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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인 NBA] 동부로 돌아온 지미 버틀러, 필라델피아의 승부수는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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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2 (월) 08:24

                           

[줌 인 NBA] 동부로 돌아온 지미 버틀러, 필라델피아의 승부수는 성공할까?



[점프볼=양준민 기자] 2년 만에 재회한 애제자와 해피엔딩을 꿈꿨지만 또 다시 그 끝은 아쉬운 이별이었다. 바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감독, 탐 티보듀와 이제는 미네소타의 남색 유니폼에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파란색 유니폼으로 옷을 갈아입은 지미 버틀러(29, 203cm)의 이야기다.

오프시즌부터 세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버틀러 드라마가 끝내 막을 내렸다. 11일(이하 한국시간) 필라델피아와 미네소타는 양측 구단주들의 합의 하에 트레이드를 성사, 버틀러는 1년 만에 동부 컨퍼런스로 돌아오게 됐다. 타운스와 위긴스 그리고 버틀러의 불화설을 시작으로 시작된 이 드라마는 팀의 감독직과 함께 사장직을 겸하고 있던 티보듀 감독이 계속해 반대의사를 보이며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었다. 

이미 버틀러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미네소타 측이 제시한 재계약을 거부, 사실상 버틀러와 미네소타의 동행은 끝난 상황이었지만 티보듀 감독 혼자 버틀러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했고, 그 결과, 미네소타는 팀 케미스트리까지 망가지는 최악의 상황에 봉착했다.

Sporting News에 따르면 그간 버틀러 사태로 글렌 테일러 구단주와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었던 티보듀 감독은 최근 5연패를 당하며 테일러 구단주의 뜻을 막을 명분이 없었고, 결국, 버틀러 드라마는 테일러 구단주의 주도 하에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ESPN의 보도에 따르면 미네소타와 필라델피아의 트레이드 논의는 최근에 들어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고, 미네소타가 10일에 있었던 새크라멘토 킹스전에서 무기력하게 패배했던 것이 테일러 구단주가 본인의 결심을 굳히게 된 결정적인 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버틀러 영입을 두고, 필라델피아와 마이애미 히트, 휴스턴 로케츠가 큰 관심을 보이며 미네소타에 접근했다. 이들 중 마이애미가 버틀러 영입에 근접했지만, 트레이드의 결정권을 가진 티보듀 감독이 골귀 젱(29, 211cm)을 트레이드 논의에 포함시킬 것을 요청하는 등 마이애미가 들어주기 힘든 조건들을 계속해 요구, 두 팀의 논의는 결국, 판이 엎어졌다. 더 이상은 버틀러 영입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마이애미는 그간 매물로 내놓았던 조쉬 리차드슨(25, 198cm)마저 잠재력을 폭발시키자, 즉각, 그를 판매 불가의 선수로 지정하는 등 타 팀들과의 경쟁에서 완전히 발을 빼버렸다.

마찬가지 휴스턴도 향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무려 4장이나 제시했지만 테일러 구단주까지 서부 컨퍼런스 경쟁 팀에 버틀러를 보낼 수 없다는 뜻을 확고히 하면서 버틀러 영입에 실패했다. 필라델피아의 경우, 지난 9월 엘튼 브랜드가 새 단장으로 취임하면서 버틀러 영입에 발을 빼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이후에도 트레이드 논의 재개에 일말의 여지를 남겨두는 등 물밑에서 꾸준히 작업을 이어온 결과, 버틀러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미네소타 구단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테일러 구단주는 버틀러의 트레이드를 시작으로, 티보듀 감독과의 동행에 관해서도 깊은 고민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美 현지에선 오래 전부터 “지난 시즌 미네소타를 플레이오프 무대로 이끌긴 했지만 주전 선수들의 혹사논란 등 경기력과 전술 운용에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던 티보듀 감독의 재신임 여부가 올 시즌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말하고 있다. 일단, 미네소타는 티보듀에게 잔여시즌 지휘봉을 맡긴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후에도 팀이 계속해 부진에서 허덕인다면 티보듀 감독을 경질, 그를 대신해 故, 플립 숀더스 감독의 아들인 라이언 숀더스 어시스턴트 코치에게 남은 시즌 감독대행을 맡긴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워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부터 미네소타의 어시스턴트 코치직을 수행하고 있는 라이언 숀더스는 32살의 젊은 나이지만 테일러 구단주를 비롯해 미네소타 구단 관계자들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는 것은 물론, 팀 내 대다수의 선수들까지, 그를 많이 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일러 구단주와 故, 플립 숀더스 감독의 돈독했던 관계도 라이언 숀더스가 미네소타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숀더스 코치는 2009년 워싱턴 위저즈의 어시스턴트 코치를 시작으로 코치생활을 시작했다)

