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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이슈] 준 WC? KIA·롯데에 벌써 가을 향기가 난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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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0 (수) 09:00

                           
10월 9일 한글날에 열린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 간의 사직 경기는 누가봐도 가을야구로 착각할 만큼 경기 분위기가 뜨거웠다. 이미 양 팀은 가을야구를 시작했다. 5위 자리를 두고 준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펼쳐지는 셈이다.
 
[엠스플 이슈] 준 WC? KIA·롯데에 벌써 가을 향기가 난다

 
[엠스플뉴스]
 
10월 9일 한글날 공휴일 오후 2시 공중파 중계 경기. 부산 사직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물결과 우렁찬 함성은 가을이 왔음을 알렸다. 게다가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 간의 대결이었다. 엎치락뒤치락하는 승부는 연장 11회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롯데 내야수 문규현의 극적인 끝내기 안타가 나오자 사직구장은 쌀쌀한 가을바람을 잠시 잊을 정도로 뜨거워졌다.
 
언뜻 보면 포스트시즌의 극적인 순간이 연출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진짜 가을야구는 아니었다. 여전히 가을야구의 마지노선인 5위를 두고 KIA와 롯데는 혈투를 벌여야 한다. 어쩌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향한 준 와일드카드 결정전과도 같은 분위기다. 여전히 경기 차가 같아진 양 팀의 맞대결은 세 차례나 남았다.
 
특히 11일부터 13일까지 광주에서 열리는 KIA와 롯데 간의 3연전은 2전 3선승제의 포스트시즌과도 같다. 한 경기 한 경기 승부의 결과에 양 팀의 희비가 극적으로 엇갈릴 전망이다. 한국시리즈만큼 긴장감이 넘치는 5위 단두대 매치는 벌써 시작됐다.
 
‘최근 17경기 14승’ 롯데의 화끈한 방망이는 말릴 수 없다
 
[엠스플 이슈] 준 WC? KIA·롯데에 벌써 가을 향기가 난다

 
롯데는 시즌 막판 상승세는 지난해 후반기 반등만큼이나 극적이다. 아시아경기대회 휴식기 뒤 8연패로 추락했던 롯데는 최근 17경기에서 14승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KIA를 위협하고 있다. 멀어 보이던 경기 차는 어느덧 ‘0’이 됐다.
 
선발 마운드의 부진에도 롯데의 뒷심을 살린 건 미친 듯이 달아오른 방망이다. 9월 17일부터 10월 9일까지 롯데는 17경기 14승 3패 팀 타율 0.337(1위)/ 팀 득점 135점(1위)/ 팀 홈런 31개(1위)/ 팀 출루율 0.407(1위)/ 팀 장타율 0.543(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롯데는 역전승 1위(7승)에 올랐다.
 
KIA와 함께 가장 고된 일정을 소화하는 상황이지만, 한번 타오른 롯데의 분위기는 좀처럼 식지 않았다. 유난히 ‘널뛰기’가 많았던 올 시즌 롯데의 특징을 또 보여주는 흐름이다.
 
한 롯데 선수는 “아시아경기대회 휴식기 뒤 긴 연패에 빠졌을 땐 정말 이대로 끝나는구나 싶었다. 다들 의욕도 떨어진 게 사실이었다. 그런데 한 번 연승이 시작되자 완전히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금은 지고 있어도 전혀 질 것 같지 않다. 확실히 우리 팀이 분위기를 많이 타는 게 맞는 듯싶다”며 고갤 끄덕였다.
 
10월 9일 경기에서도 롯데는 지치지 않는 화력을 선보였다. 3회 초 8실점으로 3대 8 역전을 당했지만, 롯데는 3회 말 곧바로 4득점 하면서 추격에 성공했다. 한 점 차 패배 위기였던 9회 말과 10회 말에도 극적인 동점에 성공한 롯데는 11회 말 문규현의 끝내기로 길었던 혈전을 매듭지었다. 최근 어떤 상황에서도 지지 않을 것 같다는 선수단의 자신감이 그대로 묻어 나온 하루였다. 
 
팀 타선의 활력소는 최근 리드오프로 나서는 외야수 민병헌과 깜짝 활약으로 주목받는 내야수 전병우다. 1번 배치로 득점권 부담이 줄어든 민병헌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432/ 19안타/ 3홈런/ 10타점/ 15득점으로 팀 공격의 선봉에 섰다. 전병우도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531/ 3홈런/ 10타점/ 14득점으로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두 선수의 맹활약에 최근 롯데 타선의 짜임새는 더욱 좋아졌다.
 
