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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탕아’ 한국전력 김인혁 “늦은 만큼 열심히 하겠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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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1 (수) 08:47

수정 1

수정일 2018.11.21 (수) 11:34

                           

‘돌아온 탕아’ 한국전력 김인혁 “늦은 만큼 열심히 하겠다”



[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김인혁이 돌아왔다. 잠시 팀을 떠났던 그가 본격적인 복귀를 앞두고 있다. 



 



 



시즌이 시작되기 몇 주 전인 지난 10월 초, 한국전력 김인혁은 "다른 일을 하고 싶다"라는 말을 남긴 채 갑작스레 팀을 나갔다. 지난 시즌 2라운드 3순위로 팀에 입단한 김인혁은 당시 팀 에이스 서재덕이 빠진 자리에 투입돼 안정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이에 장차 팀 프랜차이즈 선수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갑작스런 이탈 소식을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렇게 약 한 달이 지나 김인혁이 팀에 돌아왔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11월 12일, 김철수 한국전력 감독을 통해서 공식적으로 그가 돌아왔음이 알려졌다.



 



 



10월 22일 임의탈퇴 처리된 김인혁은 11월 22일 재등록을 앞두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 ‘선수등록규정’ 제15조에는 ‘임의탈퇴 된 선수는 한 달이 지난 뒤에 소속팀으로 복귀할 수 있다’라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한 달이 채 안 되는 기간 팀을 떠난 김인혁. 초등학교 시절부터 해왔던 배구를 포기해야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다시 돌아오게 된 이야기까지. 선수등록을 앞둔 지난 20일, <더스파이크>는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한국전력 연습장을 찾아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돌아온 탕아’ 한국전력 김인혁 “늦은 만큼 열심히 하겠다”



 



 



 



Q. 돌아오게 돼 반갑습니다. 지난 이야기를 듣고자 합니다.



팀을 떠나게 된 건 10월 초, 일본 전지훈련을 다녀온 뒤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11월 1일, 팀에 돌아와 훈련을 시작했어요.



 



 



Q. 떠나겠다고 결정한 이유가 무엇이었나요.



배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힘들었어요. 몸과 마음, 둘 다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마음을 다잡고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게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아요.



 



 



Q. 다른 것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는 기사가 나갔는데요.



(<더스파이크>는 김인혁이 팀을 나갔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곧바로 김철수 감독을 통해 그 이야기를 들었다. 당시 김 감독은 “김인혁이 패션 쪽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하면서 나갔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말했던 건 맞지만, 실제로 그걸 하려고 나간 건 아니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그런 생각 자체는 많이 했어요. 아무래도 배구만 하고 있으니까 배구 외에 다른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감독님께는 다른 길을 찾아보겠다고 말씀드린 뒤에 나가게 됐습니다.



 



 



Q. 쉬는 기간은 어떻게 지냈나요.



잠시 일상으로 돌아갔어요. 학교도 다니고 못 봤던 친구들도 보고요. 가족들과 여행도 다녀왔어요.



 



 



Q. 떠나기 전 팀에 휴식을 요청하거나 하진 않았나요.



단체 운동이잖아요. 저 혼자 특별한 뭔가를 요구하고 싶진 않았어요. 심신이 지쳤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Q. 단순히 몸만 힘든 건 아니었다는 건가요.



네, 훈련이야 어디를 가도 힘든 건 똑같다고 생각해요. 팀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요. 평범한 일상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Q. 그렇게 밖에 있으니 어땠나요.



몸이 쉬니까 편한 건 있었지만 불안하기도 했죠. 한 순간에 다 놓아버렸으니까요. 갑자기 큰 부분이 사라져버려서 그게 힘들었어요.



 



 



Q. 떠난 기간 동안 배구 생각은 안 들던가요.



사실 거의 매일 들었어요. 여기저기서 연락도 많이 오고 하니 완전히 떠나있진 못 했죠. 연락은 최대한 안 받으려고 노력했어요. 어차피 떠나기로 결정한 건데 굳이 하나씩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그저 변명처럼 보일 테니까요.