이렇게 버틀러는 지난 시즌 13전 14기에 도전했던 미네소타를 플레이오프로 이끌며 팀의 새로운 중심으로 재탄생하는 듯했지만 약 1년 만에 서부 컨퍼런스를 떠나 동부 컨퍼런스로 돌아오면서 또 다시 커리어의 전환기를 맞이하게 됐다. 

[줌 인 NBA] 동부로 돌아온 지미 버틀러, 필라델피아의 승부수는 성공할까?

▲방관하던 필라델피아는 왜 마음을 돌려 버틀러를 영입했나?

필라델피아는 이번 트레이드로 버틀러와 저스틴 패튼(21, 213cm)을 영입, 반대로 로버트 코빙턴(27, 206cm)과 다리오 사리치(24, 208cm)를 내주며 동시에 제리드 베이리스(30, 191cm), 2022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까지 미네소타에게 넘겼다. 

2017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6순위로 미네소타에 입단한 패튼은 오프시즌 다리 쪽에 부상을 입으며 수술까지 단행, 사실상 전력 외의 선수로 분류된다. 마찬가지 오프시즌 무릎을 다친 베이리스의 올 시즌 출전경기 수도 아직까지 0이다. 당초, 미네소타는 필라델피아로부터 코빙턴, 사리치와 향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으려 했다. 하지만 필라델피아가 이를 결단코 반대, 결국, 양 팀의 논의는 앞서 언급했듯 베이리스와 2022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이 포함되는 쪽으로 마무리됐다.  

이렇게 필라델피아가 팀의 미래로 손꼽히는 선수들까지 내주는 출혈을 감수, 버틀러를 영입한 이유는 단 하나, 바로 리그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 때문이다. 오프시즌부터 시몬스와 엠비드는 인터뷰를 할 때마다 올 시즌 목표를 ‘파이널 진출’이라 입버릇처럼 말하며 자신감을 보여 왔다. 이 때문인지 몰라도 오프시즌 필라델피아는 르브론 제임스(LAL)와 카와이 레너드(TOR)의 유력한 차기 행선지로 늘 언급되던 곳이었다. 버틀러와 유니폼을 바꿔 입은 코빙턴과 사리치는 이미 지난여름 레너드의 필라델피아 이적설이 언급됐을 때부터 트레이드 블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던 선수들이었다.

허나, 기대와 달리 필라델피아는 그토록 원했던 슈퍼스타들의 영입에 모두 실패, 결국은 별다른 소득 없이 시즌 개막을 맞이하게 됐다. 그러다보니 필라델피아는 올 시즌 보스턴 셀틱스와 동부 컨퍼런스 2강 체제를 형성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시즌 초반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력으로 개막 후 8승 5패에 그치고 있다. 마찬가지 보스턴도 선수단의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에 직면, 많은 이들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사이, 카와이 레너드(27, 201cm)를 중심으로 전력재편에 성공한 토론토가 개막 후 단 1패만을 허용하는 등 독주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올 시즌 필라델피아의 가장 큰 문제는 ‘수비력‘이다. 11일을 기준으로 필라델피아는 평균 111.9득점을 기록, 이 부문 리그 전체 10위에 올라있다. 다만, 동시에 평균 112.9점을 상대에게 헌납, 수비력에 구멍이 생기며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브렛 브라운 감독은 프리시즌부터 수비력 강화를 목표로, 공격에 강점이 있지만 정작 브라운 감독이 원했던 수비에 약점이 있는 J.J 레딕(34, 193cm)을 벤치멤버로 내리고, 그 자리에 2년차의 신인, 마켈 펄츠(20, 193cm)를 기용했다. 

