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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KS] ‘秋男’ 박정권·김강민, 왕조의 유산을 남기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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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3 (화) 10:24

                           
[엠스플 KS] ‘秋男’ 박정권·김강민, 왕조의 유산을 남기다

 
[엠스플뉴스]
 
SK 와이번스 외야수 김강민과 내야수 박정권은 과거 왕조 시절 주축 일원이었다. 한국시리즈 가을 DNA는 어디 가지 않았다. 가을만 되면 미치는 선수답게 팀 우승 달성에 알짜배기 역할을 했다. 게다가 팀 후배들과 우승을 합작하면서 왕조의 유산까지 남긴 두 선수였다.
 
SK는 11월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서 5대 4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4승 2패를 기록한 SK는 2010년 이후 8년 만의 한국시리즈 제패에 성공했다.
 
이날 SK는 3대 0으로 앞서가다 경기 중반 3대 4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9회 초 2사 뒤 최 정의 극적인 동점 솔로 홈런으로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결국, SK는 13회 초 한동민의 짜릿한 결승 솔로 홈런을 앞세워 시리즈 승부를 매듭지었다.
 
이번 SK의 ‘V4’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는 바로 박정권과 김강민이다. 두 선수 모두 올 정규시즌에서 긴 부진에 빠진 상태였다. 올 시즌 2군에서도 오랜 기간 머물렀던 두 선수는 주전 리드오프 노수광의 부상으로 포스트시즌 합류의 기회를 얻었다.
 
시작부터 극적이었다. 박정권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회 말 믿기지 않는 끝내기 솔로 홈런을 날렸다. 김강민도 플레이오프 5차전 연장 10회 말 대역전극의 디딤돌이 된 동점 솔로 아치를 그렸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이들의 가을 DNA는 여전했다. 박정권은 가장 중요했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결승 2점 홈런을 날리면서 포효했다. 김강민도 리드오프로서 상대 투수를 괴롭히는 동시에 탄탄한 중견수 수비로 상대 타구를 막았다.
 
여전했던 가을 DNA, 노병은 죽지 않았다
 
[엠스플 KS] ‘秋男’ 박정권·김강민, 왕조의 유산을 남기다

 
그라운드 위에선 ‘짐승’ 같이 날뛰었지만, 김강민은 10년 전처럼 젊은 짐승은 아니었다. 팬들과 함께 댄스 세리모니를 즐기던 선수단과 떨어져 더그아웃에 잠시 앉은 김강민은 “솔직히 몸이 너무 힘들어서 서 있을 힘도 없다”며 그라운드를 힘겹게 응시했다.
 
1982년생 김강민은 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리드오프 겸 중견수로 11경기 연속 선발 출전을 소화했다. 가장 체력 소모가 극심한 자리였다. 그래도 팀 후배들을 이끄는 역할까지 충실하게 맡은 김강민이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김강민의 성적은 타율 0.326/ 15안타/ 3홈런/ 11타점/ 9득점/ 6볼넷이었다.
 
나는 10년 전보단 경험이 쌓이고 노련해졌다. 그땐 멋모르고 할 때였다. 이번엔 어린 후배들을 잘 이끌어야 했다. 한국시리즈에선 1차전을 잡은 게 정말 컸다. 예상보다 상대 투수진의 공이 엄청나게 강하진 않았다. 상대 주포인 김재환이 빠진 영향도 있었고, 무엇보다 우리 팀 투수진이 기대 이상의 투구로 상대 타선을 잘 막았다. 또 두산보단 우리 팀이 한국시리즈를 더 잘하지 않나. 역사로 증명된 사실이다(웃음).” 김강민의 말이다.
 
힘겨웠던 플레이오프 5차전을 끝낸 뒤 김강민은 한국시리즈에 앞서 선수단에 메시지를 전했다. 우승에 대한 부담감을 버리자는 얘기였다.
 
“시리즈 첫 경기부터 후배들에게 ‘상대는 압도적으로 정규시즌 1위를 한 팀이고, 우리는 2등으로 올라왔다. 우리는 이제 와 있어야 할 최소한의 자리에 왔다. 정규시즌을 한다고 생각하고 지더라도 당황하지 말자. 상대가 잘하면 우리도 잘해도 질 수 있다. 상대가 못하면 한 경기씩 이긴다고 생각하자’고 얘기했다. 다행히 두산이 틈을 보이고 실수하면 그때마다 승기를 가져왔다. 확실히 우리 팀이 더 긴장을 안 하고 편안하게 경기한 듯싶다.”
 
[엠스플 KS] ‘秋男’ 박정권·김강민, 왕조의 유산을 남기다

 
김강민은 자신과 함께 가을 반전을 이룬 박정권을 향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김강민은 “아무래도 더그아웃 분위기가 시리즈 흐름을 좌우하니까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었다. 그때 (박)정권이 형이 지명타자지만, 벤치에서 후배들을 한 명씩 다 챙기면서 끌어주더라. 정권이 형의 응원과 조언에 힘을 얻은 후배들이 모두 다 잘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박정권도 8년 만에 느낀 우승의 감격에 눈시울이 다소 붉어져 있었다. 박정권은 “정말 기쁘다. 올 시즌 내내 2군에 있다가 (노)수광이 다쳐서 나에게 기회가 왔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었는데 어쨌든 엔트리에 포함됐으니 뭐라도 팀에 도움이 되고자 했다. 욕심만큼은 내 결과가 안 나왔지만, 후배들이 정말 잘해줬다”며 고갤 끄덕였다.
 
왕조 시절 우승과는 또 다른 감정이 느껴진 박정권이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맛본 우승은 박정권에게 더 뭉클함을 느끼게 했다.
 
10년 전 우승도 너무 좋았지만, 그땐 너무 어렸다. 이번 우승은 기분이 예전과 다르다. 옛날 왕조 시절 생각도 많이 난다. (김)강민이도 그렇겠지만, 만감이 교차한다. 왕조 시절부터 오랜 기간 지켜보신 팬들도 같은 감정을 느끼실 거로 생각한다. 정말 모든 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올 시즌 중반 2군에서 만난 박정권은 “무조건 1군에 빨리 올라가야 한단 욕심을 부리기보단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에서 팀에 도움을 주기 위해 여기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면 된다. 내 야구를 하는 게 먼저다. 문학에서 승리의 기쁨을 팬들과 함께 느낄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며 반등을 조용히 다짐했다. 그 반등은 가을에서야 현실이 됐다. 가장 중요한 순간 무쇠팔로 돌아온 박정권이었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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