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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벨트레는 얼마나 대단한 3루수였을까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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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1 (수)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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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18.11.21 (수) 21:45

                           
[이현우의 MLB+] 벨트레는 얼마나 대단한 3루수였을까


 


[엠스플뉴스]


 


애드리안 벨트레(39)가 21년 현역 생활을 마무리한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1일(한국시간) "명예의 전당 입성을 예약한 텍사스 레인저스 3루수 벨트레가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벨트레는 성명을 통해 “많은 밤을 지새우며 고심한 끝에 평생 해온 야구를 그만하기로 했다. 15살 때부터 프로야구에 몸담을 수 있는 특권을 누렸다. 메이저리그 21시즌 동안 최고의 수준에서 야구를 할 수 있는 건 큰 축복이었다”고 말했다.


 


벨트레는 한국 메이저리그 팬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던 선수다. 지금은 추신수의 팀 동료로 널리 알려졌지만, 벨트레가 한국 팬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시기는 박찬호의 전성기였던 1998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박찬호가 15승 9패 220.2이닝 191탈삼진 평균자책점 3.71을 기록하며 팀의 주축 선발투수로 자리 잡기 시작한 1998년, 벨트레는 막 빅리그에 데뷔한 만 19세 신인이었다. 이후 박찬호가 FA 계약을 맺고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하기 전까지 네 시즌 동안 벨트레는 아직 다듬어지진 않았지만, 잠재력이 뛰어난 박찬호의 팀 동료로 국내 MLB 팬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한국 네티즌들이 벨트레를 배우 차태현과 닮았다는 데서 착안한 별명인 벨태현으로 부르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었다. 그리고 추신수가 FA 계약을 맺고 텍사스로 이적한 2014년부터 벨트레는 팀을 이끄는 최고참 동료로서 추신수와 5년간 함께 했다. 벨트레가 한국의 오랜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특별한 선수인 이유다.


 


하지만 친숙한 것에 비해선 현역 시절 벨트레가 쌓은 업적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벨트레는 얼마나 대단한 3루수였을까?


 


외국 출생 최다 안타 및 역대 3루수 최다 안타


 


1. 애드리안 벨트레(도미니카) 3166안타


2. 이치로 스즈키(일본) 3060안타


3. 로드 커류(파나마) 3053안타


4. *라파엘 팔메이로(쿠바) 3020안타


5. 로베르토 클레멘테(푸에르토리코) 3000안타


 


벨트레가 쌓은 마일스톤 가운데 가장 먼저 언급해야 할 지표는 바로 최다 안타 부문이다. 벨트레는 지난 2017년 8월 1일 메이저리그 역대 31번째이자, 해외 출생자로서는 역대 5번째 3000안타를 달성했다(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최초). 한편, 3루수를 주 포지션으로 한 선수 가운데서는 역대 3번째 기록이었다. 이후 은퇴할 때까지 166안타를 추가한 벨트레는 조지 브렛(3154안타)과 웨이드 보그스(3010안타)를 뛰어넘어 3루수 부문 최다 안타 1위에 올라있다.


 


역대 3루수 최다 장타


 


1. 마이크 슈미트 548홈런(2루타 408개)


2. 에디 매튜스 512홈런(2루타 354개)


3. 애드리안 벨트레 477홈런(2루타 636개)


4. 치퍼 존스 468홈런(2루타 549개)


5. 대럴 에반스 414홈런(2루타 329개)


 


벨트레는 477홈런으로 3루수 최다 홈런 부문에서도 마이크 슈미트(548홈런)과 에디 매튜스(512홈런)에 이은 역대 3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벨트레에게 장타란 홈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벨트레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시즌 연속으로 2루타를 30개 이상 쳐낸 것을 비롯해 21시즌 가운데 13번이나 단일 시즌 2루타 30개 이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벨트레의 통산 2루타 개수는 무려 636개에 달한다. 이는 역대 3루수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역대 3루수 득점 3위, 타점 1위


 


1. 애드리안 벨트레 1707타점(1524득점)


2. 치퍼 존스 1623타점(1619득점)


3. 조지 브렛 1596타점(1583득점)


4. 마이크 슈미트 1595타점(1506득점)


5. 에디 매튜스 1453타점(1509득점)


 


이러한 안타 생산력과 장타력을 바탕으로 벨트레는 100득점 이상을 기록한 시즌이 단 한 번(2004)밖에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역대 3루수 득점 부문 3위(1524득점)에 올라있다. 한편, 타점은 한술 더 떠 100타점 이상을 기록한 시즌이 5번밖에 없었는데도 역대 3루수 부문 타점 1위(1707타점)에 올라있다. 여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벨트레가 명예의 전당 헌액이 예약되어있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위대한 3루수가 된 비결은 강철 같은 '내구성'에 있었다.


