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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챔피언 자존심 구긴 KIA, 2019년 대변혁 예고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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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8 (목) 07:00

                           
야심 차게 전장에 나섰지만, 결과는 허망했다.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의 가을야구는 단 한 경기로 마무리됐다. 분명히 기대 이하의 결과였다. 그래도 다시 일어나야 한다. 구겨진 자존심 회복을 위해 2019년 타이거즈의 대변혁이 예고되는 분위기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챔피언 자존심 구긴 KIA, 2019년 대변혁 예고

 
[엠스플뉴스]
 
올 시즌 마지막까지 5위 싸움을 펼친 것치곤 허망한 결과였다. KIA 타이거즈의 가을야구는 단 한 경기로 끝났다.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이 땅에 떨어졌다.
 
사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시작부터 불안했다. 옆구리 부상에서 회복한 투수 양현종이 10월 16일 1차전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전광판에 찍힌 양현종의 1회 첫 속구 구속이 141km/h였다. 경기 전 몸을 풀 때부터 옆구리가 불편해 보인 데다 속구 구속까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양현종은 양현종이었다. 속구 구속이 다소 낮았지만, 양현종은 체인지업을 이용한 완급 조절로 절묘한 투구를 이어갔다. 넥센 선발 투수 제이크 브리검과 4회까지 치열한 무실점 투수전을 펼친 흐름이었다.
 
양현종의 역투에 KIA 타선은 5회 초 최형우의 선제 2타점 적시타로 응답했다. 하지만, 5회 말 악몽의 시간이 KIA에 찾아왔다. 포수 김민식의 타격 방해와 인필드 플라이 포구 실책, 그리고 황윤호의 아쉬운 송구 실책까지 겹치면서 5회 말에만 무려 5실점으로 무너진 KIA였다.
 
결국, KIA는 5회 대량 실점의 후유증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이범호의 2점 홈런과 나지완의 적시타로 5대 5 동점에 성공했지만, 7회 말 불펜진이 4실점으로 무너지면서 KIA의 패색이 짙어졌다. 8회 말 뼈아픈 한 점을 더 내준 KIA는 끝내 6대 10으로 패하면서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대변혁 예고한 김기태 감독 “나부터 변하겠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챔피언 자존심 구긴 KIA, 2019년 대변혁 예고

 
2년 전 2차전까지 끌고 간 뒤 패한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이 됐다. 물론 정규시즌 ‘5위’라는 성적 자체가 ‘디펜딩 챔피언’인 KIA 입장에선 자존심이 구겨진 숫자였다. 2019년 타이거즈가 다시 강해지기 위해 많은 변화가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
 
KIA 김기태 감독은 누구보다도 올 시즌 결과를 아쉽게 느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탈락 뒤 만난 김 감독은 결과에 따른 책임은 감독이 지겠다. 선수들이 오늘 같은 경기를 잊지 말고 내년 시즌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가을야구 마감의 아쉬움을 전했다.
 
김 감독은 이어 큰 변화를 예고했다. 2019년 다시 강해질 타이거즈를 위해서라면 감독 자신부터 바뀌겠단 각오였다. 김 감독은 정말 힘든 한 시즌을 보냈다. 말하지 않아도 어느 부분에서 좋지 않았는지 다 아실 것이다. 먼저 KIA 팬들께 죄송하다. 문제인 부분을 감독도 알지만, 선수단 역시 알게 된 시즌이었다. 내년 준비를 잘할 수 있도록 나부터 변해야겠단 생각이 든다며 입술을 굳게 깨물었다.
 
잊어야 할 땐 잊어야 한다. 2018년 KIA의 시간은 멈췄다. 이제 2019년 아니 더 먼 미래까지 바라보는 변화가 필요하다.
 
지난해 우승 이끈 ‘외국인 트리오’, 변화가 임박했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챔피언 자존심 구긴 KIA, 2019년 대변혁 예고

 
먼저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 구상이 시급한 과제다. 세 명의 외국인 선수 가운데 재계약에 가장 가까운 선수는 외야수 로저 버나디나다. 버나디나는 올 시즌 13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0/ 159안타/ 20홈런/ 70타점/ 32도루/ 출루율 0.395/ 장타율 0.487를 기록했다. 버나디나는 올 시즌 리그 중견수 부문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에서 KT WIZ 멜 로하스 주니어(5.97)에 이어 2위(4.57)에 올랐다.
 