하지만 펄츠는 브라운 감독의 기대와 달리,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실망스런 경기력을 이어가는 등 지금은 주전 라인업에 오프너로 이름만 올리고 있을 뿐, 실상은 점점 더 레딕에게 출전시간을 뺏기면서 팀 내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급기야 최근에는 펄츠의 오프시즌 훈련을 담당했던 트레이너, 드류 할렌이 본인의 SNS를 통해 “펄츠의 어깨부상이 아직은 정상이 아니다”는 말을 전하면서, 펄츠의 현재 상태에 관해 필라델피아 구단 측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는 등 펄츠 딜레마는 올 시즌도 필라델피아의 골머리를 아프게 하고 있다.(*펄츠는 올 시즌 정규리그 14경기 평균 24.3분 출장 9.3득점(FG 42.2%) 3.9리바운드 3.4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이 때문인지 몰라도 美 현지에선 펄츠 딜레마에 빠진 필라델피아가 문제를 풀기 위한 방안으로 버틀러의 영입을 선택했단 시각들이 존재한다. CBS Sports는 “버틀러의 필라델피아 입성으로 스포트라이트는 이제 펄츠의 거취 문제로 옮겨갔다. 올 시즌 필라델피아는 파이널로 향하는 비책으로, 펄츠의 성장에 기대를 걸었고, 오프시즌부터 많은 투자를 했다. 허나, 펄츠는 구단의 기대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펄츠의 성장은 더 이상 필라델피아의 최우선 목표가 아니다. 현실을 인식한 브랜드 단장은 슈퍼스타의 영입을 원했고, 이는 버틀러의 영입이란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게 만들었다. 버틀러의 입성은 펄츠와 필라델피아의 향후 동행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게 될 것이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줌 인 NBA] 동부로 돌아온 지미 버틀러, 필라델피아의 승부수는 성공할까?

의도가 어떻든 버틀러의 영입에 성공한 필라델피아는 공수 전력이 모두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리그 최고의 공수 겸장이자 윙 디펜더 중 한 명인 버틀러의 영입은 지금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필라델피아의 전체적인 수비력을 탄탄하게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 시즌 평균 17개의 턴오버를 기록, 공격전개가 매끄럽지 못한 필라델피아는 실수가 적고, 보조적인 경기운영이 가능한 버틀러를 영입하며 이 문제까지도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물론, 공격에서 시몬스, 엠비드와 지분을 나누는 것에 우려의 시선들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버틀러가 적은 볼 소유에도 효율적인 득점이 가능해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두 사람과 호흡을 맞추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더불어 시몬스가 스크리너와 롤 맨의 역할을 맡으면, 그를 대신해 2대2 픽앤 롤 플레이를 전개해줄 수 있는 또 다른 메인 볼 핸들러가 필요했던 필라델피아는 버틀러의 영입으로 그에 관한 걱정까지 해소할 수 있게 됐다.(*버틀러는 공격점유율을 나타내는 USG 수치에서 커리어 평균 21.5%를 기록 중이다)

또, 시카고 시절 버틀러는 ‘지미 조던’이란 별칭이 붙을 정도로 클러치 타임에 강한 선수다. 특히, 돌파력이 좋은 버틀러는 자유투 유도기술도 뛰어나 추격전이나 도망가는 상황에서 손쉽게 득점을 올릴 수가 있다. 버틀러의 트레이드 소식을 접한 직후 잠시나마 버틀러를 지도했던 프레드 호이버그 감독은 Chicago Tribune과 인터뷰에서 “필라델피아는 클러치 타임의 위대한 승부사를 팀에 합류시켰다. 버틀러는 코트에서 필라델피아의 전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선수다. 버틀러는 필라델피아에 알맞은 조각이다”라는 말로 버틀러를 영입한 필라델피아의 결정을 지지했다. 

무엇보다 파이널 우승을 목표로 두고 있는 필라델피아에게 경험이 풍부한 버틀러의 합류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2라운드, 경험부족이란 한계를 드러내며 보스턴에 패배한 필라델피아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다만, 세상 모든 일이 완벽할 수 없듯 필라델피아는 버틀러의 영입으로 4번, 파워포워드 포지션에 공백이 생겼다. 사리치가 팀을 떠나게 되면서 필라델피아의 4번 포지션은 이제 윌슨 챈들러(31, 206cm)와 마이크 무스칼라(27, 211cm)가 책임지게 됐다. 다만, 두 선수 모두 현재 부상으로 경기에 결장, 쉽사리 두 선수의 경기력이 올라오지 못 하면서 필라델피아의 4번 포지션 로테이션 운용에 차질이 생겼다. 무스칼라의 경우, 최근 훈련 도중 동료 선수와 부딪히며 코에 부상을 당해 당분간은 경기에 나설 수가 없다. 다리부상에서 돌아온 챈들러도 백투백 경기 중 한 경기는 결장하는 등 경기력 회복에 시간이 더 필요, 그동안 필라델피아의 4번 포지션은 아미르 존슨(31, 206cm)이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또, 시카고와 미네소타 시절, 젊은 선수들과 자주 갈등을 겪었던 버틀러가 2명의 영건, 엠비드와 시몬스가 주축인 필라델피아의 팀 문화에 잘 녹아들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버틀러의 영입으로 팀 내 입지가 극도로 좁아진 펄츠와 버틀러의 불편한 관계도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 필라델피아 팬들에겐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를 것이다. 

