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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인터뷰] 김원형 “두산 코치는 부담이면서 행복한 자리”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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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8 (토) 10:04

                           
-김태형 감독 부름 받고 두산 입단한 김원형 코치
-기존 선발진 재정비+불펜 새 얼굴 발굴 기조
-“10년 가까이 똑같으면 기술적인 문제가 크다.”
-“지도자로서 첫 KS 우승 코치 꿈꾼다.”
 
[엠스플 인터뷰] 김원형 “두산 코치는 부담이면서 행복한 자리”

 
[엠스플뉴스]
 
10월 19일. 롯데 자이언츠는 조원우 감독을 경질하는 동시에 양상문 신임감독을 선임했다. 조 감독을 수석코치로서 보좌하던 김원형 코치도 롯데와의 이별을 바로 예감했다.
 
2년 동안 정들었던 롯데를 떠나게 된 순간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의 전화가 왔다. “여기서 같이 해보자”는 김 감독의 제안에 김 코치는 또 다른 도전을 결심했다.
 
수석코치와 투수코치를 겸직했던 롯데 시절보단 투수 파트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다. 김 코치는 내년 시즌부터 두산 1군 투수코치를 맡는다. 선발진 재정비와 불펜진 새 얼굴 찾기라는 과제를 얻은 김 코치다.
 
김 코치는 두산 코치직에 대해 “부담이면서 행복한 자리”라고 표현했다. 좋은 선수들이 원체 많기에 든든하지만, 최근 4년 동안 한국시리즈 진출 이상의 성적을 거뒀기에 팬들의 기대치가 그만큼 높은 까닭이다. 그래도 내년 지도자로서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꿈꾸는 김 코치를 엠스플뉴스가 직접 만났다.
 
정들었던 롯데와의 이별 “부족한 제 탓이죠.”
 
[엠스플 인터뷰] 김원형 “두산 코치는 부담이면서 행복한 자리”

 
롯데에서의 마지막이 아쉽게 됐습니다.
 
정들만 하니까 나오게 됐습니다(웃음). 올 시즌엔 개막 7연패와 아시아경기대회 휴식기 뒤 나온 8연패가 결정적이었죠. 특히 투수 파트에서 지난해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았어요. 다 부족한 제 탓이죠.
 
그만큼 조원우 감독의 경질 소식에 마음이 더 무거웠겠습니다.
 
감독님이 계약 기간이 남은 상태였는데 내년 시즌 명예회복 기회를 못 얻으셨어요. 솔직히 아쉽더라고요. 제가 옆에서 보좌를 못 한 거니까 그게 마음이 더 걸립니다. 프로는 1년 성적으로 평가받아야 하니까 어쩔 수 없는 듯싶어요.
 
올 시즌 젊은 롯데 투수들의 성장이 다소 더딘 느낌이었습니다.
 
기회가 주어진 것과 비교해 약간 성장이 아쉬웠던 건 맞아요. 그래도 올 시즌 등판 경험은 앞으로 젊은 투수들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김)원중이와 (박)세웅이가 가장 눈에 밟히죠. 장시환과 정성종 등 다른 젊은 투수들도 내년에 다시 잘할 수 있을 거로 믿어요.
 
롯데 얘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곧바로 두산으로 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조원우 감독님 경질 기사 다음에 양상문 감독님 부임 기사가 뜨고 그날 저녁 김태형 감독님께서 직접 전화를 하셨죠. 제가 팀을 떠나는 걸 아시고 ‘두산에서 같이 해보자’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저도 흔쾌히 ‘같이 하겠습니다’라고 했죠. 감독님과는 SK 코치 시절 2년 동안 같이한 인연이 있습니다. 새로운 곳에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할 뿐이에요.
 
내년 가장 큰 과제는 ‘김강률 공백 메우기’
 
[엠스플 인터뷰] 김원형 “두산 코치는 부담이면서 행복한 자리”

 
‘강팀’ 두산 코치 자리라 부담감은 없었습니까.
 
최근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팀이 두산이잖아요. ‘잘해야 본전’이라는 부담감은 어느 정도 있습니다. 그래도 두산에 믿을만한 좋은 투수가 많아서 기대가 큽니다. 내년에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꼭 탈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투수들의 최대 역량을 발휘하도록 제가 옆에서 도와주겠습니다.
 