팀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는 빠른 기동력과 마땅한 구단 내 토종 자원이 없는 중견수 자리를 고려하면 버나디나가 1년 정도는 더 활약할 수 있단 시선이 많다. 최근 KBO리그에서 외국인 3루수가 성공한 사례가 적은 점도 고려해야 한다. 물론 장기적으로 바라봤을 때 젊은 중견수 자원을 합리적인 가격에 영입할 가능성도 있지만, 2년간 검증된 버나디나를 포기하는 건 도박일 수 있다.
 
사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두 외국인 투수의 거취가 가장 큰 관심사다. 내년 KBO리그 4년 차가 되는 헥터 노에시는 몸값이 관건이다. 올 시즌 연봉(200만 달러)에서 삭감은 피할 수 없는 분위기다. 올 시즌부터 국세청의 개정안에 따라 국내에서 활약 중인 외국인 선수의 원천징수 세율이 크게 늘었다. 헥터의 모국인 도미니카 공화국과는 조세 협약이 없기에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외국인 선수가 부담해야 할 세금 규모가 커졌다. 헥터 입장에선 연봉 삭감을 순순히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다.
 
구단도 고민이 많아졌다. 헥터는 기본적으로 ‘10승’이 보장된 수준급 선발 자원이다. 지난해 20승을 달성한 헥터는 올 시즌 11승 10패 평균자책 4.60을 기록했다. 구단 입장에서도 연봉 협상 결과에 따라 헥터와 인연을 계속 이어나갈 마음이 있다. 헥터 역시 외국인 선수들 간의 경쟁이 심한 일본프로야구보단 KBO리그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 기복이 심해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팻딘과의 이별은 확실하다. 외국인 연봉 상한제(100만 달러) 부활에 따라 이미 영입 가능 후보 리스트를 작성했기에 곧바로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선발 원투 펀치의 성적은 곧 팀 순위와도 직결한다. 비시즌 KIA가 가장 공을 들여야 할 부분이다.
 
리빌딩 구상+코치진 개편, 고심이 깊어지는 KIA의 비시즌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챔피언 자존심 구긴 KIA, 2019년 대변혁 예고

 
내년부턴 야수진 리빌딩을 서서히 고려해야 한다. 당장 베테랑 선수들을 내치는 인위적인 리빌딩이 아니라 젊은 야수진을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방안이 절실하다. 올 시즌 팀 사정상 다양한 수비 포지션을 소화한 최원준도 이젠 수비 고정이 필요할 때다. 최근 상무야구단에서 제대한 내야수 황대인 역시 1군에서 키워야 할 자원이다.
 
이범호의 뒤를 이을 차세대 3루수 육성도 필수다. 이범호에게 수비 부담감을 줄여주면서 더 탄탄한 내야 수비를 구축해야 한다. 안치홍과 김선빈의 키스톤 콤비 역시 더 집중력 있는 호흡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가장 큰 아쉬움을 남긴 포수 자리에서도 치열한 경쟁 구도가 절실하다.
 
마운드 재편도 피할 수 없다. 올 시즌 기대에 못 미쳤던 젊은 투수들의 더딘 성장이 내년에도 반복되면 안 된다. 특히 불펜에서 2년 연속 80이닝 이상을 소화한 김윤동의 부담감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 시즌 중반 선발로 전환한 노장 임창용의 활용폭과 마무리 자리에서 불안정했던 김세현과 윤석민의 보직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
 
코치진 개편 가능성도 엿보인다. 결과론적이지만, 지난해 통합 우승 뒤 이뤄진 큰 규모의 코치진 개편은 아쉬움을 남겼다. 10월 4일 1군에서 말소된 정회열 수석코치는 끝내 포스트시즌에서도 돌아오지 않았다. 당시 김기태 감독은 정 코치 말소에 대해 “남은 시즌을 더 잘해보기 위한 결정”고 짧게 설명했다. 김 감독은 수석코치를 포함한 코치진 개편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느껴지는 분위기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김 감독은 “나부터 반성하겠다”며 2019년 대변혁을 암시했다. 앞선 4년보다 더 어려운 과제가 김 감독의 눈앞에 놓였다. 변화를 줄 땐 더 과감하게 결단하는 김 감독이다. 2019년 타이거즈가 어떻게 달라질지 더 궁금해지는 이유다. 과연 ‘디펜딩 챔피언’의 구겨진 자존심을 곧바로 되살릴 수 있을까.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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