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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귀환한 터키리그 생태계는?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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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5 (목) 11:24

                           

김연경이 1년 만에 터키 리그로 돌아왔다. 2017~2018시즌 중국 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고 다시 터키 정복에 나선다. 김연경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페네르바체에서 뛰면서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 CEV(유럽배구연맹) 컵 우승 1회, 터키 리그 우승 2회라는 엄청난 실적을 남겼다. ‘우승청부사’의 사명을 안고 터키로 돌아온 김연경. 그는 엑자시바시의 6년 연속 자국 리그 무관을 깰 수 있을까?

 

김연경 귀환한 터키리그 생태계는? 

사진 : 엑자시바시

 

터키 리그, 우승은 결국 넷 중 하나?

터키 여자배구리그(Vestel Venus Sultanlar Ligi) 생태계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축구에서 포르투갈 리그를 떠올리면 이해가 빠르다. 포르투갈 리그는 벤피카, FC포르투, 스포르팅 리스본 세 팀이 82번의 시즌 중 80번 우승을 나눠 가졌다(벤피카 36번, FC포르투 28번, 스포르팅 리스본 18번). 물론 터키 리그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다. 1983년에 출범한 지금의 리그에서 엑자시바시, 바키프방크, 페네르바체 세 팀이 32번 우승을 차지했다(엑자시바시 17번, 바키프방크 10번, 페네르바체 5번). 이 세 팀을 제외하면 엠라크 방카스의 3회 우승이 유일하다. 이마저도 1996년이 마지막이었다. 우승 경쟁은 사실상 32번의 우승을 합작한 세 팀의 대결이라고 봐야 한다. 여기에 우승 기록은 없지만, 꾸준히 4위 안에 이름을 올리는 갈라타사라이까지 넓게 보면 4파전이다.

2017~2018시즌 순위표를 보면 그림이 더 명확하다. 정규리그 1위 엑자시바시가 21승 1패, 2위 바키프방크가 19승 3패, 3위 갈라타사라이와 4위 페네르바체가 모두 16승 6패를 기록했다. 그 뒤를 잇는 부르사 BSB가 12승 10패임을 고려하면 4위 이내와 그 아래의 격차가 확실함을 볼 수 있다. 승률 5할 이상을 기록한 팀 역시 전체 12개 팀 중 다섯 팀뿐이다. 다가올 2018~2019시즌 역시 네 팀이 순위표 상위 네 자리를 차지할 게 확실해 보인다.

 

김연경 귀환한 터키리그 생태계는?

사진 : 바키프방크

 

선수 명단에서도 보이는 강력함-엑자시바시와 바키프방크

네 팀의 선수 명단을 보면 국가대표의 향연이다. 터키 국가대표 대부분은 네 팀 중 한 곳에 소속돼 있을 정도이다. 이번 2018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이하 세계선수권) 터키 대표팀 후보 명단 선수 중 네 팀 이외의 선수는 25명 중 다섯 명뿐이었다.

하지만 이번 이적시장 결과를 보면 더욱 바키프방크와 엑자시바시의 2파전이 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두 팀은 선수 이탈과 함께 선수 보강도 적절히 이루어진 반면, 나머지 두 팀은 이탈자의 이름값이 꽤 크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4위 페네르바체가 특히 그렇다.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아포짓 스파이커 폴리나 라히모바(198cm)가 이탈리아 포미 카살마죠레로 이적했다(한국 배구 팬에게도 익숙한 前 현대건설 폴리가 바로 이 선수이다). 브라질 국가대표로 이번 세계선수권에도 출전한 나탈리아 페레이라(183cm, WS) 역시 브라질 미나스 테니스 클루베로 떠났다. 이를 메우기 위해 사만다 브리시오(188cm, WS)와 파트마 일디림(183cm, OPP), 멜리사 바르가스(191cm, WS) 등을 영입했지만 난 자리가 더 눈에 띄는 건 어쩔 수 없다.

 

김연경 귀환한 터키리그 생태계는?

