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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쓰는이력서] (24) 부산중앙고 서명진, “코트에선 나이 없다, 팀에 보탬 되고파”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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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5 (월) 14:24

                           

[내가쓰는이력서] (24) 부산중앙고 서명진, “코트에선 나이 없다, 팀에 보탬 되고파”



[점프볼=강현지 기자]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하는 ‘예비 프로’가 쓰는 취업이력서. 24편의 주인공은 부산중앙고 서명진(19, 187.7cm)이다. 일찍부터 프로 조기 진출을 결정한 그는 사이즈가 충분한 가드인데다 슛까지 갖춰 그간 아마추어에서 호평을 받아왔다. “빨리 프로무대에 부딪혀 보고 싶다”고 꿈의 무대에 당찬 출사표를 전한 서명진이 그의 농구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앞으로의 각오도 덧붙였다(서명진의 이력서 신장은 신장 측정 전에 작성된 것이며 기사에 작성된 신장은 드래프트 컴바인에서 측정된 키로 명시).

 

# 성장과정

서명진이 처음 농구공을 잡은 건 초등학교 3학년. 신장이 커 선생님으로부터 제의를 받아 농구부에 입문했지만, 농구를 하다가 손톱에 피가 난 것을 본 어린 서명진은 빠른 ‘포기’선언을 했다. 그러다 성남초등학교 4학년 때 선생님의 권유와 아버지의 설득에 다시 농구부에 들어갔다. 그는 “또래보다 신장이 커서 권유를 하신 것 같아요”라고 농구를 시작했을 때를 회상했다.

 

[내가쓰는이력서] (24) 부산중앙고 서명진, “코트에선 나이 없다, 팀에 보탬 되고파” 

힘든 기억밖에 없었지만, 서명진은 이 길을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걸었다. 금명중으로 가서는 특별한 인연을 만나는데 바로 박영민 코치. 하지만 첫 만남은 그리 좋지 못했다. “운동 시간에 치과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피시방에 갔거든요(웃음). 그런데 코치님이 애제자처럼, 아들처럼 잘 챙겨주셨어요. 운동할 때는 열심히 한다면서요. 또 선수도 많이 없어서 제가 뛰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잘 키워주셨어요.”

 

부산중앙고 박영민 코치는 “어릴 때부터 남달랐다. 내가 금명중으로 코치로 갔을 때 명진이가 중학교 1학년이었다. 동기들과 비교했을 때 돌파, 슛 등 남들과 달랐다고 생각해서 키워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어렸을 때부터 특별했고, 뭐든 동기들보다 뛰어났다”라고 서명진과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덕분에 서명진은 수도권 중학교의 숱한 러브콜을 뿌리치고 박영민 코치와 함께 가기로 결심한다. 스킬 트레이닝 등을 병행하며 자유롭게 훈련한 박 코치의 훈련 스타일도 그에게 맞아떨어졌던 것. 덕분에 창단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제43회 추계연맹전에서 성광민, 조원빈, 서정현과 첫 우승을 일궜다.

 

3학년 들어서는 이정현, 신민석이 버틴 군산중에게 잡혀 준우승에 그쳤지만, 부산중앙고로 진학해 박영민 코치, 양홍석과 다시 만나면서 청소년대표팀에 선발되는 영예도 누렸다.

 

# 경력사항

- 2015년 U16 남자농구대표팀

- 2016년 U17 남자농구대표팀

 

# 수상이력

- 2014년 추계연맹전 남중부 우수상, 득점상

 

[내가쓰는이력서] (24) 부산중앙고 서명진, “코트에선 나이 없다, 팀에 보탬 되고파” 

그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U17 청소년대표팀에 뽑혔을 때다. 양재민, 이정현, 신민석, 이현중 등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U16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중국, 대만을 격파하며 정상에 섰고, 이어진 U17 세계대회에서는 8강의 성적을 거뒀다.

