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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쓰는이력서] (21) 명지대 임정헌 “믿고쓰는 슈터, 제대로 된 한 방 보여주겠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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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5 (월) 12:00

                           

[내가쓰는이력서] (21) 명지대 임정헌 “믿고쓰는 슈터, 제대로 된 한 방 보여주겠다”



[점프볼=강현지 기자]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하는 ‘예비 프로’가 쓰는 취업이력서. 21편의 주인공은 명지대 임정헌(22, 188cm)이다. 한 번 슛감을 잡으면 무서운 폭발력을 자랑하는 슈터가 여기 있다. 임정헌? 아직 익숙지 않은 이름이지만, 프로선수로서 ‘빅샷’을 꽂을 준비를 하고 있는 그가 직접 본인 PR에 나섰다.

 

어렸을 적 임정헌이 농구공을 잡은 건 우연히 전학을 가게 된 대방초에 농구부가 있어서다. 체육 시간에 체육관으로 들어갔다가 농구부 코치에게 스카우트 제안을 받았다. 농구부원들만큼 컸던 것은 아니지만, 또래들보다 신장이 커 눈에 띄었던 것.

 

[내가쓰는이력서] (21) 명지대 임정헌 “믿고쓰는 슈터, 제대로 된 한 방 보여주겠다”

“취미 생활로 하는 줄 알아서 재밌게 했어요. 또 김승준(전 전자랜드), 이민영(현대모비스) 형이 있었는데, 형들이 멋있어 보여 농구를 같이 하게 됐죠. 지금은 관뒀지만, 그땐 동기들도 농구를 잘해서 우승도 많이 했었어요.”

 

당시 초등부 최고 선수는 대방초 강우석. 초등학생 신장이 185cm나 됐으니 당시 초등부 골리앗으로 꽤 주목받기도 했다. 2008년 KBL 총재배, 윤덕주배 등에서 우승을 거두며 성적도 좋았다. 양정중으로 진학 후 강우석은 농구공을 내려놨지만, 임정헌은 포기란 몰랐다. ‘잘한다’는 칭찬보다는 그저 그런 선수가 됐기 때문에 오히려 보여준 것이 적단 이유로 악착같이 버텼다.

 

‘절대 포기하지 말자’. 이 좌우명을 임정헌은 말 대신 몸으로 설명했다. 자신감이 없고, 소심한 플레이를 보여 쓴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농구부가 해체되는 위기 속에서도 본인이 필요한 팀에 직접 스카우트를 요청하며 농구부 생활을 계속 이어갔다. 양정중의 연계학교인 양정고로 진학에 실패하자 장점을 어필하며 신림고에 입학 원서를 넣었다.

 

어렵사리 고등학교 진학에 성공했지만, 또 한 번의 위기가 닥쳤다. 이번에는 농구부가 해체됐다. 또다시 고등학교를 전전해 강원사대부고에 입학한 그는 선수가 모자랐던 덕분에 출전 시간도 제법 부여받으면서 성장했다.

 

또 그는 스코어러였던 이정희를 롤 모델 삼아 특별훈련을 받았다. 임정헌은 “박종혁 코치님이 (이)정희 형을 보고 많이 배우라고 하셨어요. 주득점원이었거든요. 그전까지만 해도 신장이 크지도 않았고, 힘이 없다 보니 미들슛 위주로 던졌는데, 2학년 때부터는 3점슛도 성공시켰죠. 3학년 때는 코치님으로부터 혹독하게 혼도 나며 훈련을 했어요. ‘누가 이기나 보자’라고 할 정도로 독하게 훈련을 시켜주셨는데, 저도 그때 악도 생기고, 실력도 좀 는 것 같아요”라며 그때 당시 기울였던 노력에 대해 이야기했다.

