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기다렸다! 전광인 2018 오프-시즌 가장 뜨거웠던 스타

일병 news1

조회 829

추천 0

2018.10.13 (토) 08:22

                           

기다렸다! 전광인 2018 오프-시즌 가장 뜨거웠던 스타



전광인, <더스파이크>에서 그를 다시 만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더스파이크> 2017년 1월호에 표지 모델로 등장한 지 1년하고도 9개월이 지났다. 2018년



V-리그 비시즌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그를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4월부터



이어진 국가대표 일정 때문에 비록 뒤로 조금 늦춰지기는 했지만 오히려 시즌 개막에 맞춘, 더없이 적절한 시기에 그와 함께할 수



있었다.  

 

이제는 한국전력이 아닌 현대캐피탈 삼각편대 소속으로 배구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전광인.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모습을 드러내던 9월 중순, 천안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이하 캐슬)에서 그간 미처 이야기하지 못한 전광인의 오프 시즌 이야기를 들어봤다. 

 

기다렸다! 전광인 2018 오프-시즌 가장 뜨거웠던 스타

 

 

“우리 팀이 추석에 못 쉬는 대신 지금이 휴식 기간이거든요. 부모님께 인사드리는 시기는 조금 더 늦춰야 할 것 같아요.”

전광인은



지난 4월 21일 결혼식을 올렸다. 아직 신혼이다. 하지만 5월부터 9월까지 발리볼네이션스리그-아시안게임-제천·KAL컵 일정이



이어지다 보니 제대로 된 신혼 재미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이날 인터뷰 일정이 잡히는 바람에 양가 부모님에게 첫 명절맞이



인사를 드리기에도 애매해졌다고. 본격적인 인터뷰 내용을 밝히기에 앞서 다시 한번 ‘신혼’ 전광인 선수에게 미안함을 전한다.  

 

 

“좋다, 좋다 하더니 정말 좋던데요?” 전광인이 말하는 새 보금자리

현대캐피탈에



새 둥지를 튼 전광인이지만 캐슬에 머문 시간은 아직 많지 않다. 현대캐피탈로 이적을 결정했을 때는 2018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국가대표 차출로 진천선수촌에 머물고 있었다. VNL이후에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참가로 팀



숙소에서 지낸 날이 짧았다. 아직 캐슬과 새 연고지인 천안 모두 낯선 이유다.  

 

그래도



첫 인상은 기억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그가 느낀 천안은 ‘열정적’이었다. 이는 다분히 현대캐피탈 팬 때문이었다. “제가



성균관대부터 한국전력까지 수원에만 있다가 천안으로 왔는데, 아직은 많이 돌아다니질 못했어요. 다만 제가 천안에 처음 왔을 때 느낀



감정은 팬들이 정말 열정적이고 적극적이었다는 거였어요.”

 

천안



배구 팬의 열기를 연습경기서부터 느낄 수 있었다는 전광인. 지난 9월 5일 미국 UC 어바인대와의 두 번째 연습경기에 나선



전광인은 그날 새로운 광경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연습경기인데 여기까지 오실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많이



와주시더라고요. 경기가 끝나고 감독님이 팬들에게 사진도 같이 찍어드리고 사인도 해드리라고 말씀하셨어요. 사실 다른 팀에서는 눈치가



조금 보이거든요. 그런데 감독님이 먼저 이야기해주시니까 팬들에게 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었죠. 확실히 팬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그걸 잘 활용한다고 느꼈어요.”

 

전광인을



놀라게 한 건 팬들의 열기뿐만이 아니었다. 국내 최고의 클럽하우스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캐슬 역시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좋다, 좋다고 말만 들었는데 밖에서는 잘 몰랐죠. 그런데 직접 와서 지내보니까 정말 좋더라고요. 다른 곳하고 시대가 다른 느낌?



인테리어도 다른 곳보다 고급스럽고 좋았죠.”

 

물론



디자인적인 면만이 다는 아니었다. 잘 갖춰진 치료시설과 재활시스템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몸이 재산인 운동선수에게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리고 이는 전광인이 현대캐피탈을 선택하게 된 주요 요인 중 하나였다. “다른 팀은 재활이나 치료를 받으려면 외부로



나가야 하는데 현대캐피탈은 한 곳에서 모두 할 수 있잖아요. 배구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게 운동선수에게는 엄청난 장점이죠.”

