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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인 NBA] ‘털보와 CP3의 의기투합’, 휴스턴의 비상을 이끌다!

일병 new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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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7 (목) 14:46

                           


[줌 인 NBA] ‘털보와 CP3의 의기투합’, 휴스턴의 비상을 이끌다!





 


[점프볼=양준민 기자] 시즌 개막 전만 해도 '혹시나'하는 우려들이 뒤따랐지만 두 사람의 만남은 '역시나'였다. 바로 NBA 역사상 최고의 백코트 듀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제임스 하든(28, 196cm)과 크리스 폴(32, 183cm)의 이야기다.


 


2017-2018시즌 마이크 댄토니 감독 집권 2년차를 맞은 휴스턴 로케츠의 화력이 매섭다. 올 시즌 휴스턴은 개막 후 22경기에서 평균 114.1득점(득·실점 마진 +11.4)을 기록, 이 부문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단순히 공격력만 좋아진 것이 아니다. 오프시즌 폴의 영입을 위해 지난 시즌 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던 패트릭 베벌리, 루 윌리엄스 등이 떠났지만 이 자리에 룩-음바 아무테, P.J 터커, 타이릭 블랙 등 수비적인 성향이 짙은 선수들을 대거 수혈되면서 수비력까지 한층 더 강화됐다.(*오프시즌 휴스턴은 폴을 영입하면서 패트릭 베벌리, 루 윌리엄스, 샘 데커, 몬트레즐 해럴, 대런 힐라드, 디안드레 위긴스, 카일 윌터와 함께 2018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1~3순위 보호)을 넘겼다) 


 


특히, 전학생들의 활약은 기존에 있던 라이언 앤더슨(29, 208cm)이나 에릭 고든(28, 193cm)의 입지를 위협하는 등 올 시즌 휴스턴은 벤치와 주전을 가리지 않고 탄탄한 경기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중 오프시즌 앤써니 드라마에 연루되면서 그 입지가 불안했던 앤더슨은 올 시즌 개막 후 21경기에서 평균 29.2분 출장 12.2득점(FG 45.3%) 5.5리바운드 0.7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평균 2.9개(3P 40.7%)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여전히 양궁부대의 선봉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홈이 아닌 원정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등 기복 있는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옥에 티다.


 


무엇보다 최근 휴스턴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는 하든과 폴의 호흡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오프시즌 드류리그에서 나쁘지 않은 호흡을 보여주며 언론의 호평을 받았던 두 사람은 정규리그에서 들어와서도 괜찮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다보니 가비지 게임도 자주 나오면서 저우치(21, 216cm) 역시 종종 코트에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 당초, 중국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차원에서 저우치를 불러들인 것이란 의견들이 강했지만 댄토니 감독은 저우치에 대해 직접적인 조언들을 아끼지 않으며 성장을 유도하는 등 그저 마케팅만을 위한 선수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저우치는 올 시즌 개막 후 11경기에서 평균 5.2분 출장 1.4득점(FG 20%) 1리바운드 0.5블록을 기록 중이다)   


 


이처럼 올 시즌의 휴스턴은 하든의 입단 이후 가장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이며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7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휴스턴은 폴의 부상복귀 후 7연승 행진을 달리는 등 정규리그 18승 4패를 기록, 골든 스테이트와 서부 컨퍼런스 1위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골든 스테이트는 정규리그 19승 6패를 기록 중이다)


 






▲제임스 하든, 생애 첫 MVP 품에 안을까?


 


올 시즌 휴스턴의 경기력을 논하기 위해선 제임스 하든을 빼놓고 얘기할 수는 없다. 올 시즌 NBA는 그야말로 ‘제임스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부 컨퍼런스에선 르브론 제임스(32, 203cm)가 나이를 잊은 활약을 선보이고 있고, 반대편인 서부 컨퍼런스에선 하든이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생애 첫 MVP 수상을 노리고 있다. 두 선수는 11월, 이달의 선수로 선정되면서 시즌 초반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중 하든은 정규리그 22경기에서 평균 31.7득점(FG 45.8%) 5.1리바운드 9.7어시스트를 기록, 득점과 어시스트, 두 부문에서 각각 1위와 3위를 달리고 있다.(*제임스가 만약, 2017-2018시즌 정규리그 MVP에 선정된다면 그는 통산 5번째 MVP를 수상하게 된다)


 