더불어 필라델피아는 내년 여름 FA가 되는 버틀러의 잔류에도 총력을 기울여야한다. 이번 트레이드로 버틀러의 버드권한까지 함께 넘겨 받온 필라델피아는 버틀러에게 최대 계약기간 5년, 1억 9,000만 달러의 대형계약을 안겨줄 수 있어 금액적인 부분은 다른 팀들보다 유리하다.(*내년 여름 버틀러가 다른 팀과 계약한다면 최대 4년, 1억 4,000만 달러에 계약이 가능하다)

버틀러의 영입 소식을 접한 벤 시몬스는 “팀에 올스타 1명이 추가됐다는 사실은 매우 기쁜 일이다. 나는 버틀러가 우리 팀에 잘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환영의 뜻을 밝혔고, 마찬가지 조엘 엠비드도 ESPN과 인터뷰에서 “나는 버틀러가 팀에 온 것이 매우 기쁘다. 버틀러의 합류는 나와 팀 모두에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는 버틀러와 개인적인 친분은 없다. 하지만 그가 어떤 타입의 선수인지는 익히 들어 잘 알고 있다. 그에게 곧 환영의 뜻을 담은 문자 메시지를 보낼 것이다”는 말로 기대감을 드러내는 등 시몬스-버틀러-엠비드의 빅3 결성은 올 시즌 제임스가 떠난 동부 컨퍼런스의 패권을 노리는 다른 경쟁 팀들에게 위험신호로 떠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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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스-위긴스 투톱 체제로 돌아간 미네소타, 이제는 반등이 절실한 때!

반대로 버틀러를 떠나보낸 미네소타는 칼 앤써니 타운스(22, 213cm)와 앤드류 위긴스(23, 203cm)의 원투 펀치 체제로 회귀했다. 지난해 여름 버틀러 영입은 미네소타의 입장에서 본다면 팀의 오랜 숙원이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뤄줬기에 충분히 성공적이었다. 다만, 타운스와 위긴스, 개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버틀러의 영입이 개인기록의 하락으로 이어졌기에 결코 웃을 수만은 없는 일이었다. 

이미 모두가 알고 있듯 버틀러 트레이드는 타운스와 버틀러의 불편한 관계가 발단이 됐다. 미네소타 이적 후 농구에 대한 타운스의 열정에 불만을 품었던 버틀러는 직접적으로 농구에 임하는 타운스의 태도에 불만을 가지며 분란의 씨앗을 키워왔다. 사실상 지금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농구를 통해 이뤘던 버틀러가 보기에는 타운스의 농구를 향한 열정이 부족해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타운스가 농구를 대하는 태도와 프로의식은 케빈 가넷과 팀 던컨 등 수많은 선배들의 증언을 통해 충분히 검증됐다. 버틀러와의 불화설이 터졌을 때도 美 현지 전문가들은 타운스의 농구에 대한 열정과 프로의식에 대해선 그 누구도 문제 삼지 않았다. 필자가 타운스의 오프시즌 훈련을 담당했던 트레이너, 매트 마저리에게도 문의한 결과, 지난여름 타운스는 가족들과 휴가를 보내는 와중에도 매일 정해진 양의 웨이트트레이닝을 게을리 하지 않는 등 개인 기량의 발전에 많은 욕심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농구를 향한 타운스와 버틀러의 갈등관계는 사실상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다름의 문제’로 접근해야했을 부분이다.

2015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리그에 입성한 타운스는 대학시절 수비력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허나, 리그 데뷔 후의 타운스는 수비력이 아닌 공격력으로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도 데뷔 후 대부분의 공격지표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던 타운스는 버틀러가 팀에 합류하기 직전인 2016-2017시즌, 정규리그 82경기에서 평균 25.1득점(FG 54.2%) 12.3리바운드 2.7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리그의 엘리트 빅맨 대열에 합류했다. 오히려 팀 수비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고, 순간적인 수비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는 등 지금의 타운스는 수비력이 약점으로 지적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고 있다.

