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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좋았던 오승환의 단 하나 아쉬운 점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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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3 (수) 21:22

                           
[이현우의 MLB+] 좋았던 오승환의 단 하나 아쉬운 점

 
[엠스플뉴스]
 
오승환이 1.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단판전 승리에 기여했다.
 
오승환(36·콜로라도 로키스)은 3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단판전(NLWC)에서 1-1로 맞선 연장 10회말 등판해 1.2이닝을 무피안타 2볼넷(1고의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1.2이닝은 이날 등판한 콜로라도 불펜 가운데 가장 많은 투구 이닝이기도 하다.
 
이날 경기는 연장 13회초 토니 월터스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한 콜로라도가 2-1로 승리했다. 연장 접전 끝에 NLWC에서 승리한 콜로라도는 이제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해 5일부터 밀워키 브루어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를 치를 예정이다. 콜로라도가 NLDS 진출한 것은 2009년 이후 9년 만이다.
 
 
 
이번 NLWC 등판은 오승환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 첫째, 이번 경기는 2016년 미국 진출 이후 첫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PS) 등판 경기였다. 둘째, 이번 PS 등판으로 오승환은 한·미·일 프로야구리그에서 모두 가을야구에 등판한 이색 기록을 남기게 됐다.
 
이날 경기 오승환의 투구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이현우의 MLB+] 좋았던 오승환의 단 하나 아쉬운 점

 
이날 오승환은 총 26구를 던졌다. 구종별 투구 비율은 패스트볼 13개(50%), *커터 8개(30.8%), 커브 4개(15.4%), 체인지업 1개(3.8%)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인 구종은 패스트볼이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이날 오승환이 던진 커터 8개 가운데 7개는 볼이었다. 단 1구뿐이지만, 체인지업 역시 좋지 않았다. 
 
 * 게임데이상으로는 커터로 분류되고 있지만, 이는 게임데이가 선수가 던지는 그립과는 관계없이 '무브먼트 만으로' 구종을 구분하기 때문에 생기는 오류다. 커터로 분류되고 있는 구종은 2016-2017시즌 오승환이 던지던 고속 슬라이더와 무브먼트와 구속 면에서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는 같은 구종이다. 따라서 이 글에선 편의상 슬라이더라고 표기한다.
 
변화구의 제구 난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패스트볼 위력이 평소보다 좋았기 때문이다. 이날 오승환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2.1마일(148.2km/h)이다. 이는 올 시즌 오승환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인 91.8마일(147.7km/h)보다 미세하게 높은 정도다. 하지만 리글리 필드가 기온이 낮고, 바람이 많이 부는 곳임을 감안한다면 고무적인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이현우의 MLB+] 좋았던 오승환의 단 하나 아쉬운 점

 
실제로 이날 포수 미트에 도달한 오승환의 패스트볼은 볼 1개를 제외하면 모두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어쩌다 배트에 맞더라도 파울 또는 땅볼이 됐다. 유일한 삼진 역시 패스트볼로 잡았다. 오승환은 이날 잡은 아웃카운트 5개 가운데 4개(땅볼 2개, 삼진 1개, 희생번트 1개)를 패스트볼로 만들어냈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도 있었다. 바로 슬라이더다.
 
사실 이날 오승환이 던진 슬라이더 8개 가운데 7개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것은 큰 문제가 안 된다. 어차피 오승환에게 슬라이더는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기 위해 쓰는 유인구다. 따라서 이날 오승환의 슬라이더가 갖는 진짜 문제는, 볼이 된 것이 아니라 타자들이 '전혀'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 정도로 해당 구종에 반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현우의 MLB+] 좋았던 오승환의 단 하나 아쉬운 점

 
정상적인 경기 내용이라면 상대 타자들이 헛스윙하진 않더라도 최소한 오승환의 슬라이더를 건드려서 파울이라도 나왔어야 했다. 하지만 이날 컵스 타자들은 마지막 공을 제외하곤 오승환의 슬라이더를 철저히 외면했다. 이는 오승환의 제구력을 떠나서, 컵스 타자들이 '오승환이 던지는 슬라이더는 치지 않겠다'고 마음먹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
 
이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릴리스포인트(공을 놓는 지점)이 달라서 생긴 문제이거나, 어쩌면 투구 버릇이 노출되면서 생긴 문제일 가능성도 있다. 빅리그 진출 이후 오승환의 성적을 가르는 열쇠는 슬라이더였다. 이유는 단순하다. 오승환의 돌직구는 언제나 위력적이었으나, 슬라이더는 그렇지 못했다.
 
오승환의 패스트볼/슬라이더 피안타율과 시즌 평균자책점
 
[2016시즌] 패스트볼 .208 슬라이더 .164 ERA 1.92
[2017시즌] 패스트볼 .248 슬라이더 .280 ERA 4.10
[2018시즌] 패스트볼 .184 슬라이더 .202 ERA 2.63
 
따라서 디비전시리즈에서 등판하기에 앞서 오승환은 반드시 한 번쯤은 슬라이더의 이상 유무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슬라이더만 정상이라면, 오승환을 공략할 수 있는 타자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프리뷰
 
 
 
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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