2016-2017시즌 댄토니 감독이 부임하기 전까지 하든은 득점을 올리는 데만 집중하던 선수였다. 실제로 하든은 빅맨들과 2대2플레이를 전개함에 있어서 패스보다는 돌파를 통해 득점을 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 휴스턴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댄토니 감독은 포인트가드로서 하든의 능력을 알아보고 그를 포인트가드로 기용, 하든의 활용도를 극대화시킨 것이 올 시즌까지 이어지면서 휴스턴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단, 한 시즌 만에 휴스턴을 환골탈태시킨 댄토니 감독도 지난 시즌 생애 두 번째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든이 지휘하는 휴스턴의 업-템포 농구는 엄청난 화력을 선보이며 NBA 최고의 인기 팀들 중 한 팀으로 급부상했다.(*2016-2017시즌 하든은 평균 36.4분 출장 29.1득점(FG 44%) 8.1리바운드 11.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하든은 빨랫줄 같은 아웃렛 패스들로 휴스턴의 속공농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하든은 앞선에서 달려주는 선수들에게 정확한 패스들을 연결하며 선수들의 득점적립을 돕고 있다. 또, 돌파를 통해 득점만을 올리던 것과 달리 돌파에 이은 킥-아웃 패스들로 외곽에 있는 슈터들까지 살려주면서 휴스턴을 리그 최고의 양궁부대로 탈바꿈시켰다. 지난 시즌 평균 14.4개(3P 35.7%)의 3점슛을 기록하며 이 부문 리그 1위에 올랐던 휴스턴은 올 시즌도 평균 16.1개(3P 35.6%)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2년 연속 이 부문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평균 3.2개(3P 34.7%)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던 하든도 올 시즌 평균 4.5개(3P 40.5%)의 3점슛 성공을 기록 중이다.


 


#제임스 하든 정규리그 3점슛 성공률 분포도(*7일 기준)  


 






또, 하든은 전과 달리 2대2플레이에 패스라는 선택지를 추가하면서 위력을 극대화시켰다. 특히, 하든은 클린트 카펠라(23, 208cm)와 환상적인 2대2플레이 호흡을 보여주면서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고 있다. 드와이트 하워드(CHA)가 떠난 후 팀의 주전 센터로 발돋움한 카펠라는 최근 두 시즌 하든과 호흡을 맞추면서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있다. 올 시즌에는 폴까지 합류하면서 카펠라의 능력을 극대화, 카펠라는 어느덧 리그가 주목하는 선수로 급성장하고 있다. 카펠라는 올 시즌 개막 후 22경기에서 평균 25.7분 출장 13.5득점(FG 66.1%) 11.4리바운드 1.8블록을 기록, 이대로 시즌을 마친다면 생애 첫 더블-더블을 기록하게 된다.


 


하지만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하든의 플레이에 한 가지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바로 파울 유도 능력, 이른바 ‘자유투 삥듣기’다. 커리어 평균 8.1개(FT 85.4%)의 자유투를 얻어내고 있는 하든은 올 시즌도 평균 9.1개(FT 86.6%)의 자유투를 뜯어내고 있다. 하든의 주특기는 다름 아닌 현란한 풋워크다. 유로스텝은 물론, 돌파 시 스텝이 변칙적이다 보니 수비수로선 하든의 돌파를 막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빅맨들의 스크린을 활용하는 것도 하든이 자유투를 쉽게 얻어내고 있는 또 다른 이유다. 하든의 활약 덕분에 올 시즌 휴스턴은 평균 24.5개(FT 80.5%)의 자유투를 얻어내며 이 부문, 리그 5위를 달리고 있다.


 


또, 상체와 어깨근육이 발달해 레이업 슛을 올라가는 과정에서 빅맨들과 부딪혀도 쉽게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으며 끝까지 슛을 올려놓는 것도 하든의 장점. 더불어 스텝-백이 장기일 정도로 강력한 하체의 힘도 하든의 자유투 삥듣기의 또 다른 원동력이다. 이를 통해 하든은 경기에서 3점 플레이를 자주 연출하고 있고, 실제로 2016-2017시즌 무려 100회가 넘는 바스켓 카운트를 얻어내기도 했다. 하든은 미드레인지 게임에 다소 약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다름이 아닌 파울 유도 능력으로 보완, 현재 리그 최고의 슈팅가드로 군림하고 있다. 결과론적으로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시절, 러셀 웨스트브룩, 케빈 듀란트와 호흡을 맞추면서 볼 없는 움직임을 익힌 것과 함께 종종 포인트가드의 역할을 수행했던 것은 하든의 플레이에 다양성을 더해주는 결과를 낳았다.(*하든은 2012-2013시즌 휴스턴 입단 이후 매 시즌 평균 +9개의 자유투 시도를 기록 중이다)