 



 



Q. 그렇게 떠나 있다가 돌아오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요.



아무래도 부모님이 컸어요. 특히 어머니께서 많이 설득하셨죠. 조금만 더 해보는 게 어떠냐고 하셨어요. 팀에 미안한 마음도 컸어요. 피해를 많이 끼쳤습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돌아온 탕아’ 한국전력 김인혁 “늦은 만큼 열심히 하겠다”



 



 



Q. 감독님께 연락드리고 돌아온 건가요.



곧장 감독님을 찾아갔어요. 감독님께는 ‘이런저런 이야기 다 떠나서 죄송하다’라고 말씀드렸어요. 감독님께서는 일단 다른 선수들에게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고 용서를 구하라고 하셨어요. 그렇게 감독님께서 다시 기회주신 덕분에 훈련에 복귀했습니다.



 



 



Q. 돌아온 뒤에 감독님과 어떤 이야기 했는지 기억나나요.



감독님과 하나 약속을 했어요. 믿고 한 번 해보자고. 팀에서 함께 있는 동안 계속 믿고 해보자고 말씀하셨어요. 저도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고요.



 



 



Q. 그게 정확히 언제인가요.



10월 31일이였어요. 다시 훈련 시작한 건 11월 1일부터였고요.



 



 



Q. 팀원들 반응은 어땠나요.



형들이 적당히 몸 만들고 빨리 배구 다시 하라고 하더라고요. 밝게 받아줬어요. 장난도 많이 쳐주고요. 입단동기 (이)호건이가 정말 많이 반겨줬어요. 쉬면서 가장 전화를 많이 했던 것도 호건이었어요. 사실 제가 쉬고 있는 동안 한 번 찾아오기도 했거든요. 찾아와서는 몇 시간 동안 한 말이 ‘다시 와서 같이 하자’였어요. 그것도 돌아오기로 결정하는 데 큰 힘이 된 것 같아요.



 



 



Q. 팀원들이 특별히 배려해준 게 있나요.



배려해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건 기존 선수들에겐 차별이잖아요. 어쨌든 나가있던 건 제 선택이니 제가 다시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단체생활이니까 그게 당연하죠. 이전에 못 한 만큼 새로 온 신인 선수들과 함께 운동하면서 열심히 준비했어요.



 



 



Q. 한 달 만에 다시 운동을 시작했는데 어땠나요.



사실 그렇게 오래 쉰 건 아니었지만…. 간만에 운동하려니 힘들었어요. 처음에는 몸 만드는 것부터 다시 시작했어요. 그렇게 열흘 정도 지나고 나서는 다시 공 훈련에 돌입했고요. 지금은 준비 다 됐습니다. 다행히 감각은 생각보다 빨리 돌아왔어요.



 



 



Q. 남들보다 늦은 시즌 시작인데요.



그만큼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팀에 마이너스가 안 됐으면 좋겠어요.



 



 



Q. 떠나있던 기간이 본인에겐 플러스라고 생각하나요.



마이너스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조금 내려놓고 왔습니다. (고민 뒤에)일탈이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뭔가 배구 외에 다른 것도 해보고 싶고. 쉬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리 길진 않았지만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Q. 경기에 곧 나설 것 같은데요.



조금 설레요. 긴장도 되고요. 들어가서 어떻게 해야 할 지 열심히 고민하고 있습니다.



 



 



Q. 경기 전 다시 만난 팬들에게 한 마디 하고 싶다면.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만큼 전보다 더 나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갑작스레 떠났다가 돌아와 죄송합니다. 앞으로 잘 할 테니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돌아온 탕아’ 한국전력 김인혁 “늦은 만큼 열심히 하겠다”



 



 



현장서 만난 김철수 감독은 “잠시 나갔다 온 만큼 더 열심히 하려고 하는 게 보인다. 원래도 훈련을 허투루 하는 선수는 아니었다. 한 달 가량 쉬었지만 벌써 감각이 많이 좋아졌다”라고 평가했다.



 



 



한국전력은 24일, OK저축은행과 경기를 앞두고 있다. 김 감독은 “22일 정식 등록이 끝난 이후에는 김인혁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최근 여러 악재가 겹치며 10연패에 빠진 한국전력이 김인혁 합류와 함께 반전 계기를 만들 수 있을까. 외인 아텀이 좋지 않고 잘 해주던 공재학마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김인혁의 재합류는 한국전력에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사진/ 이광준 기자, 더스파이크 DB(유용우 기자)



  2018-11-21   이광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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