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WNBA 선수협회, 노사협약 재협상 예고… 연봉, 처우 개선 가능할까

일병 news1

조회 647

추천 0

2018.11.07 (수) 00:46

                           

WNBA 선수협회, 노사협약 재협상 예고… 연봉, 처우 개선 가능할까



[점프볼=손대범 기자] 미국의 「플레이어스 트리뷴(the player’s tribune)」 사이트는 NBA를 비롯한 스포츠 선수들이 각자의 생각과 주장을 올리고, 공유하는 사이트다. 복귀와 은퇴, 혹은 이적에 따른 감사 인사를 전할 때도 이곳을 이용하는 선수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지난 3일(한국시간), 이 사이트에 게재된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의 슈퍼스타 은네카 오구미케의 칼럼 한 편이 눈길을 끌었다. 오구미케는 현재 미국여자농구를 대표하는 스타이자, WNBA 선수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그는 칼럼을 통해 WNBA 선수협회가 내린 '선택'을 설명했다. 그 선택이란 바로 WNBA와 선수협회간의 노사협정 재협상이었다.

NBA의 마크 테이텀 사무총장도 성명서를 통해 “WNBA가 2019시즌 이후 현 CBA 협정에 대해 재협상을 요구했다”는 사실을 알리며 “열린 자세, 상호 믿음을 바탕으로 협상을 해나가겠다. 모두가 동등하게 느낄 수 있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좋은 결과를 끌어내도록 노력할 것”이라 밝혔다. 

NBA와 마찬가지로 WNBA도 선수협회와 연맹의 지속적 협의를 통해 선수의 권익을 향상시켜왔다. 현 CBA 협정은 2014년 3월에 체결된 것으로 본래 2021년까지 계약되어 있었다. 그러나 옵션에 따르면 2019년 10월 31일에 옵트 아웃을 선택해 재협상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당장 2019년 시즌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나, 2019년 11월부터 이어질 협상 결과에 따라 2020년 시즌은 많은 것이 달라질 수도 있다. NBA도 CBA 협상이 잘 이뤄지지 않고 이것이 직장폐쇄(lockout)까지 이어지면서 2011-2012시즌이 82경기에서 66경기로 단축된 바 있다.  

WNBA가 이처럼 재협상을 요구한 이유는 역시 선수들의 처우 개선 때문이다. CBA의 주된 내용이 바로 돈이다. 선수들의 경기를 통해 리그가 벌어들이는 수익 배분, 선수들의 계약 기간 및 기타 소소한 인센티브까지 이 CBA를 통해 결정된다. 현재 WNBA 선수들은 올림픽과 세계무대에서 한 차례도지지 않고 내리 금메달을 따는 등 최고의 경기력을 과시해왔다. 그렇지만 정작 대우는 그러지 못한 편이다. 

올 시즌 스테픈 커리의 기본 연봉이 3,700만 달러 정도인데 이는 WNBA 선수 144명의 연봉의 총합보다도 훨씬 많은 액수다. 물론 커리가 갖고 있는 인지도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인기를 생각해보면 당연한 현상일 수도 있으나, WNBA 연봉 총합보다도 많은 연봉을 받는 NBA 선수가 20명이 넘는다는 걸 감안해보면 WNBA 선수들도 아쉬움이 남을 만하다. 

실제로 WNBA 선수들의 처우에 대해서는 수년간 여러 매체에서 지적을 해왔다. 그리고 이는 선수들이 겨울마다 해외리그로 떠나 ‘용병’으로 생활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WNBA의 평균관중은 7,700명 수준이다. 비록 2018년 시즌에는 다소 줄었지만 대신 ESPN을 비롯한 전국방송 중계가 늘었고, NBA LIVE와 같은 비디오게임에 선수 캐릭터를 활용되는 등 사업적으로도 성과가 있었다. 

사실 오구미케가 대놓고 “금전적으로 동등한 대우를 원한다”고 주장한 것은 아니다. 오구미케는 “우리가 르브론처럼 큰 돈을 벌고 싶다고 시위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재차 밝혔다. 

ESPN은 선수들이 요구한 부분 중에는 경기간 일정, 자선행사 참가 등 선수가 받게 될 것과 해야 할 것들을 조율하는 일도 있다고 밝혔다. 예컨대, 지난 8월 박지수가 소속됐던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는 날씨로 인해 이동에 차질을 겪자 선수들의 부상방지와 안전을 위해 경기를 포기했다. 그러자 WNBA는 규칙대로 이를 몰수패 처리했는데, 당시 WNBA 선수들 사이에서는 “세계 최고의 리그라면서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보일 환경조차 마련해주지 못하는 것이냐”라며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몇몇 대학 감독들은 “프로가 디비전 I 대학만도 못하다”라고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오구미케는 글을 통해 “이번 재협상은 선수들이 한 단계 더 발을 내딛는 일이 될 것”이라며 “지금의 여자농구 선수들뿐 아니라 앞으로 뛰게 될 내일의 선수들을 위한 결정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구미케는 “리그가 공정하고 일관된 근무 환경을 제공해주길 바란다. 또한 WNBA 선수들을 월드클래스 선수들로 대우해주었으면 좋겠으며, 미래를 위해 투자를 해주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리그를 믿고 있는 만큼 우리를 믿어주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선수협회는 WNBA 사무국측에 요구 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WNBA는 최근 여성 권익신장을 위한 노력을 코트 안팎에서 꾸준히 해왔다. 캠페인도 개최했다. 그런 만큼 선수들의 요구를 그냥 지나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나이키 제공 



  2018-11-07   손대범([email protected])

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신고를 접수하시겠습니까?

이전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