 

학교에서는 팀 사정상 역할이 많았지만, 대표팀에서는 달랐다. 1번(포인트가드)포지션을 소화하며 라이벌로만 대적하던 이정현과 호흡도 맞춰갔다. “선발로 나가서 20분 정도 출전 시간을 부여받았는데, 1번을 보는게 편했던 것 같아요. 경기 운영이랑 패스만 잘하면 선수들이 알아서 득점을 추가해주니 편했죠.” 하지만 그도 쟁쟁한 선수들과 부딪히고, 또 한솥밥을 먹으며 배운 점도 많았다.

 

“가장 부족했던 게 웨이트였어요. 다른 나라 선수들과 부딪히다 보니 스피도도 떨어졌고, 슛도 부족했던 것 같아요. 돌아와서는 웨이트 보강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게다가 U18 선발까지는 연결되지 못했고, 왼쪽 발목을 크게 다치면서 그는 일생일대의 중요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바로 프로조기 진출. 수술 후 재활로 한 학년을 유급하면서 서명진은 고교 드래프티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대학 진학과 프로 무대 진출, 두 가지 선택을 놓고 고민하던 그는 올해 춘계대회에서 복귀와 더불어 “KBL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실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재활로 한 해를 날리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박 코치님과 프로에 대해 이야기 하다가 이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했어요. 저도 홍석이 형과 마찬가지로 프로 무대에 가서 빨리 배우고, 부딪혀 보고 싶은 마음이 컸죠.”

 

[내가쓰는이력서] (24) 부산중앙고 서명진, “코트에선 나이 없다, 팀에 보탬 되고파”

# 입사 후 포부

농구공을 다시 잡은 서명진은 훨훨 날았다. 4월 협회장기에 이어 주말리그, 왕중왕전까지 팀을 위기 때마다 구출하며 승리로 이끌었고, 지난 10월 고교졸업을 앞두고 프로 조기 진출 신청서를 KBL에 접수했다.

 

서명진이 동 학년들에 비해 한 수 위 실력을 자랑한다 하고, 대학생 형들과 맞붙었을 때도 뒤지지 않는다고 하지만 아직은 “프로에 일찍 와서 잘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보이는 시선들이 많다.

 

앞서 나온 정효근(전자랜드), 허웅(상무), 송교창(KCC), 양홍석(KT) 등 조기 진출자들과 임팩트로 비교하면 크게 도드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과 마찬가지로 실력이 있는 데다 어리다는 것은 분명 메리트다.

 

박 코치는 “포지션 대비 신장이 크고, 또 배짱이 있다. 선수라면 슛이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도 특출난다. 드리블 능력에서는 대학생들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고, 밀리지 않는다. 장신  가드라는 메리트도 있다”며 서명진을 소개했다.

 

서명진 역시 “장신가드인데, 공격 루트도 다양하고, 나보다 신장이 작은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스피드도 떨어지지 않는다. 공수에서 자신감이 있는 것이 강점”이라며 자신을 어필했다. 그러면서 서울 SK의 김선형을 롤 모델로 뽑으며 “1,2번을 자유롭게 하고, 팀에서 필요할 때 해주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영상을 보면서 김선형 선수의 플레이를 보고 따라 하는데, 그러면서 팀에 해를 안 끼치고, 보탬이 되고, 꼭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어요”라고 덧붙였다.

 

[내가쓰는이력서] (24) 부산중앙고 서명진, “코트에선 나이 없다, 팀에 보탬 되고파”

한창 재활과 웨이트, 스킬 트레이닝에 집중하며 프로 입문 준비를 하고 있는 서명진. 신장, 체중 등 신체측정을 마쳤고, 이제는 트라이아웃 및 드래프트가 열리는 오는 26일만을 바라보고 있다.

 

“선수라면 프로 무대는 꿈의 무대고, 꼭 가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죽기 살기로 해서 가보자는 생각이에요. 26일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해서 트라이아웃 때 제 장점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입사 후 포부를 전한 서명진. 2018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최연소 참가자로 나서는 가운데 그가 몇 순위로 어느 팀에 지명을 받을지는 오는 26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사진_ 점프볼 DB(홍기웅, 한필상 기자)



  2018-11-05   강현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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