 

특히



프로 데뷔 이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린 전광인에게 이는 더욱 크게 다가왔다. “선수들끼리 팀 시설이나 분위기는 이야기를 많이



듣죠. 저도 이적을 결정하고 여러 팀에 대해 많이 물어봤어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재활시스템이나 운동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면에서



현대캐피탈만큼 잘 갖춰진 팀이 없는 것 같았어요”라고 말한 전광인은 “현대캐피탈 선수들을 보면 몸이 조금 안 좋다가도 단기간에



다시 좋은 컨디션으로 나오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확실히 잘 돼 있다고 느꼈어요”라며 운동 환경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기다렸다! 전광인 2018 오프-시즌 가장 뜨거웠던 스타

 

전광인이



현대캐피탈 일원으로 오랜 시간 함께한 건 아니다. 그런데도 전광인은 이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적할 때만 하더라도 팬들의 시선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고 한다. “원래 현대캐피탈 소속이 아니고 이적한 선수라 현대캐피탈 팬들에게



거리감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제 개인 팬들은 많이 응원해주시고 이적한 이후에도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믿음을



주셨고요.” 

 

그의 걱정은 기우였다. 그는 오히려 더 잘해주고 응원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제천·KAL컵 OK저축은행과 첫 경기 승리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너무 많은 사람에게 응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인 손편지도 많이 받고 있다는 전광인. “경기 때마다 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항상 잘 받고 있습니다”라며 원하는



만큼 받고 있다는 그는 “내용은 어느 팀에 있든 응원하겠다는 내용이 많았어요. 제 생각보다 그렇게 말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제가 팬들에게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걸 다시 느끼고,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죠”라는 그의 답변에는 팬을 위하는 그의



마음이 진하게 담겨있었다.

 

 

‘익숙함’으로부터 벗어나기까지, 정든 한국전력을 떠나다

 

2018년



자유계약선수(FA)시장이 열리고 최고 화두는 역시 전광인의 거취였다. 시장이 열릴 당시만 하더라도 한국전력에 남을지, 새로운



팀으로 떠날지 알 수 없었지만 그가 시장에 나오기만 한다면 달려들 팀이 많았기 때문이다. 어느덧 그가 새 팀을 찾은 지 4개월가량



지났지만 당시 이야기를 안 들어볼 수 없었다. 

 

전광인은



2017~2018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말로 표현하기 힘든 느낌이 들었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혹시 그 말에 이미



어느 정도 마음이 정해져 있었던 건 아닐까? 전광인은 확정은 아니지만 새로운 도전을 향한 마음은 어느 정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시즌이



거의 다 끝나갈 때쯤에는 어느 팀으로 갈지는 몰라도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어요. 그런 마음 때문에 시즌 마지막



경기가 끝나고 체육관을 나오면서 팬들에게 다시 인사드렸죠. 한국전력 홈구장에서 드리는 마지막 인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한국전력에서 다시 뵐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고.”

 

어떻게



보면 팬들에게는 씁쓸할 수도 있는 인사였지만 전광인은 잊을 수 없는 선물을 받았다고 한다.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나오는데



팬들이 제 응원가를 한 번 더 불러주시더라고요. 결과적으로 한국전력에서 들은 마지막 응원가였던 셈인데, 그때는 눈물 참느라



힘들었어요. 너무 큰 감동을 받았죠.” 

 

전광인이 직접 밝힌 이적 뒷 이야기

전광인은



영혼의 동반자로 불리는 서재덕에게 먼저 새로운 도전을 제안한 바 있다. 전광인은 당시를 돌아보며 “(서)재덕이 형의 스타일을 더



돋보이게 해줄 팀에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렇게 이야기한 거죠. 저는 그렇게 해줄 수 있는 팀이 있다고



봤거든요”라며 “팀을 옮기고 그 팀이 잘되고 안되고는 다음 문제잖아요. 재덕이 형도 당시에 이적 관련으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재덕이 형이 내린 결정이니까 맞는 거겠죠”라고 말했다. 당시 서재덕에게 한 말은 올해 자신의 이적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었다는 추가



설명도 있었다.

