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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이슈] ‘끝없는 뱃고동’ SK는 팀 배팅이 곧 홈런이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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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9 (월) 07:23

                           
정규시즌 때 무시무시했던 화력은 가을에도 식지 않았다. SK 와이번스가 홈런을 앞세워 넥센 히어로즈의 상승세를 제대로 꺾었다. 기존의 홈런 군단뿐만 아니라 왕조 멤버였던 베테랑 박정권과 김강민까지 합세했다.
 
[엠스플 이슈] ‘끝없는 뱃고동’ SK는 팀 배팅이 곧 홈런이다

 
[엠스플뉴스]
 
긴 휴식과 실전 경기 감각 부족 우려. 이 모든 건 끝없는 뱃고동 소리와 함께 잊혔다. SK 와이번스가 플레이오프 홈 2연전을 모두 잡고 한국시리즈 진출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홈런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SK는 팀 배팅이 곧 홈런이었다.
 
1차전은 극적이었고, 2차전은 깔끔했다. SK는 10월 27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회 박정권의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통해 10대 8 승리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28일 2차전에서도 김강민의 결승 홈런에 힘입어 5대 1 완승을 했다.
 
올 시즌 SK의 팀 색깔을 고스란히 반영한 주말 경기 흐름이었다. SK는 올 시즌 리그 팀 홈런 1위(233개)로 막강한 화력을 선보였다. 제이미 로맥(43홈런)과 한동민(41홈런), 그리고 최정(35홈런)까지 30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3명이나 됐다.
 
SK의 팀 배팅은 곧 홈런을 뜻했다
 
[엠스플 이슈] ‘끝없는 뱃고동’ SK는 팀 배팅이 곧 홈런이다

 
사실 플레이오프 대비 과정에서 SK는 오히려 홈런 군단이라는 이미지가 조심스러웠다. 투수들이 시작부터 전력투구하는 단기전에선 홈런을 좀처럼 보기 힘든 까닭이었다.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승부만 봐도 선취점과 단 1점의 소중함이 잘 느껴진다.
 
플레이오프 직전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타자들이 준비 과정에서 어떤 공에 방망이가 나가야 하는지 느껴야 한다. 장타력이 좋은 타자들이 많지만, 굳이 홈런을 노리기보단 2스트라이크 이후 득점을 위한 팀 배팅이 더 중요하다. 누굴 상대하든 오직 우리 상황에만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팀 배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팀 내 시즌 최다 홈런을 달성한 로맥의 생각도 힐만 감독과 같았다. 로맥은 “우리 팀 타선의 장점은 분명히 홈런이다. 하지만, 감독님 말씀처럼 일부러 홈런을 쳐야 한단 생각보단 팀 배팅에만 집중하면 자연스럽게 장타도 나올 거다. 어떤 상황이든 팀 승리를 위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하지만, SK의 홈런 본능은 첫 경기부터 발휘됐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SK는 1회 말 최 정의 선제 솔로 홈런을 시작으로 4회 말 김강민의 2점 홈런과 5회 말 김성현의 3점 홈런으로 넥센 마운드를 흔들었다. 8대 8 동점을 허용하면서 분위기를 넘겨줬음에도 9회 말 박정권의 극적인 끝내기 홈런으로 대포 군단의 힘을 과시했다.
 
2차전도 홈런이 승부를 좌우했다. 1대 1로 맞선 5회 말 김강민의 솔로 홈런과 6회 말 이재원의 2점 홈런이 리드를 가져왔다. 7회 말엔 최 정이 다시 쐐기 솔로 아치를 그리면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SK는 1차전과 2차전에서만 7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모두 승리를 낚았다. 과감한 공격적인 스윙이 연이어 나오면서 문학구장을 뱃고동 소리로 가득 채웠다. 이재원의 홈런을 제외하곤 나머지 6개 홈런은 모두 2스트라이크로 몰리지 않은 3구 승부 이내에서 나왔다. 그만큼 위축되지 않고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평소 자신의 스윙을 했단 뜻이다. 또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구위가 다소 떨어진 넥센의 마운드를 잘 공략한 셈이다.
 
‘추남’ 박정권·‘짐승’ 김강민, 왕조의 품격을 선보였다
 
[엠스플 이슈] ‘끝없는 뱃고동’ SK는 팀 배팅이 곧 홈런이다

 
큰 경기에선 미친 선수가 나와야 한다. SK에선 과거 왕조 시절의 주축이었던 박정권과 김강민이 미친 활약을 선보였다. 특히 ‘추남(秋男)’ 박정권의 1차전 끝내기 홈런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이 됐다.
 
올 시즌 부진으로 주로 2군에 있었던 박정권은 시즌 막판 포스트시즌 엔트리 합류 기회를 얻었다. 박정권은 시즌 도중 엠스플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군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를 잘하고 있다. 몸을 잘 만들어서 기회가 온다면 팬들에게 좋은 활약상을 보여주고 싶다. 내가 없어도 성적이 잘 나오니까 우리 팀을 더 많이 응원해주시길 바란다. 문학에서 승리의 기쁨을 팬들과 함께 느낄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며 굳은 각오를 다졌다.
 
박정권과 SK 팬이 함께 기다렸던 그 순간이 1차전 9회 끝내기 홈런이었기에 더 뭉클했다. 1차전 MVP는 당연히 박정권의 몫이었다. 게다가 이 홈런으로 박정권은 KBO리그 플레이오프 개인 통산 최다 홈런(7개) 기록을 달성했다. 2009년 플레이오프 MVP·2010년 한국시리즈 MVP·2011년 플레이오프 MVP를 수상한 ‘추남’다운 활약이었다.
 
박정권에 질 새라 김강민도 2차전에서 결승 홈런으로 ‘짐승’처럼 날뛰었다. 김강민은 시즌 막판 “가을야구에선 짐승처럼 미치는 선수가 나와야 살아남는다. 단기전은 분위기를 한 번 타면 그대로 끝날 수 있다. 일단 어떻게든 1루로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김강민 자신이 이 말을 직접 행동으로 옮겼다.
 
김강민과 박정권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2007년~2012년)을 이끌었던 SK 왕조 시절 주축 멤버였다. 김강민은 54경기, 박정권은 51경기나 출전한 베테랑의 포스트시즌 경험은 SK에 큰 자산이다. 가뜩이나 무서운 기존 홈런 군단에 가을에 강한 베테랑들의 ‘관록포’까지 더해진다면 SK 타선은 쉴 틈이 없어진다.
 
이제 SK의 목표는 최대한 빨리 플레이오프를 끝내고 두산 베어스가 기다리는 한국시리즈로 향하는 일이다. 역대 5전 3승제로 치른 28번의 플레이오프에서 1·2차전을 모두 승리한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경우는 14번 가운데 무려 12차례(85.7%)다. SK가 8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가능성은 매우 커졌다. SK의 팀 배팅은 곧 홈런이었다. 끝없이 울려 퍼진 뱃고동 소리에 느긋하게 기다리던 두산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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