 

[내가쓰는이력서] (21) 명지대 임정헌 “믿고쓰는 슈터, 제대로 된 한 방 보여주겠다” 

결국 땀방울은 양구에서 열린 제39회 협회장기에서 빛을 발했다. 예선전 명지고와의 맞대결에서 35점 11리바운드 3스틸을 기록하며 그의 이름을 알렸다. 그가 꼽은 자신의 인생 경기다. “그전까지는 잘해서 주목 받아 본 적이 없었는데, 당시 경기로 그래도 ‘임정헌’을 처음으로 알린 것 같아요. 기분도 좋았고요.” 득점력에서 장점을 본 명지대가 임정헌을 스카우트했다.

 

2학년 들어서는 14경기서 평균 25분 이상 뛸 만큼 출전 시간도 제법 부여받았다. 처음으로 미디어와 인터뷰를 했다며 일화를 들려줬다.

 

“1학년 때는 무릎이 아파서 재활하기도 했고, 보여준 것이 적었어요. 형들보다 월등히 잘했던 것도 아니었고요. 그런데 2학년 때 한양대(2016년 5월 25일)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 더블더블(27점 10리바운드)을 기록했는데 경기에서는 져서 기자분이 ‘다음에 인터뷰 꼭 하자’고 말씀해 주셨어요. 한 달 정도 있다가 성균관대와의 경기에서 동현이가 부상으로 결장했는데, 제가 그 빈자리를 대신 채우자는 마음이었어요. 74-68로 승리를 챙기기도 했고요. 그때가 아마 첫 인터뷰 였던 걸로 기억해요.”

 

신인 드래프트를 앞둔 현재지만, 임정헌은 대학 시절을 되돌아보면 아쉬움이 많다고 한다. 부담감이 컸고, 또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온 우동현과 비교했을 때 뒤처진다는 것을 느껴 스스로에게 화가 나기도 했다고.

 

“동현이가 잘하는 모습을 보면서 축하해 주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는데, 저 자신에게 화가 났어요. 한 발자국 앞에 나 있는 걸 보고요. 그런데 이런 제 성격이 절 발목 잡게 한 것 같아요. 동현이처럼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이것저것 하려다 보니 생각이 많아졌고, 부담감이 커졌던 것 같아요. 근데 전 슛에 장점이 있는 선수잖아요. 찬스가 나면 무조건 던지려고 했었어요.” 임정헌의 말이다.

 

올해도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며 정규리그 일정을 빨리 마쳤지만, 올 시즌을 처음으로 함께한 조성원 감독의 지도로 명지대는 많은 것이 바뀌었다. 팀 컬러는 물론 패배 의식을 떨쳤고, 분위기도 활기차졌다.

 

2학기 들어서는 대학최강 고려대와의 경기에서 81-85로 패했지만, 4쿼터까지 접전 경기를 펼쳐 모두에게 박수받기도 했다. 임정헌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3점슛 7개를 포함해 23점 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끝까지 고려대의 발목을 잡았다.

 

“가장 재밌었던 경기였어요”라고 당시를 회상한 그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진 못했지만, 그간 노력이 조금이라도 결과로 드러난 것 같아 다행인 것 같아요. 프로에서도 제 무기인 슛으로 한 방을 보여주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웨이트는 보강이 필요할 것 같아요(웃음). 프로에 간다면 체격도 달라져야 하잖아요. 보강 훈련을 열심히 해서 프로 무대에서도 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라고 드래프트를 앞둔 출사표를 전했다.

 

[내가쓰는이력서] (21) 명지대 임정헌 “믿고쓰는 슈터, 제대로 된 한 방 보여주겠다” 

2018년도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는 오는 11월 26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다. 그전까지 임정헌은 10개 구단 감독, 코치, 관계자들 앞에서 마지막으로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는 트라이아웃에 참가한다.

 

임정헌이란 이름이 아직 농구 관계자, 팬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긴 하지만, 그의 좌우명처럼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면 어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는 남아있다. 드래프트까지 남은 시간은 42일(10월 15일 기준). 임정헌은 취업준비생으로 돌아가 마지막 필살기 준비해 나선다.

 

# 사진_ 점프볼 DB(한필상, 유용우 기자)



  2018-10-15   강현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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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병장 사황루피도우

2018.10.15 23:17:47

초딩도 쟤보다 이력서 잘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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