 

FA



시장이 열리고 그의 거취에 모두가 주목하던 차에 전광인은 직접 입장을 밝혔다. 더 좋은 환경에서 배구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사실상의 이적 선언이었다. 그가 이렇게 말하게 된 계기는 새로운 배구를 배워보고 싶다는 그의 의지였다. “새로운 걸 접해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시설 면에서도 더 좋은 환경에서 배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언제까지 배구를 할지 모르는



거잖아요? 그래서 기왕 한다면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하자는 생각이었죠.”

 

이적을



마음먹고 입장을 밝혔지만 이후 반응은 그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그가 어디로 갈지에 관한 기사들이 하루에도 수십 개씩 쏟아졌다.



예상을 뛰어넘은 주목도에 전광인 본인도 놀랐다고 한다. “제가 이적하겠다는 걸 밝히기 전부터 기사가 꽤 나오더라고요. 저도 모르던



사실이 기사화되면서 많이 당황스럽기도 했죠.” 그는 이어 “그래도 그런 것 역시 관심의 표현이라고 생각하고 좋게 생각하고자



했죠. 사실 부담은 좀 됐어요. 워낙 많이 언급되니까. 점점 이야기가 커지고 많은 분이 주목하니까 지금 받는 관심만큼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관한 생각도 들었어요. 제가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 이상의 관심이 쏠렸으니까요”라고 덧붙이며



당시 관심에 대한 긍정적인 면과 부담을 동시에 털어놨다.

 

새로운 도전에 나서겠다는 다짐이 섰지만 오랫동안 머문 곳을 떠나기로 했을 때의 마음은 마냥 편하지 않았다. 성균관대 시절부터 한국전력까지 9년을 머문 수원. 익숙한 곳을 뒤로 한다는 건 언제나 어려운 일이다. 

 

전광인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적을 결심하고 한국전력을 떠난다는 생각을 했을 때 어떤 생각이었냐는 질문에 돌아온 그의 답은 솔직했다.



“겁났죠, 솔직히. 이곳에, 한국전력이라는 팀에 많이 녹아 들어있었고, 그 시스템에 맞춰져 있었으니까요. 다른 곳에 가서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하지만 이때도 힘이 되준 존재가 있었다. 바로 같은 팀 동료들이었다. 팀을 떠난다고



했을 때 사이가 서먹해질 수도 있지만 전광인은 한국전력 동료들로부터 많은 응원을 받았다고 한다. 여기서도 드러나는 그의



인품(?)이었다.

 

기다렸다! 전광인 2018 오프-시즌 가장 뜨거웠던 스타

 

“팀을



떠난다고 했을 때 팀 동료들한테 많이 미안했어요. 그런데 선수들이 오히려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어요. 다들 잘됐다고 이야기를



해줬죠. 좋은 환경에서 연습 잘하고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윤)봉우 형이 현대캐피탈에서 뛰다가 한국전력으로 오셨잖아요.



그래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구단이니 몸 관리 측면에서도 더 좋을 거라고요. 가서 열심히 하면



분명 결과로 돌아올 거라는 식의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죠.”

 

전광인에



격려의 말을 보낸 건 한국전력 김철수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감독님께서 가서 열심히 하고 다치지 말고 오랫동안 잘하라는 식으로



이야기해주셨어요. 팀을 옮기는 거니까 안 좋게 보실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보시기보다는 좋은 이야기를 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정든



팀을 떠난다고 했을 때, 작별인사를 나눠야 할 대상은 함께 뛴 팀 동료, 코치진만 있는게 아니다. 한국전력 시절 그를 응원한



팬과도 작별인사를 나눠야 한다. 전광인이 앞서 말한 마지막 경기 이후 인사도 이를 위한 과정이었던 셈이다. 특히 전광인에게 수원



홈팬들은 감회가 남다르다. 대학 시절부터 10년 가까이 보낸 제2의 고향과도 같은 곳에서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이기 때문이다. 이



자리를 빌려 과거 수원 홈팬들에게 메시지를 남겨달라는 부탁에 그는 진심을 가득 담아 말했다.

