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시작부터 벼랑 끝’ KIA의 WC 킬링 넘버

일병 news1

조회 260

추천 0

2018.10.16 (화) 07:22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시작부터 벼랑 끝’ KIA의 WC 킬링 넘버

 
[엠스플뉴스]
 
드디어 가을야구가 시작된다. 포스트시즌에 참가한 구단들은 풍성한 수확을 꿈꾸며 계산기를 두드린다. 하지만, 처음부터 벼랑 끝인 구단도 있기 마련이다.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서는 KIA 타이거즈가 그렇다.
 
이미 승부수를 걸었다. KIA는 10월 16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토종 에이스’ 양현종을 내세웠다. 3일 등판 도중 오른쪽 옆구리 늑간근 미세 손상으로 회복 기간을 보낸 양현종은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 선발 등판을 자청했다. 12일 불펜 투구 50개 소화 뒤에도 몸 상태에 문제가 없자 KIA 김기태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양현종의 구위가 100%일지 의문이 드는 건 사실이다. KIA는 1차전 패배는 곧 가을야구 탈락을 의미한다. 1차전 선발 양현종의 어깨에 올라간 책임감과 부담감이 엄청나다. 과연 KIA가 1차전 승리를 위한 마운드 운영을 어떻게 가져갈지가 관건이다. KIA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킬링 넘버가 무엇일지 살펴봤다.
 
10.3명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시작부터 벼랑 끝’ KIA의 WC 킬링 넘버

 
10.3명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KBO리그와 미국 메이저리그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경기당 등판한 양 팀 투수의 평균 숫자다. 단판 승부인 만큼 선발 투수를 무조건 길게 끌고 가는 판단은 쉽지 않다. 두 번째 등판 투수가 올라오는 타이밍을 결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위기는 곧 교체를 뜻한다.
 
물론 양현종이 오랫동안 마운드를 지켜주면서 긴 이닝을 소화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야구는 항상 ‘최악’을 대비해야 한다. 김기태 감독은 “양현종이 많이 던져주면 좋겠지만, 내일 등판 전 몸 상태가 중요하다. 1차전 패배면 탈락이라 양현종이 몇 개를 던진다고 확실히 말씀드리긴 어렵다. 오늘 저녁에 다시 코치진과 논의할 계획이다. 양현종의 구위가 어떨지 나도 궁금하다. 우리 팀 에이스이자 강한 투수라 좋은 투구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양현종이 조금이라도 흔들릴 기미가 보이면 곧바로 결단해야 할 KIA 벤치다. 1차전에서 조금의 방심과 여유는 허락되지 않는다. 김 감독은 모든 투수를 불펜에서 대기하도록 할 계획이다. 2차전 선발 등판이 유력한 헥터 노에시도 예외는 없다. 뒤를 생각하지 않고 다 쏟아붓더라도 어떻게든 1차전을 잡아야 한다.
 
1피홈런과 평균자책 29.08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시작부터 벼랑 끝’ KIA의 WC 킬링 넘버

 
그래도 KIA에 희망적인 점은 양현종이 고척돔과 궁합이 잘 맞는단 것이다. 양현종은 개인 통산 5번의 고척돔 등판에서 완투승 한 차례를 포함해 2승 1패 평균자책 2.86 35탈삼진 8볼넷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1.27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최근 3년간 넥센을 상대로도 11경기 등판 6승 1패 평균자책 2.39 WHIP 1.23으로 강한 면모를 보여준 양현종이었다. 특히 이 11차례 맞대결 가운데 무려 9번이나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가장 눈에 띄는 기록은 고척돔에서 양현종이 기록한 피홈런 1개다. 넥센엔 박병호·김하성·제리 샌즈·김민성·장영석 등 홈런을 노리는 파워 히터가 가득하다. 넥센에 원체 강한 데다 고척돔 피홈런이 단 한 개라는 점은 양현종에게 더 자신감을 줄 숫자다.
 
