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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인터뷰] 김강민 “가을엔 짐승처럼 미쳐야 산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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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5 (금) 09:00

                           
-인고의 시간 버틴 김강민의 후반기 깜짝 반등
-"스윙을 짧게 하면서 오히려 홈런이 많아졌다."
-"수비는 저만의 경쟁력, 은퇴할 때까지 제대로 보여주겠다."
-"우승은 언제 해도 좋은 것, 짐승처럼 미친 선수가 필요하다."
 
[엠스플 인터뷰] 김강민 “가을엔 짐승처럼 미쳐야 산다.”

 
[엠스플뉴스]
 
야구에서 가을은 풍성한 수확의 계절이면서 또 생존의 계절이다. 가을야구에서 뒤를 돌아볼 틈은 없다. 달아오른 그라운드 위에서 짐승처럼 미친 듯이 팀 승리를 위해 뛰어야 한다. 그래야 우승이라는 달콤한 수확을 맛볼 수 있다.
 
SK 와이번스 외야수 김강민의 별명이 바로 ‘짐승’이다. 김강민은 입이 벌어지는 짐승 같은 운동 능력으로 외야 중원을 휘젓는다. 사실 SK 왕조 시절을 포함해 수많은 가을야구를 경험한 김강민에게 올 시즌 가을야구는 더 뜻깊게 다가온다. 전반기까지 극심한 부진을 겪다가 후반기부터 놀라운 반전을 보여준 까닭이다.
 
김강민은 올 시즌 전반기 동안 23경기 출전/ 타율 0.286/ 14안타/ 2홈런/ 11타점에 머물렀다. 2군에 오랜 기간 머무르면서 출전 기회 자체가 별로 없었다. 다행히 전반기 막판부터 되살아난 김강민은 후반기 동안 51경기 출전/ 타율 0.313/ 51안타/ 12홈런/ 35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우리가 알던 ‘그 짐승’으로 돌아온 김강민이다.
 
어느덧 프로 18년 차인 김강민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 기억도 8년 전인 2010년이다. 얼마 남지 않은 현역 생활 동안 최대한 많은 우승을 더 맛보고 싶은 게 김강민의 절실한 마음이다. 그러기 위해선 가을에 짐승처럼 미친 활약을 보여줘야 할 김강민이다. 오로지 팀 승리만 바라보고 가겠단 김강민의 얘길 엠스플뉴스가 들어봤다.
 
인고의 시간 버틴 짐승의 놀라운 후반기 반전 활약
 
[엠스플 인터뷰] 김강민 “가을엔 짐승처럼 미쳐야 산다.”

 
최근 우리가 알던 그 ‘짐승’이 돌아왔습니다.
 
제 활약보단 팀이 빨리 2위를 확정했으면 합니다. 그래야 여유가 좀 생길 텐데요.
 
그래도 후반기 들어 김강민 선수의 반등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전반기엔 사실상 기회가 없었잖아요. 어떻게 버틴 건가요.
 
정말 인고의 시간이었죠. 2군에 계속 있었으니까 솔직히 힘들었죠. 2군에서 준비하는 기간이 길었는데 다행히 후반기부터 좋은 활약을 보여드려서 다행입니다. 너무 못했기에 다시 벤치의 신뢰를 얻어야 했어요. 또 당시 베테랑 선수들이 2군에 많이 있어서 안 외로웠죠. 서로 같이 격려하며 몸을 잘 끌어 올렸습니다.
 
전반기 김강민과 후반기 김강민이 이렇게 다른 이유가 궁금합니다.
 
(곧바로) 그 이유는 당연히 결과입니다.
 
결과요?
 
전반기 때 부진도 결국 결과가 안 나오니까 자신감이 떨어진 거였죠. 만약 계속 결과가 안 좋았다면 ‘이젠 나이를 먹어서 안 되는구나’하고 또 저 자신을 의심했을 거예요. 다행히 좋은 결과가 하나둘씩 쌓이니까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팀 승리에 이바지하면서 자신감도 많이 쌓였죠.
 
자연스럽게 중견수는 다시 김강민 선수의 자리가 됐습니다.
 
수비는 무조건 제 능력을 보여줘야 할 능력이죠. 선수 생활이 끝날 때까지 수비 경쟁력은 유지해야 합니다. 경기에 나가면 당연히 중견수로 뛴다고 생각해요. 제 문제는 타격이었죠.
 
타격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이 무엇이었나요.
 
기술적으로 짧게 스윙하려고 노력했어요. 제가 다른 홈런 타자들처럼 풀 스윙을 할 게 아니니까요. 임팩트를 강하게 주면서 짧게 스윙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홈런이 늘어나더라고요. 일단 좋은 결과가 계속 나오니까 부담이 줄었죠. 빗맞은 안타라도 그게 결과잖아요.
 
[엠스플 인터뷰] 김강민 “가을엔 짐승처럼 미쳐야 산다.”

 
올 시즌 팀 홈런 1위 팀(223홈런)답게 홈런 타자들이 즐비하잖아요. 홈런 타자 동료들과 함께 뛰는 효과도 있는 건가요.
 