 

“팀을



옮기게 돼서 첫 번째로 죄송한 마음이 커요. 수원 홈팬들이 성적이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나 저와 한국전력에 변함없는 믿음과



응원을 보내주셨는데 그걸 뒤로하고 떠난 거니까요. 죄송한 마음이 크지만, 저를 응원해주는 분들에게 지금까지와 다른 배구를 하는



저의 모습, 조금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이런 결정을 내린 거니까요, 끝까지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브로맨스요?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영원한 단짝, 서재덕을 말하다

 

전광인을



말하는 데 있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한 명 있다. 바로 ‘영혼의 동반자’ 서재덕이다. 둘의 인연은 성균관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광인과 마찬가지로 성균관대 출신인 서재덕은 전광인의 2년 선배다. 서재덕이 프로에 진출하기 전 마지막 시즌인



2011년에는 전국대학배구 종합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서재덕이 먼저 프로에 진출하며 두 선수의 인연은 끝나는 줄 알았지만 그렇게 끝났다면 두 선수의 관계가 이렇게까지 조명되지 않았을



것이다. 서재덕이 프로로 향한 지 2년 후, 전광인이 2013년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운명의 장난이었는지, 전광인은



당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한국전력에 지명됐다. 다름 아닌 서재덕의 소속팀이었다. 그렇게 둘은 2년 만에 다시 만났고,



한국전력에서 다시 다섯 시즌을 함께했다. 놀라운 건, 전광인이 프로로 가는 서재덕에게 작별인사를 할 때, 서재덕은 머지않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어쩌면 서재덕은 둘이 보통 인연이 아니었음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대학



시절부터 한국전력 시절까지 두 선수는 언제나 함께였다. 대학, 소속팀에서뿐만 아니라 국가대표까지 언제나 ‘같은 팀’이었다.



하지만 전광인이 이적하면서 두 선수는 처음으로 ‘적’으로 서로를 마주했다. ‘동료’에서 ‘적’으로 바뀐 서재덕을 처음 봤을 때,



전광인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느낌이 다르긴 했어요. 그리고 제천·KAL컵에서 처음 상대편으로 마주했을 때는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어요.”

 

전광인은



친정팀과의 공식경기 첫 맞대결에서 1-3으로 패했다. 전광인은 당시를 돌아보며 “저뿐만이 아니라 한국전력 선수들도 같은



마음이었나 봐요. 정말 악착같이 하더라고요(웃음). 제가 알던 것 이상으로 열심히 하는 게 보였어요. 그리고 재덕이 형이나 저나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으니까 재밌는 장면도 많이 나왔던 것 같아요. 다만 그때는 우리 팀이 아직 준비가 안 돼서 조금 무기력하게



졌는데, 다음에는 더 재밌는 경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전 동료들의 타오르던 눈빛을 돌아봤다.

 





맞대결이 끝나고 두 선수에 초점이 맞춰진 건 당연했다. 서재덕이 그날 경기 수훈선수로 뽑히며 두 선수의 이야깃거리는 더욱



풍성해졌다. 당시 서재덕은 인터뷰에서 전광인과 네트를 두고 마주 보면 웃길 것 같다고 국가대표팀에서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정말 웃겼다고. 전광인 역시 동의했다. “(재덕이 형)보면 웃음이 나죠. 얼굴만 마주 보고 있어도 웃겼죠.”

 

하지만 브로맨스(Bromance)냐는 말에는 고개를 저었다. 브로맨스라기보다는 그냥 서로가 재밌는 사람이라는 게 각인된 탓에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관계라고. 

 

많은



화젯거리가 나온 그날 경기에서 많은 사람이 주목한 것 중 하나는 바로 세리머니였다. 두 선수는 각자의 공격을 막아내고 평소보다



유달리 큰 세리머니로 눈길을 끌었다. 서재덕은 이에 대해 국가대표에서 이미 합의된(?)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돌아온 전광인의



답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네트를 안 넘어간 게 다행이라고 생각해요(웃음). 세리머니를 크게 할 거다, 제대로



약올려주겠다고 대표팀에서 엄청 이야기하고 다녔는데, 정말 크게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질 수 없어서 크게 했죠.”