롯데 시절과 다르게 수석과 투수 겸임이 아닌 투수 파트에만 온연히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런 면에선 편안한 마음이겠어요.
 
제가 지도자 경력이 조금 더 쌓이면 수석과 투수 코치를 겸직해도 괜찮았을 겁니다. 제가 부족하다 보니 그게 부담으로 돌아오더라고요. 다행히 롯데에선 다른 코치들이 많이 도와주고, 야수들도 이런 상황을 이해해줘서 다행이었습니다. 내년엔 두산에서 오래 계셨던 권명철 수석코치와 정재훈 불펜코치에게 제가 많은 도움을 받아야죠.
 
전반적인 내년 두산 마운드 구상은 어떻게 하고 계시는가요.
 
선발 혹은 불펜 한쪽으로 편중되면 안 될 듯싶어요. 일단 144경기를 소화하려면 선발진이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건 기본이죠. 다만, 특정 시기엔 ‘불펜 야구’를 해야 할 때가 있어요. 선발과 불펜이 편차가 나기보단 균형 있게 굴러가야 좋은 성적이 가능합니다. 팬들은 언제나 이기는 경기를 원하잖아요. 최대한 투수 가용 자원을 늘리는 게 숙제입니다.
 
그래도 두산은 외국인 투수진 재계약 전제 아래 기존 선발진이 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편입니다. 
 
(고갤 끄덕이며) 기존 선발진 구성에 문제는 없을 겁니다. 올 시즌 장원준과 유희관이 안 좋았지만, 그래도 해오던 게 있잖아요. 물론 스프링 캠프에서 몸 상태를 확인해야겠지만, 내년엔 원래 구위 되찾지 않을까 싶어요.
 
선발과 반대로 불펜은 과제가 조금 있겠습니다.
 
아킬레스건을 다친 김강률의 공백을 메우는 게 가장 큰 과제죠.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김강률이 있었다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고 봐요. 제구되는 강속구 불펜 투수가 한 명 빠지는 건 정말 큰 타격입니다. 결국, 세 명 정도 확실한 필승조를 만들어야 해요. 함덕주와 박치국 앞에 김강률을 대체할 투수로 누가 나오느냐가 관건입니다.
 
베테랑 투수 배영수의 영입도 화제였어요.
 
사실 베테랑 투수에게 풀타임 시즌 소화를 기대하고 영입한 건 아니잖아요. 젊은 투수들의 힘이 떨어졌을 때 적재적소에 올라가 자기 역할을 다 할 거로 기대해요. 내년 시즌 두산 마운드에서 활력소가 될 겁니다.
 
“10년 가까이 해도 똑같으면 기술적인 문제다.”
 
[엠스플 인터뷰] 김원형 “두산 코치는 부담이면서 행복한 자리”

 
현역 시절부터 ‘커브’로 명성을 날리셨잖아요. 지도자로서 커브 비법 전수도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고갤 갸우뚱거리며) ‘커브’라는 게 정말 어려운 구종이에요. 투수 개개인에게 맞는 걸 가르쳐야지 커브가 잘 안 맞는데 강요할 순 없죠. 분명한 건 스트라이크 존으로 커브를 넣을 수 있다면 정말 큰 무기가 될 거라는 점입니다.
 
최근 커브의 가치가 다시 높게 평가되고 있잖아요.
 
투수들이 최근 변형 패스트볼 계열을 많이 던지려고 해요. 그렇게 되니 타자들이 아예 비슷한 타이밍으로 모든 공을 노리죠. 그때 커브가 들어가면 헷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2구 안에 커브로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잡는 게 중요해요. 선발 투수들에게 가장 필요한 구종이 커브일 겁니다. 
 
이제 5년 넘게 지도자 경력을 쌓고 있습니다. 최근 ‘타고·투저’ 흐름에서 투수들을 향한 아쉬운 목소리가 크게 나오고 있어요. 어린 투수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요.
 