 


현재까지 하든은 올 시즌 강력한 정규리그 MVP 후보 1순위로 뽑히고 있다. 최근 FANSIDE가 농구전문가 4인과 함께 진행한 대담에서 하든을 만장일치로 MVP에 선정했다. 또, 워싱턴 포스트도 최근 NBA 미디어 담당자 10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 하든이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과 함께 “하든은 2012-2013시즌부터 MVP를 논할 때 꾸준히 이름을 올리던 선수였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시즌이 어느덧 4분의 1을 지나고 있는 시점에서 가장 강력한 MVP 후보를 뽑으라면 바로 하든일 것이다. 하든은 현재 리그에서 가장 효율적인 선수다. 이미 다른 매체들도 하든을 MVP로 뽑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르브론 제임스, 야니스 아데토쿤보 등 강력한 경쟁자들이 있지만 하든이 이들에 비해 한 발 앞서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올 시즌 하든은 오펜시브 레이팅(ORtg) 115.5, 디펜시브 레이팅(DRtg) 102.3을 기록 중이다)


 


마찬가지로 댄토니 감독도 “지난 시즌의 하든은 내가 생각해도 매우 대단했다. 처음 그에게 포인트가드의 역할을 맡겼을 때 불안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하든은 내 예상과 다르게 포인트가드의 역할을 잘 수행했다. 때문에 올 시즌이 더 궁금해지는 선수가 됐다. 하든은 지난 시즌을 거치면서 이제 또 다른 레벨의 선수로 성장했다. 폴이 공백이 있을 때 팀이 승리를 거듭할 수 있었던 것 다 하든의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든이 있어 우리의 농구가 제대로 구현되고 있다. 하든은 명실상부한 우리 팀의 중심이다”는 말을 전하며 제자의 활약상을 칭찬하기도 했다. 


 


다만, 외부에서의 평가와 달리 하든은 자신을 둘러싼 칭찬들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하든은 지난 4일 LA 레이커스와의 원정 경기를 마치고 난 후 “MVP 수상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우승만을 원하고 있다. 그것이 나와 우리 팀이 간절히 원하고 있는 목표다”는 말로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미 하든의 개인 성적은 충분히 나무랄 데가 없다. 그렇기에 부상으로 인한 낙마만 없다면 이제 남은 것은 팀 성적 뿐. 아데토쿤보가 MVP 수상경쟁에서 점점 뒤로 밀리고 있는 것도 다름 아닌 제임스와 하든, 두 선수에 비해 팀 성적이 뛰어나지 않아서다. 때문에 만약, 올 시즌 휴스턴이 골든 스테이트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만 있다면 지난 시즌 아쉽게 놓쳤던 정규리그 MVP 수상의 영예는 자연스럽게 하든에게로 향할 것이 자명하다.  


 






▲휴스턴에 녹아드는 크리스 폴, '그그컨의 저주' 풀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크리스 폴도 올 시즌 8경기에서 평균 28.7분 출장 12.4득점(FG 42.7%) 4.3리바운드 9.8어시스트를 기록, 하든과의 공존에 문제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개막전인 골든 스테이트전, 폴은 33분 동안 4득점(FG 22.2%) 8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하지만 휴스턴의 업-템포 농구에는 쉬이 적응하지 못한 모습이었고 설상가상으로 무릎에 이상이 있었음에도 출전을 감행하는 바람에 한 달 가까이를 통째로 쉬어야했다. 문제는 폴이 없었음에도 휴스턴은 하든을 중심으로 탄탄한 전력을 선보이며 폴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美 현지에선 “굳이 올 시즌 폴이 없어도 휴스턴은 상대의 림에 공을 넣을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폴은 역시 폴이었다. 부상 후 약 한 달 만에 코트로 돌아온 폴은 복귀전인 피닉스 선즈전에서 21분 동안 11득점(FG 42.9%) 10어시스트를 기록, 여전한 존재감을 뽐냈다. 첫 경기가 리그 최하위권 팀인 피닉스와의 경기라 경기력을 완벽히 평가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이후 폴의 복귀는 휴스턴에게 많은 변화를 몰고 왔고 실제로 폴의 합류 이후 휴스턴은 7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다. 폴이 빠져있는 동안에도 10승 4패를 기록하면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던 휴스턴에게 폴의 합류는 고공비행을 위한 튼튼하고 강력한 날개를 하나 더 달아줬다.