반대로 고척돔과 궁합이 가장 안 맞았던 투수는 한승혁이다. 한승혁은 고척돔에서 개인 통산 5차례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 29.08 WHIP 2.65로 좋지 않은 추억만 남겼다. 특히 지난해 9월 3일 KIA가 고척 넥센전에서 7대 1로 앞선 9회 말에만 7실점으로 역전패한 ‘참사’에서도 흔들린 한승혁이었다.
 
이런 기록과 기억 때문인지 한승혁은 고척돔에서만 열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30인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한승혁의 몸 상태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니다. 한승혁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동안 1군과 동행 하면서 준플레이오프 진출 시 선발 등판을 준비할 계획이다.
 
1회 선취점과 강한 2번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시작부터 벼랑 끝’ KIA의 WC 킬링 넘버

 
최근 3년간 한국과 미국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 총 10경기 가운데 5경기에서 1회 선취점을 얻은 팀이 승리했다. 또 1회 초 선취점을 내준 뒤 1회 말 곧바로 동점을 만들고 승리하거나 2회 선취점을 얻어 승리한 경우도 있었다. 야구에선 당연한 얘기지만, 그만큼 단판 승부에서 최대한 빨리 득점을 먼저 짜내는 게 중요하다.
 
KIA가 원정팀으로서 가질 장점이 바로 리드를 먼저 가져올 수 있는 1회 초 공격이다. 여기서 넥센 선발 투수 제이크 브리검을 당황하게 만들어야 한다. 당연히 1번 타순부터 시작하는 거센 공격이 필요하다. 문제는 최근 1번 타순과 2번 타순에 각각 나오는 로저 버나디나(15타수 2안타)와 나지완(7타수 무안타)이 브리검을 상대로 무기력했단 점이다.
 
특히 ‘강한 2번’을 위해 나지완을 그대로 놔둘지 혹은 브리검을 상대로 좋은 기록이 있는 이명기(14타수 5안타 1홈런)와 김선빈(5타수 2안타 1타점), 그리고 박준태(4타수 2안타)를 전진 배치할지에 대한 고민에 빠질 수 있다. 테이블 세터진이 밥상을 제대로 차려준다면 브리검에 강한 3번 최형우(14타수 6안타 1볼넷)·4번 안치홍(13타수 4안타 1홈런 2볼넷)에게 기선 제압을 위한 한 방을 날릴 기회가 온다.
 
5위 팀의 3전 4기 도전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시작부터 벼랑 끝’ KIA의 WC 킬링 넘버

 
2015년 10구단 체제 형성 뒤 와일드카드 결정전 제도가 도입됐다. 지난해까지 세 차례 펼쳐진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모두 5위 팀의 패배로 끝났다. 그나마 KIA가 2016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승리한 게 유일한 5위 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리 기록이다. 그만큼 원정 경기에서 1패만 해도 탈락인 5위 팀이 받는 압박감은 상상 초월이다.
 
그래도 2016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잘 싸웠던 기억이 있기에 KIA를 향해 ‘혹시’라는 기대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김기태 감독은 “2년 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우리 선수단이 큰 무대 경험도 없었는데 정말 잘 싸웠다. 지난해 한국시리즈까지 포함해 이젠 경험이 꽤 쌓였다. 햇수로 4번째 와일드카드 결정전이면 이젠 5위 팀이 이길 때도 됐다(웃음). 정규시즌 막판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충분히 좋은 경기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2년 전 경찰야구단 제대 뒤 곧바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출전한 경험이 있는 안치홍은 긴장한 기색 없이 덤덤한 표정으로 각오를 다졌다. 안치홍은 “솔직히 5위로 계속 올라가는 게 힘든 건 사실이다. 그래도 한 경기라도 지면 떨어진단 불안감이나 걱정은 크게 없다. 보통 정규시즌처럼 내가 지닌 책임감과 자세를 잘 보여주면 된다. 굳은 각오로 좋은 경기를 보여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 <엠스플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0

신고를 접수하시겠습니까?

이전 10 페이지다음 10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