롯데의 가장 큰 고비는 10일 열리는 KT WIZ와의 홈 더블헤더다. 부산에서 더블헤더를 치른 뒤 곧바로 광주로 이동해 운명의 KIA 원정 3연전을 치러야 하는 롯데다. 마운드뿐만 아니라 야수진의 체력 저하도 걱정인 롯데의 분위기다. 무엇보다 팔이 다소 불편했던 브룩스 레일리의 등판 시점이 고민이다. KIA와의 남은 원정 3연전에서 최소 2승 1패 이상을 달성해야 5위 안착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후불제 마운드 여파 느끼는 KIA, 마지막까지 선발 고민
 
[엠스플 이슈] 준 WC? KIA·롯데에 벌써 가을 향기가 난다

 
누가 나와도 이길 것 같은 롯데와는 달리 KIA는 최근 3연패로 다시 침체에 빠졌다. 예고된 부진이다. ‘에이스’ 투수 양현종이 이탈하면서 극심한 ‘선발난’을 겪는 까닭이다. 사실상 헥터 노에시와 임창용을 제외하곤 고정적으로 로테이션을 지켜줄 선발 투수가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후불제 마운드의 여파를 제대로 느끼는 KIA다. 무리한 마운드 운영의 대가를 시즌 막판에서야 치른단 뜻이다. 양현종은 2016시즌(200.1이닝)과 2017시즌(193.1이닝) 선발 투수로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올 시즌(184.1이닝)에도 양현종은 200이닝을 소화할 흐름이었다. 게다가 아시아경기대회 대표팀(두 차례 선발 등판)까지 다녀오면서 양현종의 실질적인 올 시즌 이닝은 200이닝을 넘긴 상태라 봐도 무방하다.
 
선발 운영에 여유가 없었던 KIA는 올 시즌 양현종에게 제대로 된 휴식을 부여하지 못했다.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거른 적이 없는 양현종은 올 시즌 등판 당 평균 6.1이닝·평균 99.4개의 공을 소화하면서 강행군을 이어왔다. 결국, 양현종은 10월 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투구 도중 오른쪽 옆구리 늑간근 미세 손상으로 이탈했다. 이번 주 재검진을 받을 계획이지만, 정규시즌 등판은 물 건너간 상태다.
 
양현종이 빠지자 선발 마운드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특히 임기영과 한승혁은 올 시즌 선발과 불펜을 자주 오가면서 어려움을 겪는 분위기다. 명확한 보직이 유지돼야 투수들도 거기에 맞춰서 자신의 몸 상태를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선발 등판 이틀 전 불펜 등판을 소화하는 것과 같이 불규칙적인 기용이 이어진다면 결론은 이미 난 것일지도 모른다.
 
마무리 자리도 더 큰 문제다. 시즌 초반엔 김세현(6패 5블론세이브)이 문제였다면 후반기부턴 윤석민(8패 3블론세이브)이 흔들리는 상황이다. 특히 윤석민은 9월 19일 대구 삼성전에서 팀의 극적인 역전 다음 김상수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는 치명적인 블론세이브로 팀 상승세를 이어가게 하지 못했다. 중요했던 10월 9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연장 10회 결정적인 2루 송구 실책으로 팀 승리를 끝내 지키지 못했다. 그나마 최근 불펜에서 활약하는 팻딘을 1이닝 정도 짧게 마무리를 맡기는 게 대안일 수도 있다.
 
KIA 관계자는 9월 말 롯데와의 경기 차가 꽤 벌어졌던 시점에서도 “우리와 맞대결이 많이 남은 롯데와 마지막까지 5위 경쟁을 펼칠 듯싶다. 시즌 최종전에서야 결론이 날 것 같은 예감이 든다”며 경계심을 내비쳤다. 그 말대로 KIA의 올 시즌 농사 결과는 롯데와의 남은 홈 3연전에서 나올 분위기다. KIA는 롯데와의 3연전에서 헥터와 임창용을 제외한 나머지 선발 한 자리에 대한 고심에 빠질 상황이다.
 
사실 올 시즌 전 KIA와 롯데가 5위 자리를 놓고 싸우리란 전망은 적었다. ‘디펜딩 챔피언’ KIA와 보강 영입으로 전력이 좋아진 롯데는 상위권에서 순위 다툼을 할 거로 예상됐다. 하지만, 양 팀 모두 시즌 내내 부침이 많았다. 물론 그래도 갈 수 있는 곳은 가야 한다. 그 끝이 허망할지라도 양 팀의 의욕과 동기부여는 충분하다. 이미 KIA와 롯데의 가을야구는 시작됐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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