 


그 예로 휴스턴은 폴의 합류 이후 이전보다 더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하고 있다. 폴은 공격력과 함께 포인트가드로서 재능에 가려있을 뿐, 리그를 대표하는 정상급 앞선 수비수 중 한 명이다. 폴은 지난 시즌을 포함해 데뷔 후 무려 7번이나 NBA 올-디펜시브 퍼스트 팀에 선정될 정도로 수비력이 좋다. 올-디펜시브 세컨드 팀 수상경험도 두 번이나 된다. 그러다보니 폴은 수비가 약점은 하든에게 좋은 파트너가 되고 있다. 두 선수가 올 시즌 코트에 같이 서는 시간은 불과 20여분에 불과하지만 하든은 폴과 함께 하면서 경기조율과 수비적인 부담을 덜고 공격에만 더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하든은 최근 7경기에서 평균 33.9득점(FG 49%)의 폭발적인 득점력을 선보였다. 지난 시즌 베벌리가 해주던 역할을 폴이 해주고 있는 것. 다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폴이 베벌리보다 포인트가드와 수비수로서의 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것이다. 


 


이미 美 현지에선 오래전부터 폴의 지능적인 수비능력은 정평이 나 있는 상황. 이를 위해 때로는 교묘한 반칙과 플라핑, 심지어 트래쉬 토크까지도 서슴지 않는다. 단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꾸준히 웨이트트레이닝을 한 결과, 동 포지션의 다른 선수들에 비해 압도적인 파워를 자랑하는 것도 폴의 또 다른 장점. 여기에 더해 커리어 평균 2.3개의 스틸을 기록할 정도로 리그 정상급 대도(大盜) 중 한 명이다. 매치업 상대를 1대1로 막으며 볼을 빼앗는 수비는 물론, 상대의 패스길까지 잘 알고 그 길목을 차단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폴은 올 시즌도 평균 1.9개의 스틸을 기록하며 팀 내 1위를 달리고 있다.(*폴은 NBA 데뷔 후 6번의 스틸왕을 차지했다. 최근에는 2013-2014시즌, 평균 2.5개의 스틸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폴이 빠르게 휴스턴에 적응하고 있는 것에는 댄토니 감독의 배려와 용병술도 한몫하고 있다. 댄토니 감독은 두 선수의 출전시간을 적절히 분리시키면서 효율성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두 선수 모두 공을 잡고 하는 플레이에 능한 선수들이라 이들의 위력이 감소하지 않도록 댄토니 감독은 시간차를 두고 이들의 출전시간을 조절하고 있다. 댄토니 감독은 폴에게 적극적인 플레이를 주문하면서 홀로 코트에 나설 때는 보조자가 아닌 주역으로 나서길 독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하든이 지난 시즌과 달리 경기조율과 공격에서의 부담을 덜고 체력을 비축할 수 있다는 것도 폴 합류의 보이지 않는 효과. 워낙 농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선수들이라 서로 붙어있는 시간에도 최대한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하면서 효율적인 농구를 펼치는 등 휴스턴은 48분 내내 일정수준의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폴 본인도 휴스턴의 업-템포 농구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도 폴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하든과 나는 오프시즌 많은 시간을 함께 했다. 나의 역할은 다름 아닌 내가 팀에 맞추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다른 선수들과 달리 나는 올 시즌 처음으로 팀에 합류한 선수기 때문이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오프시즌 하든과 호흡을 맞추는 것과 함께 볼 없는 움직임의 농구를 해보고자 자신의 새로운 둥지로 휴스턴을 선택했던 폴이었다. 이 때문인지 몰라도 올 시즌 폴은 하든과 함께 하며 볼 없는 움직임들이 많이 가져가는 것은 물론, 슈팅찬스가 나면 주저 없이 슛으로 연결하는 등 미드레인지 게임에도 강점을 보이며 휴스턴의 농구시스템에 맞춰가고 있다. 올 시즌 폴은 평균 42.5%(평균 2.1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슈터의 역할까지도 겸하고 있다. 만약 폴이 이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2017-2018시즌 크리스 폴 정규리그 3점슛 성공률 분포도(*7일 기준)