사진 : 갈라타사라이

갈라타사라이는 나간 사람도 많고 들어온 사람도 많다. 넬리샨 데미르와 세다 아슬란유레크가 은퇴했고 미들블로커 시니드 잭(190cm)과 흐리스티나 루세바(190cm)가 떠났다. 대신 엑자시바시로부터 한데 발라딘(189cm, OPP)를 임대 영입했고 메리엠 보즈(194cm, WS)도 영입하며 주전 라인업에 큰 변화를 줬다. 다만 세터를 비롯해 ‘대격변’ 수준의 선수 이동이 있었던 만큼 초반에 부침이 있을 수 있다.

2012년 이후 최초 자국 리그 타이틀을 노리는 엑자시바시는 이적시장을 활발하게 보냈다. 미국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레이첼 아담스(188cm)가 떠난 자리는 로렌 기브마이어(187cm)라는 또 다른 미국 국가대표로 채웠다. 다만 지난 시즌 리그 최우수 미들블로커에 선정된 야세민 귀벨리(188cm)의 이적은 여전히 아쉽다. 세르비아 국가대표 세터 마자 오근예노비치(183cm)의 공백은 감제 알리카야(179cm)로 메운다. 알리카야는 지난 시즌 리그 최우수 세터에 오른 에즈기 딜리크의 뒤를 받칠 예정이다. 여기에 우승 청부사라는 김연경(192cm)까지 더하며 전력을 한층 더 올리는 데도 성공했다. 이번 세계선수권 MVP까지 오른 티야나 보스코비치(193cm, OPP), 여전히 미국 국가대표 핵심 멤버인 조던 라슨(188cm, WS)까지 더해 강력한 삼각편대를 구축한 엑자시바시이다.

바키프방크는 지난 시즌 리그와 챔피언스리그까지 더블을 기록한 주축 멤버 대부분을 지켰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이적시장을 보냈다. 2017~2018시즌 종료 이후 주팅을 비롯해 주전 다수가 자유계약(FA) 신분을 얻었다. 하지만 바키프방크는 가장 중요한 주팅과 재계약으로 전력 유지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괴즈데 손시르마 정도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이탈이 없다. 주팅과 로네크 슬뢰티스(192cm, OPP)로 이어지는 쌍포와 칸수 외즈베이(182cm, S), 밀레나 라시치(193cm)-제흐라 귀네스(197cm, 이상 MB) 등 국가대표로 가득 찬 호화 라인업은 변함이 없다.

지난 시즌 엑자시바시는 정규리그에서 21승 1패, 1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라 어느 때보다 자국 리그 타이틀 획득을 눈앞에 뒀지만 결국 마지막 무대에서 무릎을 꿇었다(엑자시바시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바키프방크에 먼저 2승 1패로 앞섰지만 4, 5차전을 모두 셧아웃으로 내주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번 시즌 역시 챔피언 타이틀 획득을 위해서는 바키프방크를 넘어야 한다. 김연경은 아시아 무대에서뿐만 아니라 리그에서도 다시 한번 주팅을 넘어야 한다는 미션을 받았다.

터키 리그는 어떻게 진행되나?

    

터키 리그는 12개 팀이 참가한다. 각 팀은 나머지 11개 팀과 두 번의 정규리그 맞대결을 펼친다. 정규리그 순위를 바탕으로 8위까지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하위 네 팀은 강등팀을 정하는 플레이-아웃을 치른다. 하위 네 팀이 조별 풀리그로 각 팀과 두 번씩 경기를 치르고 여기서 하위 두 팀이 강등된다.

플레이오프는 토너먼트로 진행된다. 순위 결정전까지 모두 치러 이 순위를 기준으로 유럽 대륙권 대회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2018~2019시즌 기준 유럽배구연맹(CEV) 리그 랭킹에 따라 랭킹 1위 터키는 세 장의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진다. 이후 CEV 컵과 챌린저 컵에 각각 한 팀씩 출전한다.

 

글/ 서영욱 기자  

사진/ 유럽배구연맹 · 엑자시바시 공식홈페이지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11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8-11-15   이현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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