영표는 지금 군 복무를 앞두고 있다. 2018시즌을 마친 뒤 입대 결정을 내렸고, 오랜 고민 끝에 사회복무요원 복무를 하기로 정했다. 복무기간 개인 훈련 계획을 세웠지만, 4주 군사훈련 전에는 큰 의미가 없다. 쉼없이 달려온 고영표의 야구 인생에 잠시 ‘쉼표’가 그려진 이유다. 
 
“야구만 하며 살아왔는데, 야구 없이 보내려니 어색하네요”
 
[엠스플 인터뷰] 입대 앞둔 고영표 “유연성 길러 ‘규정이닝’ 투수로 돌아온다”

 
2018시즌은 고영표에게 큰 아픔을 남긴 한 해였다. 고영표는 “이제 와서 얘기지만, 개인적으로는 큰 고통의 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기대를 걸었던 아시아경기대회 야구 대표팀에 탈락했다. 목표로 세웠던 규정이닝도 불과 2이닝 차이로(142이닝) 채우지 못했다. 개인 성적도 6승 9패 평균자책 5.13으로 2017시즌(8승 12패 5.13)보다 다소 저조했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큰 시즌이었다.
 
시즌 뒤 현실적인 고민이 시작됐다. 1991년생인 고영표는 내년 28세가 된다. 더는 군 복무를 미룰 수 없는 나이다. 2020 도쿄올림픽 대표팀 승선을 노리는 건 현실적이지도 않고, 명분도 없다. 경찰야구단은 폐지가 예정된 상황이라 애초에 선택지가 아니다.
 
결국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와 사회복무요원 복무가 고영표 앞에 선택지로 놓였다. 최근 상무 입대 경쟁률이 높아지긴 했지만, 고영표 정도 커리어라면 충분히 합격을 기대할 만하다. 대신 앞으로 두 시즌 동안 계속 경기에 등판해야 한다는 게 부담이다.
 
지난해 어깨 염증으로, 올해는 허리 통증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고영표는 구단과 상의 끝에 경기 출전보다 휴식과 회복이 우선이란 결론을 내렸다. 고영표는 “상무 입대나 사회복무나 각기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며 “야구를 쉬면서 몸을 회복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몸을 만들어야 해서 선수 입장에선 불안한 점도 있다”고 했다.
 
사회복무를 선택한 고영표는 현재 복무지가 배정되길 기다리는 중이다. 4주 군사훈련을 언제 받게 될지도 아직 미정이다. 개인 운동을 하더라도 군사훈련 전에 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 그가 잠시 야구공을 손에서 놓고 지내는 이유다. 
 
야구 시작한 이후로 이렇게 쉬어본 적이 없어요. 아마추어 때도 겨울에 경기는 없지만 계속 운동은 했으니까요. 갑자기 야구 생각을 안하려고 하니까 너무 어색한 거에요. 이래도 되나 싶고, 이렇게 운동 안 해도 되는건가 싶기도 하고요. 고영표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들려준 얘기다.
 
고영표는 “지금까지 야구 열심히 해서 목표를 이루자는 생각으로 달려왔고, 매일 훈련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다”며 “이런 시간이 올 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준비없이 찾아왔다”고 했다.
 
“조금은 불안한 마음도 들어요. 시즌 준비하면서 웨이트 트레이닝 할 때와 지금 제 몸이 다르니까 불안한 거죠. ‘과연 내후년에 다시 원래대로 몸을 만들 수 있을까’ 걱정도 되구요. 이제 두 달 밖에 안 지났는데 말이죠.” 쉬는 게 처음이라, 어떻게 쉬어야 할지 아직 잘 모른다는 고영표다.
 
“유연성 강화, 군 복무 기간 최우선 과제”
 
[엠스플 인터뷰] 입대 앞둔 고영표 “유연성 길러 ‘규정이닝’ 투수로 돌아온다”

 
물론 고영표에겐 뚜렷하고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 군 복무 2년 동안 지치고 다친 몸을 회복하고, 부족한 점을 잘 보완해 더 훌륭한 선수가 되어 돌아오는 게 고영표의 목표다. 그러기 위해 고영표는 ‘유연성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두산 박치국 선수가 던지는 걸 보면서 많은 걸 느꼈어요. 요새 사이드암 중에 제일 잘 던지는 선수잖아요. 보면 투구 메커니즘이 좋고 유연성이 참 좋은 것 같아요. 특히 마지막에 힘을 써서 짜내는 동작이 굉장히 좋고, 그래서 공 끝이 좋은 것 같습니다. 그게 다 유연성에서 나오는 거거든요.” 고영표의 말이다.
 
그간 마운드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때마다 고영표를 향해 이런저런 지적이 쏟아졌다. 빠른 볼 구속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 구종을 추가해야 한다는 지적, 투구폼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고영표가 내린 결론은 하나였다. 
 
“전 타자들에게 맞기 시작하면, 어떻게 하면 더 ‘더러운’ 공을 던질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고영표의 말이다. “구속을 더 끌어올리거나, 그립을 바꿔서 다른 공을 던지는 것보다는 공 끝의 움직임이 좋아야 타자를 잡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좋은 공 끝을 만들기 위해선 유연성을 기르고, 근력도 더 키워야죠.”
 
고영표는 매년 규정이닝을 못 채운 것도 결국 유연성 부족이 원인이라 진단했다. 
 
상무에서 시즌을 치르면서 유연성 강화를 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요. 그보단 2년 동안 시간을 두고 꾸준히 집중해서 유연성을 기르고, 무릎 수술 이후 잃어버린 예전 나만의 것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복무 기간 최우선 과제는 바로 ‘유연성 강화’입니다. 고영표의 말이다.
 
고영표는 그동안 응원을 보내준 KT 팬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좋은 성적 내서 내년, 내후년에도 팬들 앞에서 야구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해 죄송합니다. 2년간 못 만나게 되어 정말 아쉬워요. 그래도 절 기다려주는 팬들이 있을 거라 믿고, 건강하게 군 복무 잘 마치고 오겠습니다.”
 
끝으로 고영표가 팬들에게 전하는, 어쩌면 스스로와 나누는 약속의 메시지를 들어보자. 
 
돌아와서는 더 든든한 선발투수가 돼서 오겠다고 약속드립니다. 2년 동안 몸 잘 만들어서 규정이닝을 채울 수 있는 투수, 150이닝 이상도 거뜬한 투수가 되어 돌아올게요. 응원해 주신 KT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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