 

현장에서는



보기 힘들었지만 이런 장면도 있었다. 서재덕이 전광인의 공격을 막기 위해 블로킹을 떴다가 때리는 순간 블로킹을 피한 것이다. 그



공은 그대로 아웃됐고 이를 본 서재덕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 밝은 미소를 선보였다. 이를 들은 전광인은 역시 친하니까 가능한



상황들이라고 답했다.  

 

기다렸다! 전광인 2018 오프-시즌 가장 뜨거웠던 스타

 

“워낙



친하니까 그런 장면도 나올 수 있죠. 서로를 너무 많이 아니까요. 제가 그 상황에서 어떻게 때릴 거라는 걸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한국전력에서 연습할 때 서로 블로킹을 많이 해줬거든요. 그때 제가 많이 때리던 느낌이 있어요. 그렇게 때리려고 하니까



재덕이 형이 간파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는 제가 당한 셈이죠.”

 

친한



사이인 만큼 재미있는 이야기가 오고 갔지만 서재덕의 실력을 향한 전광인의 태도만큼은 진지했다. 누구보다 그의 실력을 잘 알기



때문이다. “재덕이 형은 상대하기 까다로워요. 공을 때릴 때 워낙 각을 잘 내는 선수라서 블로킹하기도 힘들어요.” 하지만 그와



동시에 다음 맞대결에서는 절대 지지 않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다른 팀으로서의 재덕이 형은 익숙하지 않기는 했어요. 저나 재덕이



형이나 서로만 잘한다고 이기는 건 아니잖아요. 배구는 혼자 하는 종목은 아니니까요. 대학 시절, 같은 팀이었을 때나 다른



팀이었을 때 공격하는 게 다른데, 한두 번 더 겪다 보면 더 잘 막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역시 서재덕을 향한 마지막 질문은 유쾌함으로 끝났다. 서재덕과의 첫 공식경기에서 패한 전광인은 복수를 노려야 한다. 전광인은 “그 즐거움이 한때라는 것만 좀 기억해줬으면……”이라며 재치있는 복수의 메시지를 남겼다.

부르면 온다, 우린 콜택시같은 관계

p.s-과거



전광인은 서재덕을 두고 이불 같은 존재라고 밝혔다. 이제 이불 주인이 이불을 떠났다. 다른 팀이 되면서 서재덕은 어떤 존재로



바뀌었을까? 전광인은 이제 서재덕은 ‘콜택시’같은 관계라고 말했다. “이제 같이 사는 건 아니니까요. 그래도 밖에서도 워낙 자주



보는 사이라서. 콜택시는 부르면 오잖아요. 재덕이 형도 제가 부르면 오지만 저도 재덕이 형이 부르면 가고. 딱 콜택시 같은



관계라고 보는 게 적당할 것 같아요.” 

 

 

“마지막 순간, 코트에서 웃고 싶어요” 수많은 기대 속 출격하는 전광인

 

제천·KAL컵을



마친 전광인은 이제 본격적인 시험대인 2018~2019시즌 V-리그를 맞이할 마지막 준비에 들어간다. 전광인을 포함해 문성민,



크리스티안 파다르로 이어지는 삼각편대의 첫 출전으로 현대캐피탈은 제천·KAL컵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다. 4강에 진출하기는 했으나 그



과정과 경기내용 모두 불안했다.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였던 KB손해보험과 경기는 0-2로 뒤지다가 삼각편대를 가동하지 않고서야



3-2로 뒤집으며 승리했다. 준결승에서는 삼성화재를 상대로 1-3으로 패했다. 삼각편대 편성과 함께 불안 요소로 떠오른 리시브



불안과 짧은 훈련 기간으로 인한 호흡 문제가 그대로 드러난 컵 대회였다.

 

오히려



불안감을 노출하며 현대캐피탈 삼각편대를 향한 시선은 더욱 늘어났다. 전광인 역시 이 점을 알고 있었다. “팬들이 기대를 많이



하시는 건 컵 대회 전부터 느끼고 있었어요. 그런데 우리가 아직 준비가 완벽하지 않은 상태였고 보완해야 할 점이 너무 많았어요.



지금 선수마다 겪는 변화가 많아요. 팀에 맞춰 개인이 변화하다 보니 본래 기량이 다 안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도 공격할 때 스텝 같은 것들이 아직 익숙하지 않았어요.”