 






이렇다보니 하든과 폴에 대한 찬사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은 당연지사. abc NEWS는 “최근 리그는 백코트진의 선수들이 돋보이고 있다. 리그의 대표적인 백코트 듀오를 선정하라면 휴스턴 로케츠를 포함,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워싱턴 위저즈,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져스 정도를 뽑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 중 최고는 단연 휴스턴이다. 두 명의 올스타 출신 가드들은 유기적인 패스플레이로 휴스턴을 더 강하게 만들고 있다. 하든은 지난 시즌보다 더 편하게 농구를 하면서 압도적인 MVP 수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반대로 폴은 LA 클리퍼스 시절과 달리 농구를 함에 행복함이 얼굴에 엿보인다. 이런 좋은 호흡들이 올 시즌 휴스턴의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는 말을 전하면서 올 시즌 하든-폴의 백코트 듀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남은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전했다.


 






▲벤치로 돌아간 에릭 고든, 다시 한 번 '올해의 식스맨' 수상할까?


 


지난 시즌 휴스턴에 합류하면서 에릭 고든 역시 커리어의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했다. 뉴올리언스 펠리컨즈 시절 잔부상에 시달리며 자주 경기에 결장하는 등 칭찬보단 혹평을 더 많이 받았던 고든은 지난 시즌 75경기에서 평균 31분 출장 16.2득점(FG 40.6%) 2.7리바운드 2.5어시스트를 기록, 생애 처음으로 올해의 식스맨상을 수상했다. 슈팅가드 포지션에 랭킹에서도 전체 13위를 기록하는 등 자신에 대한 혹평을 칭찬으로 반전시키며 최고의 한 시즌을 보냈다. 데뷔 후 70경기 이상을 소화한 것도 데뷔 시즌 이후 처음 있는 일이기도 했다. 고든은 2008-2009시즌 78경기에서 평균 34.3분 출장 16.1득점(FG 45.6%) 2.6리바운드 2.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NBA 올-루키 세컨드 팀에 선정되기도 했다.(*고든은 정규리그 492경기 평균 33.5분 출장 16.6득점(FG 43.1%) 2.5리바운드 3.2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도 고든은 20경기에서 평균 31.5분 출장 19.4득점(FG 40.1%) 2.1리바운드 2.6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겉으로 보이는 기록은 나무랄 데가 없다. 하지만 여기에는 허수가 있다. 고든은 개막전과 함께 부상으로 물러난 폴을 대신해 주전 멤버로 활약하면서 13경기 평균 22득점(FG 40%) 2.4리바운드 3.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폴이 복귀하면서 벤치멤버로 내려간 이후 잠시 리듬이 흔들린 탓인지 벤치멤버로 뛴 최근 6경기에서 평균 12.8득점(FG 36.8%) 1.5리바운드 1.7어시스트로 부진했다. 그나마 지난 4일에 있었던 LA 레이커스전에서 22득점(FG 50%)을 기록, 반등의 요소도 마련했지만 3점슛은 9개를 던져 단, 2개만을 성공시키는 데 그치는 등 불안요소도 있었다.(*고든은 최근 6경기에서 평균 21.3%(평균 1.7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더욱이 올 시즌 휴스턴의 백코트진은 사실상 고든-하든-폴의 3인 로테이션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포워드진에 선수들이 많아 트레버 아리자가 종종 가드 포지션으로 내려와 플레이를 하고는 있지만 그는 기본적으로 포워드 성향이 짙은 선수다. 마찬가지로 바비 브라운이나 드미트리우스 잭슨이 그 뒤를 받치고는 있지만 두 선수는 사실상 가비지 타임 때나 나오는 선수들이다. 최근 브리안테 위버를 영입했지만 그 역시도 평균 출전 시간이 5분이 되지 않는 등 전력 외의 선수다. 무엇보다 NBA는 시즌 일정이 82경기나 되는 장기 레이스다. 이동거리들도 만만치 않다. 이미 전체 4분기 중 1분기를 지났지만 여전히 60게임 정도가 남은 상황에서 휴스턴 업-템포 농구의 중심인 하든과 폴에게만 그 부담이 집중, 자칫 이들의 경기력이 떨어진다면 휴스턴 전체가 흔들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고든의 경우, 주 포지션은 슈팅가드지만 포인트가드를 맡으며 잠시나마 게임운영도 가능한 선수다. 팀의 1옵션으로 쓰기에는 공격력이 부족하지만 볼 핸들링이 좋아 돌파가 가능하고, 특히, 커리어 평균 37.6%(평균 2.1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할 정도로 외곽슛까지 겸비, 지난 시즌에는 총 246개(3P 37.2%)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NBA 역사상 벤치멤버로는 처음으로 +200개의 3점슛을 성공한 선수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올 시즌은 다소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고든은 평균 31.2%(평균 3.1개 성공)의 3점슛을 기록 중이다. 이처럼 고든은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을 올려줄 수 있어 하든과 폴의 충분한 휴식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 반대로 수비에선 사이드스텝이 느리고 191cm의 단신이지만 파워가 좋아 버티는 수비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고든은 지난 시즌 3번 포지션인 스몰포워드의 수비까지 맡기도 했다.