지난 9월 시즌 개막을 앞두고 미네소타와 5년 1억 9,000만 달러에 연장계약을 맺었던 타운스는 올 시즌 정규리그 13경기에서 평균 19.9득점(FG 45.9%) 10.8리바운드 2.1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특히, 올 시즌 타운스는 버틀러가 코트에 있고 없음에 따라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경기력으로 미네소타 팬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이미 지난 9월, 미네소타와 연장계약 체결에 앞서 “버틀러가 팀을 떠나기 전까지 미네소타와 연장계약은 없을 것”이라 말하며 완강한 입장을 고수했던 타운스는 티보듀 감독이 버틀러의 트레이드 논의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는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버틀러가 떠난 지금, 앞으로의 미네소타를 이끌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타운스다. ESPN도 “버틀러 트레이드의 진정한 승자는 그 누구도 아닌 타운스다. 타운스는 거액의 계약금과 팀의 1옵션이란 명예까지 모든 것을 얻었다. 하지만 이는 가만히 앉아 얻어지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타운스 스스로가 팀의 반등을 위해 지금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어야할 것이다. 그래야만 이 모든 것이 그저 한낱 허울이 아닌 현실로 나타날 수가 있다”는 말로 타운스의 각성을 촉구했다. 미네소타 팬들의 입장에선 과연 타운스가 2016-2017시즌과 비교해 얼마나 성장했는지 지켜보는 것도 향후 경기를 지켜보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줌 인 NBA] 동부로 돌아온 지미 버틀러, 필라델피아의 승부수는 성공할까?

위긴스의 경우도 2016-2017시즌 정규리그 82경기에서 평균 23.6득점(FG 45.2%) 4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기록하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며 미네소타와 거액의 연장계약까지 체결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버틀러가 합류하면서 팀의 3옵션까지 밀리는 등 팀 내 입지가 급격히 좁아졌다. 이 때문인지 ESPN의 보도에 따르면 버틀러의 트레이드 요청 소식이 언론을 통해 공식화되자 앤드류 위긴스(23, 203cm)의 친형, 닉 위긴스는 직접 본인의 SNS에 “트레이드를 요청한 버틀러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뉘앙스의 문구를 남기며 버틀러와 언쟁까지 벌이는 등 버틀러와 위긴스의 관계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간 위긴스는 본인의 폭발적인 운동능력을 경기에 잘 활용하지 못하고, 몸싸움을 기피하는 등 터프하지 못하단 비판을 들어왔다. 2016-2017시즌 위긴스는 평균 35.6%(1.3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중·장거리 슈팅능력이 눈에 띄게 발전했단 평가표를 받아들었다. 마찬가지 수비에서도 리바운드에 적극 가담하는 등 경기력에 운동능력이 녹아들기 시작, 돌파도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다만, 위긴스에 대한 구단 안팎의 기대치를 감안한다면 그의 더딘 성장세가 다소 아쉬웠던 것도 사실.

 

더욱이 위긴스 역시 지난해 미네소타와 5년간 약 1억 4,700만 달러에 연장계약을 체결하며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 자리를 공고히 한 상황이다. 타운스와 함께 팀 전체 샐러리캡의 50%를 차지하며 팀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기에, 만일 위긴스가 지난 시즌처럼 부진을 면치 못한다면 미네소타의 미래도 덩달아 암울해질 것이다. 그나마 고무적인 것은 이번 오프시즌에도 슈팅교정에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할애했던 위긴스가 시즌 초반 경미한 허벅지 부상으로 고생하고 있음에도 평균 39.6%(2.2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이전보다 중·장거리 슛에서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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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2016-2017시즌과 올 시즌의 상황이 다르다고 한다면 그것은 바로 위긴스와 타운스, 그들이 함께 하고 있는 팀 동료들일 것이다. 당시의 미네소타는 베테랑 리더십의 결여로 승부처인 3, 4쿼터에 쉽게 무너지는 등 젊은 선수들의 주축을 이룬 리빌딩 팀의 명확한 한계를 보여줬다. 버틀러의 영입이 이루어진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앞서 언급했듯 그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그 예로 지난해 여름 버틀러의 뒤를 이어 미네소타에 합류한 타지 깁슨(33, 206cm)과 제프 티그(30, 188cm)는 팀의 실질적인 경기력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버틀러가 떠난 라커룸 리더의 자리를 물려받을 수 있는 잠재적인 후보들이다. 티그의 경우, 지난 30일 LA 레이커스전에서 무릎부상을 당해 잠시 로스터에서 이탈했지만 최근 부상치료의 경과가 좋아지면서 조만간 선수단에 복귀,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 시즌 막판 미네소타에 합류한 이후 부활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흑장미, 데릭 로즈(30, 191cm)의 활약도 올 시즌 주목할 부분이다. 지난 유타 재즈전에서 무려 50득점(FG 61.3%)을 올리며 본인의 득점 부문 커리어 하이 기록을 새로이 작성했던 로즈는 이날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뜨거운 눈물까지 흘리며, 그의 활약상을 지켜본 많은 이들에게 감동의 메시지를 전했다. 

