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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현장] '엔트리에 좌투수 4명' 이보근 밀어붙인 넥센 불펜 딜레마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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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9 (금)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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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18.10.19 (금) 22:50

                           
[엠스플 현장] '엔트리에 좌투수 4명' 이보근 밀어붙인 넥센 불펜 딜레마


 


[엠스플뉴스=대전]


 


오주원, 김성민, 이승호, 이상민. 불펜에 좌완투수가 4명이나 되는데도 넥센은 한화 좌타라인 상대로 자신있게 좌투수를 기용하지 못했다. 반면 한화는 정규시즌 때는 거의 하지 않던 '좌우놀이'까지 하며 풍부한 불펜 투수진을 과시했다.


 


10월 1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2018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이날 넥센은 박병호의 선제 투런포와 5회까지 실점 없이 버틴 선발 에릭 해커의 호투에 힘입어 2대 0으로 앞서 나갔다.


 


경기 흐름에 변화가 찾아온 건 6회말. 2루수 김혜성의 실책과 하주석의 도루, 폭투로 만든 1사 3루에서 최재훈의 좌중간 2루타로 한화가 첫 득점을 뽑아냈다. 2대 1로 쫓기는 상황이 되자 넥센 벤치는 최근 페이스가 좋은 이보근을 투입했고, 이보근은 삼진과 3루 땅볼로 추가실점 없이 6회를 마쳤다. 여기까진 일반적인 수순.


 


다소 의외인 장면은 3대 1로 앞선 7회말에 나왔다. 2번 이용규부터 6번 하주석까지 다섯 타자 연속 좌타자가 등장하는 한화 타순. 여기서 넥센 벤치는 우완 이보근을 계속해서 밀어붙였다. 이보근은 첫 타자 이용규를 유격수 땅볼로 잘 막아냈지만, 제라드 호잉에게 우익수쪽 3루타를, 이성열에 우익수쪽 2루타를 맞고 실점을 내줬다. 


 


계속해서 좌타자 양성우 타석이 이어졌지만 넥센은 이보근을 교체하지 않았다. 여기서 넥센에겐 행운이 따랐다. 양성우의 유격수 땅볼 때 이성열이 무리하게 3루까지 뛰다 태그아웃되며 2사 1루로 상황이 바뀌었다. 양성우의 2루 도루로 2사 2루 동점 위기. 


 


여기서 하주석이 3루 땅볼에 그쳤고, 김민성의 악송구로 타자 주자는 살아났지만 3루에서 오버런하던 양성우가 아웃당하며 그대로 이닝이 끝났다. 이보근은 좌타자 5명을 상대로 장타 2개를 허용했지만, 동점까지는 내주지 않고 1.2이닝 1실점으로 이날 임무를 마쳤다.


 


좌타자 5명이 연달아 나오는 타선을 상대로 우완 불펜투수를 밀어붙인 장면은 넥센 불펜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넥센은 이번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좌완투수만 4명을 포함시켰다. 베테랑 오주원을 비롯해 김성민, 이승호, 이상민 등이 좌완 불펜요원으로 합류했다.


 


하지만 넥센은 좌투수가 필요한 상황에 이들 좌투수를 자신있게 투입하지 못했다. 김성민은 프로 2년차, 이승호는 올 시즌 1군에 데뷔한 신인이고 이상민도 데뷔는 2013년에 했지만 올 시즌 1군에선 4경기만 등판한 투수다. 좌완 불펜 대부분이 경험이 일천한 투수들이다보니 경기 후반 중요한 상황에 과감하게 투입하기 어려웠다. 


 


가장 경험 많은 좌완 불펜 오주원은 좌타자 상대가 아닌, 우타자 송광민부터 시작되는 8회말이 되서야 마운드에 올랐다. 송광민에 중전안타를 맞은 오주원은 최재훈 상대로 좌익수쪽 펜스 앞까지 날아가는 위험한 타구를 허용했고, 오른손 대타 지성준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교체됐다. 


 


결국 넥센은 마무리 김상수를 8회 1아웃 상황에서 조기 투입했고, 김상수는 첫 타자 정근우 이후 다시 이용규부터 하주석까지 이어지는 5연속 좌타 라인과 맞닥뜨려야 했다. 사실상 벤치가 경기 후반 믿고 기용할 불펜투수가 이보근과 김상수 둘 밖에 없는 현실이 이날 경기를 통해 드러난 셈이다. 


 


반면 한화는 정규시즌 거의 선보이지 않던 좌우놀이까지 해가면서 풍부한 불펜 자원을 과시했다. 7회초 첫 타자 임병욱 하나를 상대하기 위해 베테랑 권 혁을 투입한 뒤, 임병욱이 안타로 나가자 곧장 우완 박상원으로 교체했다. 2아웃 이후 이정후 타석에선 다시 좌완 김범수를 기용했고, 김범수는 7회 이정후와 8회 첫 타자 서건창을 잡아낸 뒤 송은범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정규시즌에선 가급적 이닝 중간 투수교체를 하지 않고, 한 투수에게 한 이닝을 맡겼던 한화 벤치다. 정규시즌대로라면 7회 박상원, 8회 송은범, 9회 이태양 혹은 정우람을 올려 1이닝씩을 막아냈겠지만 이날 경기에선 달랐다. 좌타자 상대로 철저하게 좌완투수를 올리면서 좀 더 완벽하게 넥센 타선을 봉쇄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리그 최하위 불펜을 보유한 넥센과 리그 최강 불펜을 자랑하는 한화의 서로 다른 마운드 사정이 대조를 이뤘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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