가장 필요한 건 ‘기본기’라고 말하고 싶어요. 수비와 견제 능력, 그리고 기본적인 속구 제구력이죠. 변화구 같은 건 차근차근 배우면 됩니다. 태도도 그렇죠. 야구장 안팎에서 성실하게 스스로 찾아서 하다 보면 그 투수는 젊은 시절부터 야구를 빨리 깨우칠 수 있어요. 아무리 기량 출중해도 자기 관리를 제대로 못 하면 좋은 공을 오래 못 던져요. 자기 관리를 철저하게 강조하고 싶습니다.
 
구속은 빠른데 제구가 불안정한 투수들이 어느 팀이든 있습니다. 두산도 그렇고요. 개인적으로 어떤 게 문제라고 보는지 궁금합니다.
 
맞아도 된다고 자신 있게 던지라고 해도 어린 시절엔 긴장이 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제구가 흔들리면 그건 기술적인 문제라고 봐요. 그 기간이 10년 가까이라면 더 그렇죠. 투수는 어쩌다 좋으면 안 돼요. 어쩌다 안 좋아야지. 그러면 더그아웃에서 봐도 불안해요. 당연히 서로 신뢰가 안 쌓이죠.
 
‘멘탈’ 추스르기보단 ‘기술’ 대변혁이 필요하겠습니다.
 
언젠가 나는 되겠지’라는 마음이 있으면 안 돼요. 10년 가까이 했는데 똑같으면 무조건 변화가 필요한 거죠. 10년을 채웠다고 갑자기 잘할 수 있을까요. 스프링 캠프 때 잘하다가 시즌만 들어가면 무너지는 게 반복되면 그건 기술적인 문제에요. 그 기술적인 부분을 수정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듭니다. 그 투수가 믿고 따라오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저에게 필요할 겁니다.
 
“코치로서 첫 KS 우승이 내년 목표”
 
[엠스플 인터뷰] 김원형 “두산 코치는 부담이면서 행복한 자리”

 
투수들과 의사소통은 어떻게 하는 편입니까.
 
제가 말을 그렇게 재밌게 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웃음). 투구 내용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대화를 나누려고 하죠. 선수마다 성격이 다르니까 그런 부분을 빨리 파악해야 할 듯싶어요. 수비 백업이나 베이스 커버 등 기본적인 걸 안 했을 땐 질책하는 편입니다. 마운드 위 투구 내용에 대해선 다그치는 것보단 다음 날 서로 문제점을 고민해요. 투구 결과와 관련해선 자신감을 느끼도록 격려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더 정밀한 세이버메트릭스 통계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투수 파트에선 회전수(RPM)나 익스텐션, 그리고 릴리스 포인트 등이 화제입니다.
 
그런 통계 기록들을 최대한 참고하려고 저도 공부를 하고 있어요. 그런 숫자도 중요하지만, 왜 이 투수의 릴리스 포인트가 평소보다 뒤로 갔는지 그 기술적인 원인을 찾아야죠. 또 회전수가 좋아도 맞는 경우는 많아요. 가운데로 던지니까(웃음). 회전수가 뛰어난 오승환 선수도 제구가 되니까 메이저리그에서까지 통하잖아요. 단순히 회전수만 좋다고 통하는 건 아니죠. 기본적인 제구력 향상에 우선 초점을 맞추고 싶습니다.
 
‘두산’이기에 내년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 코치를 꿈꿔볼 수 있겠습니다.
 
올 시즌 두산이 정말 잘했잖아요. 내년에도 그런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큰 보탬이 되고 싶어요. 선수층이 탄탄한 팀이니까 코치로서 두산은 부담이면서 행복한 자리죠. 그래서 내년엔 지도자로서 우승을 꼭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현역 시절 우승과 느낌이 다르다고 말하더라고요. 한국시리즈 우승 투수코치가 되는 걸 꿈꿔보고 싶습니다(웃음).
 
내년 탄탄한 마운드를 기대하는 두산 팬들에게도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두산’이라는 명문 구단이자 강팀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하게 돼 영광입니다. 부담감과 걱정도 있지만, 좋은 성적을 보여드려야겠다는 마음이 더 앞섭니다. 올 시즌 못 했던 한국시리즈 우승을 내년에 꼭 선물해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응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웃음).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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