 

이전



한국전력에서와 플레이 차이를 묻자 그는 볼 없을 때 선수들의 움직임을 첫손에 꼽았다. “(현대캐피탈에서는) 모든 선수가 볼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많이 움직여요. 불이 없을 때도 활발히 움직이면서 상대 수비를 속이는 동작이 많아요. 체력적으로 부담은 더



되지만 같이 뛰는 다른 동료를 위해서는 이런 플레이가 좋다는 걸 경기를 통해 느끼고 있어서 적응하는 중이에요.”

 

개인부터



팀까지 변화가 많은 현대캐피탈. 그 와중에 기대치는 굉장히 올라간 상황에서 팀 전체적으로 느끼는 부담감은 없었을까? 전광인의



답은 생각보다 의연했다. “부담감보다는 선수들이 고쳐나가야 할 게 많다는 걸 모두 알고 있어요. 어떤 부분을 고치고 보완해야



하는지 경기를 하면서 많이 느꼈으니까요. 그래도 우리가 해낼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더 지난다면 좋은 경기력으로



화답해드릴 수 있지 않을까요?” 

 

선수들뿐만



아니라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 역시 보완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느끼고 있었다. 최태웅 감독은 기본적인 서브 리시브부터 리시브가



완벽하게 되지 않았을 때도 공격을 이어갈 수 있는 과정을 보완해야 한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전광인은 가장 먼저 보완해야 할



요소로 리시브를 먼저 꼽았다. “리시브가 안정되어야만 세트를 비롯해 전반적인 플레이의 질이 올라가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다고 봐요.



리시브만 안정된다면 다른 부분도 더 빠르게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컵 대회에서 숙제를 확인한 게 더 낫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전광인은 “정규시즌 중에 문제가 생기면 고치기가 많이 힘들어요.



일정이 계속 이어지니까 변화를 주기 힘들거든요”라며 “문제점을 미리 알면 시즌 전에 충분히 연습을 통해서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컵 대회에서 문제가 나온 게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해요”라고 긍정적인 의견도 덧붙였다.

 

기다렸다! 전광인 2018 오프-시즌 가장 뜨거웠던 스타

 

전광인은



이름값과 비교해 플레이오프 경험은 부족하다. 전광인의 통산 플레이오프 경기 수는 네 경기에 불과하다(2014~2015시즌



vsOK저축은행 2패, 2016~2017시즌 vs현대캐피탈 2패). 플레이오프 첫 승도 아직 없다. 이에 전광인은 “플레이오프



경험이 적은 게 아쉽긴 한데 저나 팀이 부족했기 때문에 진 거니까요. 아직 배워야 할 게 많았기 때문에 성적이 조금씩 모자랐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배구를 더 배우고 진지하게 접근하면 좋은 성적이 따라올 거로 생각합니다”라며 비교적 현실적인 답을 내놓았다.

 

플레이오프



경험은 적지만 이제는 우승을 노리는 현대캐피탈과 함께 큰 무대에 도전한다. 이전에도 항상 우승을 목표로 했다는 전광인은 적은



플레이오프 경험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우승에 집착하지는 않지만 제 플레이와 매 경기 최선을 다하면 결과는 저절로 따라온다고



봐요”라고 정석적이지만 각오에 찬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우승을



목표로 했지만 마지막 모습을 떠올려본 적은 별로 없다고 돌아봤다. “결승까지 올라가 봤어야 마지막 모습을 상상해보던가 할 텐데



결승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그러질 못했어요. 마지막 무대에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은 많이 했는데 막상 마지막까지 가면



어떨까 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요.”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는 만큼, 전광인은 마지막 무대를 상상할 수 있는 첫 번째 기회로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이 시즌의 마지막



무대인 챔피언 결정전의 모습을 그려볼 기회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마지막까지 코트에 서 있을 수 있을 거라고도 생각하고요. 우승



트로피와 함께요. 우리가 부족하다면 안 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느낀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준비를 많이 한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봐요.”

 

글/ 서영욱 기자

사진/ 문복주 기자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10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8-10-12   서영욱([email protected])

저작권자 ⓒ 더스파이크.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신고를 접수하시겠습니까?

이전 10 페이지다음 10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