한동민·최정·이재원·제이미 로맥 등 좋은 홈런 타자들이 정말 많죠. 같이 뛰면서 저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건 맞아요. 풀 스윙하는 홈런 타자들이 많으니까 다른 타자들도 타격감이 안 좋을 때도 자신 있게 스윙하게 되는 분위기가 생겼어요. 또 전체적으로 타격이 강하다는 이미지를 만들었으니까 확실히 시너지 효과가 나는 듯싶습니다.
 
베테랑 선수로서 ‘나이’라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데요.
 
그런 고민 탓에 시즌 초에 슬럼프가 왔죠. 주위에서 나이를 많이 먹어서 계속 안 좋아질 거다라는 우려의 시선이 있었습니다. 저도 그런 시선이 힘들었지만, 2군에서 오로지 연습에만 집중하면서 그런 우려를 떨쳐낸 거죠. 아직 제가 더 할 수 있단 믿음을 얻었어요.
 
다행입니다.
 
신체적으로 아직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요. 올 시즌은 지난해보다 경기에 많이 출전하고 있죠. 야구를 안 할 땐 최대한 안 움직이고 휴식을 취하려고 해요. 체력 문제는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베테랑 선수로서 후배 선수들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게 있나요.
 
각자 자기 위치에서 정말 잘하고 있어요. 그런데 어린 선수들이 자기 자신에게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주는 게 있더라고요. 편하게 하면 되는 데 말이죠. 지금도 정말 잘하는 건데 더 잘하려고 괜한 욕심을 부리는 선수가 있어요. 물론 자기 자신은 성적이 떨어질까 봐 불안해하는 거니까 이해는 가요.
 
스트레스 조절을 잘해야 한단 뜻이군요.
 
물론 못하든 잘하든 항상 스트레스를 받는 건 숙명이죠. 그래도 잘할 때 스트레스를 덜 받아야 좋은 흐름을 길게 끌고 갈 수 있어요. 그런 면에서 조언을 많이 해주죠. 물론 팀 주장인 (이)재원이가 분위기를 잘 잡아주고 있으니까 굳이 제가 앞에 나설 필요는 없습니다.
 
김강민 “단기전은 분위기를 한 번 타면 그대로 끝난다.”
 
[엠스플 인터뷰] 김강민 “가을엔 짐승처럼 미쳐야 산다.”

 
이제 가을야구 얘기로 시선을 돌려보겠습니다. 최근 SK의 가을야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아쉬운 1차전 탈락이 2연속으로 이어졌어요.(SK는 2015년과 2017년 5위로 두 차례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출전해 각각 넥센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에 패해 탈락했다)
 
5위로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임하는 건 너무 불리한 위치였죠. 다행히 올 시즌엔 2위를 확정할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확실히 더 편안한 자리에서 가을야구를 시작하니까 여유가 조금 더 생기겠죠. 큰 경기는 그때 분위기에 따라서 결과가 확 달라져요.
 
누구보다도 가을야구 경험이 많잖아요.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요.
 
가을엔 짐승처럼 미치는 선수가 나와야 살아남죠. 단기전은 분위기를 한 번 타면 그대로 끝날 수 있어요. 1등부터 3등까지 팀 정도면 실력 차가 크게 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철저히 준비하는가와 당일 컨디션에 따라 결과가 뒤집힐 수 있죠. 물론 1위 두산 베어스가 가장 유리한 건 맞습니다. 준비 기간이 기니까 투수들의 공이 정말 위협적일 거예요.
 
어느덧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억이 8년 전입니다. 우승을 향한 간절함은 어느 정도입니까.
 
우승은 언제 해도 좋습니다. 10번을 해도 11번을 하고 싶어요. 제가 3번 우승했는데 은퇴할 때까지 계속하고 싶은 게 우승입니다. 우승 못 해본 선수들이 우승이 어떤 기분인지 묻는데 해마다 하고 싶은 게 우승이라고 말합니다. 두산 선수들이 최근 연속 우승을 해봤으니까 그 맛을 잘 알 거예요.
 
한국시리즈 외야 중원을 날뛰는 ‘짐승’의 활약을 기대해봐도 좋을까요(웃음).
 
짐승이든 가축이든 뭐라도 죽어라 해야죠(웃음). 가을야구에선 기존 성적 숫자가 필요 없어요. 일단 어떻게든 1루로 나가는 게 중요하죠. 개인 성적이 다소 영향이 있는 정규시즌과 달리 오로지 팀 승리에만 집중해야 하는 곳입니다. 시리즈가 끝날 때까지 팀만 바라보고 가야 합니다.
 
SK 팬들도 오랜만에 높은 위치에서 맞이하는 가을야구가 설레는 표정입니다. 기대해 봐도 될까요.
 
일단 2위를 빨리 확정하고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도록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아직은 잔여 경기에 더 집중해야 할 때 같아요. 그리고 팬들이 원하는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습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웃음).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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