 








 


 


 


역대 3루수 출전 경기 2위


 


1. 브룩스 로빈슨 2870경기


2. 애드리안 벨트레 2759경기


3. 그렉 네틀스 2412경기


4. 개리 개티 2282경기


5. 웨이드 보그스 2215경기


 


벨트레는 풀타임 주전을 차지한 1999년부터 2018년까지 20시즌 동안 평균 143경기에 출전했다. 심지어 같은 기간 100경기 이하로 출전한 시즌은 발목 부상에 신음했던 2017년밖에 없었다. 더 놀라운 점이 있다면 통산 2933경기 가운데 무려 2759경기(주전 출전은 2712경기)를 3루수로서 출전했다는 것이다. 이는 역대 3루수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출전 경기수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말년까지 3루수로서 뛰어난 수비력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골드글러브 5회 수상, 역대 3루수 수비 기여도 2위


 


1. 브룩스 로빈슨 359.8점 *전 포지션 1위


2. 애드리안 벨트레 218.4점


3. 클레트 보이어 203.0점


4. 버디 벨 200.9점


5. 스캇 롤렌 200.9점


 


초창기 벨트레는 강력한 어깨를 갖춘 반면, 송구 정확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서서히 경험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송구 정확도가 개선됐고, 빅리그 5년차였던 2002년부터 3루수 가운데 한 손에 꼽히는 수비 지표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수년이 지나 수비를 잘하는 선수라는 인식이 굳어지면서 벨트레는 2007년부터 10년간 5차례나 골드글러브에 선정됐다. 놀라운 점이 있다면 마지막으로 골드글러브를 받았던 2016년 벨트레의 나이는 만 37세였다는 것이다.


 


역대 3루수 WAR 3위


 


1. 마이크 슈미트 106.8승


2. 에디 매튜스 96.6승


3. 애드리안 벨트레 95.7승


4. 웨이드 보그스 91.4승


5. 조지 브렛 88.7승


 


벨트레의 공·수에서 꾸준한 활약은 종합적인 기여도를 측정하는 지표인 WAR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만 30세까지 벨트레의 WAR은 44.6승이었다. 이는 동시대 최고 타자인 알버트 푸홀스가 만 30세까지 기록한 WAR 81.4승의 거의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푸홀스가 만 30세 이후 18.6승에 그치는 동안 벨트레는 51.1승을 거두면서 둘의 WAR 차이는 4.3승으로 줄어들었다. 재미있는 점이 있다면 사실 이는 푸홀스가 못해서 일어난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벨트레의 기간별 성적(162경기/650타석 환산)


 


[만 19~30세] 162경기 21홈런 76타점 타율 .270 OPS .779 WAR 4.7승


[만 31~39세] 162경기 30홈런 104타점 타율 .307 OPS .872 WAR 6.8승


 


반대로 벨트레가 마치 벤자민 버튼처럼 시간을 거스르는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실제로 벨트레가 30대에 기록한 WAR 54.4승은 역대 1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그런데 벨트레보다 30대에 더 많은 WAR을 기록한 선수 가운데 80년대 이후에 활약한 선수는 *배리 본즈와 마이크 슈미트뿐이다. 따라서 벨트레는 80년대 이후 기록으론 사실상 2위에 올라있다. 선수들의 평균 기량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믿기 힘든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명예의 전당 입성은 확정적, 남은 것은 득표율 뿐


 


[이현우의 MLB+] 벨트레는 얼마나 대단한 3루수였을까


 


물론 벨트레의 경력에는 역대급 3루수로서 아쉬운 점도 없진 않다. 벨트레는 선수 경력 내내 MVP와는 인연이 없었다. 이는 기본적으로 그가 임팩트보단 꾸준함에 장점이 있는 선수라는 데서 기인한다. 2004년 타율 .334 48홈런 121타점 WAR 9.6승을 기록했음에도 훗날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적발된 배리 본즈에게 밀려 NL MVP 투표 2위에 그친 것이 그래서 더 아쉬울 수밖에 없다.


 


한편, 벨트레는 선수 경력 동안 단 한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도 경험하지 못했다. 텍사스로 이적한 첫해였던 2011시즌 월드시리즈에서 타율 .300 2홈런 3타점 OPS .889로 맹활약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것이 그래서 더 아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현시점에서 벨트레의 <명예의 전당> 입성은 확정적이다.


 


한때 벨트레의 명예의 전당 입성 여부는 메이저리그의 뜨거운 감자 중 하나였다. 확실히 그럴 만도 했다. 만 30세 무렵 그는 누적성적은 꽤 쌓았지만, 임팩트라고는 'FA 로이드'로 반짝한 2004시즌밖에 없는 타자였다. 하지만 9년이 지난 지금, 그의 명예의 전당 입성 여부를 놓고 의문을 제기하는 메이저리그 전문가는 필자가 아는 한 아무도 없다.  


 


역대 3루수 가운데 벨트레의 주요 부문별 순위


 


경기 2759경기(2위)


안타 3166안타(1위) *해외 출생자 최다


홈런 477홈런(3위)


득점 1524득점(3위)


타점 1707타점(1위)


2루타 636개(1위)


장타 1151장타(1위)


WAR 95.7승(3위)


 


이제 벨트레에게 명예의 전당 입성에 관련해 남은 의문은, 첫 번째 투표에서 몇 퍼센트의 득표율로 들어갈 수 있는지 뿐이다. 이 전설적인 3루수의 시작과 끝을 지켜봤다는 것은 한 명의 야구팬으로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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