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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리포트] ‘버나디나 대신 헤즐베이커’ KIA 선택은 적중할까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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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4 (토) 11:03

수정 1

수정일 2018.11.24 (토) 12:28

                           
-2년간 좋은 활약 펼친 버나디나 대신 새 외국인 타자 헤즐베이커 영입한 KIA


-7년의 마이너리그 생활 이겨내고 빅리그 데뷔한 ‘근성’의 사나이


-빠른 발과 외야 수비 능력이 강점, 타격에서 약점 보완이 과제


 


[외국인 리포트] ‘버나디나 대신 헤즐베이커’ KIA 선택은 적중할까


 


[엠스플뉴스]


 


구관 대신 신관. 올 겨울 달라진 KBO리그 외국인 선수 계약 트렌드다. 


 


더스틴 니퍼트, 라이언 피어밴드, 헨리 소사, 에릭 해커 등 한국 선수보다 더 친숙해진 장수 외국인 선수들이 줄줄이 팀을 떠났다. 2018시즌 준수한 성적을 거둔 키버스 샘슨, 데이비드 헤일도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몸값 부담이 만만찮은 재계약보단 100만 달러 이하로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는 게 최근 흐름이다.


 


외국인 타자 중에선 로저 버나디나가 교체 대상이 됐다. 2017시즌 KIA 타이거즈에 합류한 버나디나는 2년 연속 3할대 타율과 30도루 이상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내년 35살의 적지 않은 나이, 2018시즌 드러난 소폭의 하향세, 그외 구단 내부 판단이 작용해 교체로 가닥을 잡았다. 


 


버나디나 대신 KIA가 영입한 외국인 선수는 이번에도 외야수다. 빅리거 출신 제레미 헤즐베이커(Jeremy Hazelbaker)를 총액 70만 달러에 데려왔다. 헤즐베이커는 버나디나보다 젊고, 싸고, 좋은 운동능력을 갖춘 선수다. 하지만 전임자가 워낙 뛰어난 성적을 거뒀기에, 그만한 활약을 펼쳐야 성공적 영입이 될 수 있다. 가능할까.


 


7년의 마이너 생활 견디고 늦깎이 빅리그 데뷔


 








 


 


제레미 필립 헤즐베이커는 1987년 미국 인디애나주 먼시에서 태어났다. 볼 주립대학 2학년 때까진 우투좌타 내야수였다. 주 포지션은 2루수. 타격과 수비 면에서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고, 메이저리그 지명 가능성도 희박했다. 


 


그저그런 선수 생활을 이어가던 헤즐베이커의 운명은 3학년 시즌을 앞두고 외야수로 전향하면서 180도 달라졌다. 감춰왔던 포텐셜이 한번에 터졌다. 4할대 타율에 29개 도루를 기록하며 홈런을 제외한 타격 전 부문에서 대학리그 1위에 올랐고, 빅리그 구단들의 스카우트 대상이 됐다.


 


결국 2009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입단, 개교 이후 메이저리거를 14명밖에 배출하지 못한 볼 주립대 야구부 역사에 몇 안 되는 쾌거를 이뤘다.


 


빅리그로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무려 7년이나 마이너리그에 머물렀다. 빠른 발을 앞세워 해마다 30도루 이상을 기록했고(2010년 싱글 A에서 63도루) 두 자릿수 홈런도 기록했지만, 리드오프 유형 타자로는 다소 부족한 컨택트 능력 탓에 좀처럼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지나치게 소극적인 타격 성향도 저평가를 받는 원인이었다.


 


2014년 LA 다저스 마이너를 거친 헤즐베이커는 2015년 시즌 중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소속을 옮기면서 한 단계 위로 올라섰다. 트리플 A에서 58경기 0.333의 타율에 10홈런 장타율 0.594를 기록하며 마이너리거로는 한참 늦은 27살 나이에 잠재력을 꽃피운 것이다. 