12일 현재 로즈는 올 시즌 개막 후 12경기에서 평균 29.2분 출장 18.8득점(FG 45.9%) 3.7리바운드 4.7어시스트를 기록, 최근 ESPN과 인터뷰에선 “올해의 식스맨상 수상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는 등 시즌 완주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젊은 선수들과 노장 선수들의 두터운 신망을 동시에 얻으며 이들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로즈의 잔류가 올 시즌 팀에 가져온 긍정적인 효과 중 하나다.

[줌 인 NBA] 동부로 돌아온 지미 버틀러, 필라델피아의 승부수는 성공할까?

마찬가지 버틀러 트레이드의 반대급부로 팀에 새로이 합류한 코빙턴과 사리치도 미네소타의 전력에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이다.

먼저,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리그 정상급 3&D 플레이어로 발돋움한 코빙턴은 미네소타의 전체적인 수비력을 올려줄 수 있는 중요한 자원으로 평가된다. 일각에선 “두 사람의 전체적인 기량에서 슈팅능력과 수비력을 따로 떼어놓고 본다면 코빙턴의 능력이 버틀러의 능력보다 우위에 있다” 주장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 예로, 지난 시즌 정규리그 80경기 평균 12.6득점(FG 41.3%) 5.4리바운드 1.7스틸로 시즌 종료 후 NBA 올-디펜시브 퍼스트 팀에 선정, 수비력을 확실히 인정받았던 코빙턴은 올 시즌도 정규리그 13경기 평균 11.3득점(FG 42.7%) 5.2리바운드 1.8스틸 1.8블록을 기록하는 등 지난 시즌의 활약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보이고 있다. 3점슛 성공률도 평균 39%(2.3개 성공)를 기록하는 등 최근의 좋았던 슈팅감각(3P 36.9%, 2.5개 성공)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 전체적으로 미네소타 선수들이 터프하지 못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과 허슬 플레이 등 궂은일에 능하고, 터프함까지 갖춘 코빙턴의 합류는 미네소타의 경기력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사리치도 순발력이 떨어지면서 외곽수비에 약점이 있지만 내·외곽에서 모두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스트레치형 빅맨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 시즌 사리치는 정규리그 13경기 평균 11.1득점(FG 36.4%) 6.6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 경기력의 기복이 심해 안정감이 떨어지고 있다. 때문에 이미 주전 입성이 확실시되는 코빙턴과 달리, 사리치는 깁슨과 출전시간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사리치는 본래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힘을 내는 슬로우 스타터의 기질이 강하다. 그렇기에 올 시즌도 사리치가 전처럼 후반기에 강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미네소타 팬들에겐 앞으로 경기를 지켜보는 소소한 재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약 2개월간의 길었다면 길었고, 짧았다면 짧았을 버틀러 드라마가 드디어 막을 내린 지금, 많은 이들이 미네소타와 필라델피아의 선택을 두고, 누가 이번 트레이드의 최종승자가 될지 치열한 갑론을박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美 현지에선 미네소타보단 팀에 슈퍼스타를 더한 필라델피아가 우세하단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과연 미네소타와 필라델피아 모두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이제는 미네소타를 떠난 자와 남은 자의 활약에 모든 것이 달려있게 됐다.  

*긴 글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점프볼 DB, 언더아머, 아디다스, NBA 미디어센트럴

#기록참조-NBA.com, BASKETBALL REFERENCE



  2018-11-12   양준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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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병장 넴드대통령이명박

여러분, 이거다 거짓말인거 아시죠..

2018.11.12 19:48:38

동부로 돌아온 지미 버틀러 << ㅅ ㅍ 낚였네,,  개농 원주 동부 말한줄 알았다 ~~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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