 


한 팀의 우승은 단순히 주연들의 활약이 아닌 조연들의 활약도 뒷받침이 돼야 가능하다. 대표적인 예로 2014-2015시즌 파이널 MVP를 차지했던 안드레 이궈달라(33, 198cm)는 지난 시즌에도 파이널 5차전 맹활약을 펼치며 골든 스테이트의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올 시즌 폴의 영입으로 전력보강에 화룡점정을 찍은 휴스턴의 목표는 단 하나, 바로 ‘리그 우승’이 됐다. 이는 폴과 하든, 두 사람의 힘만으로는 차지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제는 주전에서 벤치로 돌아간 고든은 하루 빨리 컨디션을 회복, 2016-2017시즌 그랬던 것처럼 벤치를 든든히 이끌어주며 생애 첫 우승과 함께 2년 연속 올해의 식스맨상을 차지할 수 있을지 고든의 앞으로의 행보에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이외에도 올 시즌 휴스턴은 포워드진 선수들이 탄탄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상승세에 숨은 원동력이 되고 있다. 수비적인 성향이 짙은 룩-음바 아무테(31, 203cm), P.J 터커(32, 198cm)는 수비와 리바운드, 그리고 스크린 등 궂은일들을 도맡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팀에 공헌하고 있다. 공격에서도 속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물론, 하든이나 폴이 빼주는 패스들을 꼬박꼬박 3점슛으로 연결하는 등 휴스턴의 업-템포 농구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 마찬가지로 트레버 아리자(32, 203cm)도 올 시즌 20경기에서 평균 11.5득점(FG 43.4%) 4.7리바운드 2.1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또, 팀의 리더로서도 팀원들을 잘 통솔하는 등 코트 안팎에서 여전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인사이드진에서도 카펠라가 수비와 리바운드 그리고 2대2플레이에서 하든과 폴의 든든한 파트너가 돼주고 있다면 1대1 공격기술이 뛰어난 네네(35, 211cm)는 벤치에서 나서며 카펠라의 부족한 부분인 공격력을 채워주고 있다. 역동적인 카펠라와 달리 다소 정적이지만 네네는 픽앤-팝 등 자신만의 스타일로 하든, 폴과의 2대2플레이에서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도 네네와 하든은 환상적인 2대2플레이 호흡으로 언론과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올 시즌 네네는 개막 후 16경기에서 평균 14.4분 출장 7.9득점(FG 66.2%) 3.2리바운드 1.1어시스트를 기록, 확률 높은 공격으로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네네는 정규리그 887경기 평균 27.2분 출장 11.9득점(FG 54.9%) 6.3리바운드 1.9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하든과 폴, 두 선수는 리그 정상급의 선수라는 공통점 말고도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NBA 데뷔 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리그 정상을 차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심지어 폴의 경우, 아직까지 한 번도 컨퍼런스 파이널 무대조차 밟지 못해 국내 팬들로부터 ‘그그컨’이라는 조롱을 듣고 있는 상황. 리그를 대표하는 명장 중 한 명인 댄토니 감독도 우승경험이 없기는 매한가지. 과연 올 시즌 하든과 폴, 그리고 여기에 댄토니 감독을 비롯한 휴스턴 선수들의 의지가 합쳐진 의기투합이 만들어내는 호흡은 과연 휴스턴을 파이널 우승으로 이끌 수 있을지, 시즌 종료 후 휴스턴 선수들의 얼굴표정이 웃음인지 아닌지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인스탠스 코리아, 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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