 


헤즐베이커는 당시 상황에 대해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전까진 모든 경기를 마지막 경기처럼 생각하지 않고, 당연하게 여겼다다저스에서 방출된 뒤 야구 비즈니스의 냉정함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이전보다 절실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운동 방법도 바꾸고, 적극적인 타격을 한 결과 헤즐베이커는 마침내 2016년 프로 데뷔 8년 만에 빅리그 데뷔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이 시즌 114경기에 출전해 12홈런 28타점 장타율 0.480을 기록하며 4, 5번 외야수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2017년 다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소속을 옮긴 헤즐베이커는 백업 외야수와 대타로 출전하며 타율 0.346에 장타율 0.577 2홈런 10타점으로 기록상으론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외야수가 득실대는(페랄타-폴록-마르티네스-블랑코-토마스 등등) 팀 사정상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고, 빅리그 41경기 출전에 그쳤다.


 


2018시즌엔 아예 메이저리그에서 1경기도 뛰지 못했고, 탬파베이 레이스와 미네소타 트윈스를 전전하며 트리플 A에 머물렀다. 결국 시즌 뒤 마이너리그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된 헤즐베이커는 KIA와 계약해 KBO리그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됐다.


 


빠른 발과 외야 수비 강점, 기복 있는 타격은 물음표


 


[외국인 리포트] ‘버나디나 대신 헤즐베이커’ KIA 선택은 적중할까


 


헤즐베이커의 가장 큰 장점은 ‘스피드’다. 타석에서 1루까지 닿는 시간이 4.0초로 최상위급이다. 20-80 스케일 상으로도 스피드는 70점을 받을 정도로 발빠른 선수다. 미국 시절 발에 대한 평가만 따지면 제라드 호잉(한화)보다도 낫다. 여기에 주루 센스가 뛰어나고, 공격적인 주루를 하는 선수라 많은 도루와 3루타가 기대된다. 


 


외야 수비도 강점이다. 빠른 발과 운동능력, 좋은 타구판단으로 외야 세 포지션을 모두 무리없이 소화한다. 메이저리그 기준으로 송구가 다소 약한 편이긴 하지만, 강견 외야수가 희귀한 KBO리그에선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준이다. 헤즐베이커가 합류한 KIA 외야 수비는 2019시즌에도 리그 최상위권을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타격에선 장점과 약점이 뚜렷하다.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만큼, 평균 이상 파워를 갖춘 선수인 건 분명하다. 유망주 시절부터 필드 전역을 잘 활용하는 갭 파워 히터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필드 오른쪽으로 힘이 실린 타구를 잘 날려 보낸다. 


 


대신 스윙 메커니즘이 그리 뛰어난 편은 아니다. 타격시 중심이 흔들리고, 스윙이 지나치게 커서 커리어 내내 컨택트 능력에 의문부호가 따라다녔다. 왼손투수 상대로는 좀처럼 좋은 타구를 만들지 못한다. 헤즐베이커가 2016년 좋은 활약에도 풀타임 외야수로 자리잡지 못한 이유다. 


 


2018시즌엔 마이너리그 3팀에서 타율 0.204에 그치는 심각한 타격 부진도 겪었다. 외국인 선수의 메커니즘을 건드리는 경우는 흔치 않지만, KIA 코칭스태프와 긴밀한 논의를 통해 기술적인 약점을 보완할 필요성이 있다. 물론 엘리트 좌완투수나 변화구 제구가 좋은 선수가 많지 않은 리그 환경을 생각하면 호잉처럼 좋은 타자로 거듭날 가능성도 충분하다.


 


KIA 관계자는 헤즐베이커에 대해 근성이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7년간의 마이너리그 생활을 견뎌내고 20대 후반에 빅리그 데뷔까지 이룬 선수인 만큼 KIA의 평가는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2017시즌 제한된 기회 속에 좋은 득점권 성적(타율 0.583)을 기록하며 나름의 집중력도 보여줬다. 


 


헤즐베이커는 선수 생활 내내 저평가와 불운, 적은 기회 속에서 어렵게 커리어를 이어 왔다. 뒤늦게 메이저리그 데뷔를 이뤘고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보여준 것에 비해 돌아온 기회는 많지 않았다. 이제 한국이란 낯선 환경에서 마음껏 기량을 펼칠 기회를 얻은 헤즐베이커. 이번엔 자신의 재능을 한껏 발휘하며 정착할 수 있을까. KIA와 헤즐베이커가 간절하게 바라는 결과일 것이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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